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적 ‘다행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 보며 숨을 쉴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1995년 ‘패닉’의 이적과 김진표가 데뷔 앨범을 내놨을 때 대중은 단숨에 그들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나는 더욱더 지치곤 해/ 문을 열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깨면 아무도 없어”(달팽이)라는 도발적 노랫말은 일찍이 우리 가요계에서 찾기 힘든 감성이었다. ‘왼손잡이’와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등은 훗날 시와 소설, 노래 등 전방위적인 글쓰기로 주목받은 이적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노래였다. 2007년 이적이 3집 의 타이틀곡으로 내놓은 ‘다행이다’ 역시 따뜻한 .. 더보기 에디트 피아프 ‘사랑의 찬가’ 사랑은 가을과 닮았다. 붉은 단풍처럼 타오르다가 한꺼번에 우수수 떨어진다. 사랑은 모든 잎을 대지에 주고 봄을 기다리는 겨울나무와도 닮았다. 그런 사랑이 그리운 계절에 딱 어울리는 노래가 있다.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목소리와 애절한 노랫말이 어우러져 듣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가 뒤흔들려도 당신이 나만 사랑해준다면 아무래도 좋다고 노래한다. 또 검은 머리를 금발로 물들이라면 그리할 것이고, 도둑질을 하라면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말한다. 당신이 원한다면 조국도 버리고, 친구도 버릴 수 있다고 노래한다. 142㎝의 작은 키에 연약한 몸 때문에 예명조차 참새(피아프·piaf)라고 지은 그는 삶 자체가 비극이었다. 그가 노랫말을 쓴 ‘사랑의 찬가’는 그 비극의.. 더보기 최헌 ‘가을비 우산 속’ 비라도 내리는 가을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물론 세대 차이가 있겠지만 40대가 넘었다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노래다. “그리움이 눈처럼 쌓인 거리를/ 나 혼자서 걸었네 미련 때문에/ 흐르는 세월 따라 잊혀질 그 얼굴이/ 왜 이다지 속눈썹에 또다시 떠오르나/ 정다웠던 그 눈길 목소리 어딜 갔나/ 아픈 가슴 달래며 찾아 헤매이는/ 가을비 우산 속에 이슬 맺힌다.” 이두형 작사, 백태기 작곡의 ‘가을비 우산 속’은 가수 최헌이 1978년에 처음 불렀다. 이후 몇몇 가수들이 리메이크하여 희자매, 조영남과 김도향이 듀엣으로 부르기도 했다. 사람 좋고 의리를 생명으로 아는 가수였던 최헌은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였다. 1948년 함경북도 성진에서 태어난 최헌은 명지대 경영학과 재학 중 미8군 무대에서 음악.. 더보기 윤도현 ‘가을 우체국 앞에서’ 가을은 오지 말래도 온다. 그러나 늘 기다려지는 게 가을이다. 그런데 그 가을은 허망하리만치 짧다. 그래서인가. 가을은 아름답지만 외롭고, 슬프고, 허망하다.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윤도현이 1994년 데뷔앨범에 발표한 이 노래는 싱어송라이터 김현성의 작품이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 등 많은 작품으로 사랑받는 그는 파주를 기반으로 한 노래모임 ‘종이.. 더보기 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새와 작별하듯/ 그대 떠나 보내고/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눈물 나누나…/ 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 그립던 말들도 묻어버리기/ 못다 한 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가객 김광석이 1994년 발표한 4집 수록곡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지금은 유명 시인이 된 류근이 작사한 노래다. 같은 앨범에 수록된 ‘서른 즈음에’ ‘일어나’와 더불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시집 과 을 내고 방송에도 출연 중인 류근이 이 노랫말을 쓴 건 무명 시인 시절이던 1991년경이었다. 군에서 제대한 그는 집안이 망해서 다니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 복학할 등록금이 없었다. 한 후배가 아르바이트 삼아 노랫말을 써보라고 했다. 당장 밥벌이가 급했던 .. 더보기 멜라니 사프카 ‘더 새디스트 싱’ 요즘 유튜브를 통해 강제 소환되는 콘텐츠 중 작고한 DJ 이종환이 있다. 등 음악 프로그램의 이름을 달고 그의 목소리가 추억의 팝송과 함께 전파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가 생각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하늘 아래서 가장 슬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는 일입니다/ 알고 지내던 모든 것들이/ 바로 내 자신의 삶이 되었지만/ 안녕이란 말을 하기도 전에/ 좋은 시절은 이별을 고하는군요.” 이종환 특유의 콧소리가 섞인 낭송과 멜라니 사프카의 슬픈 목소리가 어우러진 ‘더 새디스트 싱(The Saddest Thing)’은 이런 가을이면 사춘기의 기억 어디쯤 잠복해 있다가 튀어나온다. 1947년 뉴욕주의 퀸스에서 태어나 연기자를 꿈꿨던 그녀는 음반기획사를 영화사로 착각하여 오디션.. 더보기 사이먼&가펑클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네가 너무 힘들고 초라할 때/ 네 눈에 눈물이 고일 때 내가 닦아줄게/ 힘들고 어려울 때/ 친구가 없을 때도 나는 늘 너의 편/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나를 눕힐게.” 이 아름다운 계절에 문득 이 노래가 그리웠다. 눈만 뜨면 치고받고 싸우고, 증오하고 경멸하는 작금의 상황을 노래로라도 위로받고 싶었다. 팝음악 역사상 가장 뛰어난 사이먼 앤드 가펑클이 1970년 발표한 이 노래는 빌보드 팝 싱글차트에서 6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그래미상에서 총 5개 부문의 트로피를 받았다. 그러나 이 무렵 두 친구는 서로에게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지 못했다. 불화가 시작된 건 가펑클의 영화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가펑클과 사이먼이 영화 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촬영일정이 늦춰지면서 앨범 제작도.. 더보기 패티 김 ‘이별’ 가을 앞에서 패티 김의 노래를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초우’ ‘이별’ ‘9월의 노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등 많은 노래가 스쳐 지나간다. 그중에서도 ‘이별’은 이 노래의 작품자이자 남편이었던 길옥윤과의 짧지만 아름다운 만남이 스며 있는 노래다. ‘다리를 꼬고 앉아 큰소리로 웃는 모습이 좀 건방져 보였다. 솔직하게 말해 당당함이 지나쳐 그다지 탐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1958년 도쿄 국제극장에서 패티 김(당시엔 린다 김)을 처음 본 길옥윤의 회고다. 길옥윤은 색소폰에 심취하여 일본에서 일하는 재즈 뮤지션이었고, 패티 김은 미8군 공연단의 신인 가수였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난 건 1965년이었다. 길옥윤은 일하던 클럽이 망해서 귀국했고, 패티 김도 어머니의 병구완을 위해 미국에서 돌아..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