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정선 ‘그녀가 처음 울던 날’ 피는가 싶으면 지고 마는 봄꽃은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목련은 어느새 뚝뚝 꺾이고, 벚꽃은 바람에 흩날려 허공 속으로 떠났다. 허망하지만 아름답다. 이정선은 그러한 봄에 잘 어울리는 싱어송라이터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활짝 핀 목련꽃 같애/ 그녀만 바라보면 언제나/ 따뜻한 봄날이었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난 너무 깜짝 놀랐네/ 그녀의 고운 얼굴 가득히/ 눈물로 얼룩이 졌네/ …/ 이젠 더 볼 수가 없네/ 그녀의 웃는 모습을/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 내 곁을 떠나갔다네.’ 이별의 아픔을 경쾌한 멜로디에 담은 ‘역설’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조용필, 그 겨울의 찻집), ‘파란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김완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과 맥을 같이한다. 김민기가 그랬듯이 서울대 미.. 더보기 주디 갈랜드 ‘오버 더 레인보’ 꽃놀이를 포기한 채 악몽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걱정되고 답답하다. 어서 빨리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떠오르기를 고대한다. 이미 명곡 반열에 있는 ‘오버 더 레인보(Over the Rainbow)’는 그런 희망을 노래한다. “무지개 너머 어딘가, 저 높은 곳에/ 자장가에서 들었던 나라가 있다네/ 무지개 너머 어딘가, 하늘은 푸르고/ 네가 감히 꿈꿨던 일들이 정말 이뤄진다네/ …/ 무지개 너머 어딘가, 파랑새가 날고/ 새들은 무지개 너머로 날아가네/ 그렇다면 왜, 나라고 못할까?” 영화 (1939)에서 도로시 역을 맡은 주디 갈랜드가 부른 노래다. 작곡가 해럴드 앨런은 LA의 선셋대로에서 운전 중에 곡을 구상했다. 그러나 작사가 E Y 하버그는 쉽게 노랫말을 붙이지 못했다. 앨런이 곡의 템포를 높.. 더보기 송창식 ‘선운사’ 이런 봄날,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절 뒷마당 어디쯤 뚝뚝 꺾여 떨어진 선홍빛 동백꽃,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하다. 그 풍경의 중심에 선운사가 있고, 서정주와 송창식이 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 1986년 발표된 이 노래는 모두가 알다시피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가 고향인 미당 서정주가 쓴 ‘선운사 동구’에 대한 헌사이다.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오히려.. 더보기 조영남 ‘화개장터’ 남도에서 꽃소식이 상경할 때면 화개장터부터 떠오른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접경에 있는 이 장터는 지금쯤 꽃이 지천일 게다. 이곳부터 쌍계사에 이르는 십리벚꽃길에서 열리는 봄축제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 사람 윗마을 구례 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구경 한 번 와 보세요/ 보기엔 그냥 시골 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1980년대 후반쯤이다. 조영남은 윤여정과 이혼하고 서울 흑석동 한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때 김한길이 미국에서 왔다. 장래가 촉망되는 소설가였던 그는 이어령 선생의 사위였지만 이혼과 함께 귀국했다. 마땅한 거처가 없던 그는 잠시 조영남의 .. 더보기 스티비 원더 ‘파트타임 러버’ ‘바람둥이의 지침서’쯤 되는 노랫말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노래가 있다. 스티비 원더의 ‘파트타임 러버’가 그것이다. ‘전화할 때 한 번 울리면 끊어/ 당신이 집에 잘 도착한 걸 알 수 있게/ 내 파트타임 애인에게 나쁜 일이 생기는 걸 원치 않아/ 그녀가 없으면 라이트를 깜박일게/ 오늘 밤이 파트타임 애인인 너와 나의 밤이란 걸 알릴 수 있게.’ 획기적인 사운드에 실린 경쾌한 리듬과 달리 노래는 불온하다. 바람둥이가 자신의 정부에게 두 사람만의 비밀연애를 위한 지침을 가르쳐준다. 친구들과 마주칠 때면 절대 아는 체하지 말고, 다급한 전화라면 남자친구에게 부탁하라고 말한다. 물론 휴대폰이 없던 1985년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대로 끝나면 재미없는 노래다. 바람둥이는 파트너를 속이면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고.. 더보기 하춘화 ‘잘했군 잘했어’ 화창한 봄날이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봄날과 연관 지을 노래도 아닌데 이맘때면 한 번씩 흥얼거리게 된다. “영감, 왜 불러/ 뒤뜰에 뛰어놀던 병아리 한 쌍을 보았소/ 보았지, 어쨌소/ 이 몸이 늙어서 몸보신하려고 먹었지/ 잘했군 잘했어. 그러게 내 영감이라지/ 마누라, 왜 불러/ 외양간 매어놓은 얼룩이 황소를 보았소/ 보았지, 어쨌소/ 친정집 오라비 장가들 밑천에 주었지.” 1971년 고봉산과 하춘화가 불러 크게 히트했다. 고봉산은 1965년 송춘희와, 1968년 아리랑씨스터즈와도 함께 불렀다. 원곡은 1936년 리갈레코드에서 발매한 이상춘 구성, 한욱심과 이면우가 부른 구전민요 ‘영감타령’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를 고봉산이 편곡하고, 반야월이 개사하여 ‘잘했군 잘했어’가 된 것이다. 봄에 피는 꽃.. 더보기 이은하 ‘봄비’ 추적추적 비라도 내리는 봄날이면 생각나는 노래가 있다. 박인수와 이은하가 부른 ‘봄비’가 그것이다. 같은 제목, 다른 곡이지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좋은 노래들이다. 배우 이병헌이 영화 에서 불러 이은하의 곡이 최근 들어 더 유명해졌다.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왔네/ 그때 그날은 그때 그날은 웃으면서 헤어졌는데/ 오늘 이 시간 오늘 이 시간 너무나 아쉬워/ 서로가 울면서 창밖을 보네/ 봄비가 되어 돌아온 사람 비가 되어 가슴 적시네.” 이 노래는 원래 동명의 MBC 주말극 주제가였다. 1979년 방영된 드라마 는 이정길, 김자옥, 이효춘 등이 출연한 애정극이었다. 남편을 여의고 수예점을 하고 있던 여인에게 배신하고 떠났던 옛 애인이 성공한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 더보기 프랭크 시내트라 ‘마이 웨이’ 프랭크 시내트라의 노래로 알려진 ‘마이 웨이’는 샹송이 원곡이었다. 1967년 가수 클로드 프랑수아가 질 티보와 함께 작사하고, 자크 루보와 함께 작곡한 ‘콤 다비튀드(Comme d’Habitude)’는 의역하자면 ‘늘 그랬듯이’다. 원곡은 우리가 알고 있는 노랫말과는 사뭇 다르다. “눈을 떠서 너를 흔들어 보지만 잠에서 깨어나지 않네. 늘 그랬듯이/ 나는 네가 추울까 봐 이불을 덮어주지. 늘 그랬듯이/ 내 손은 나도 모르게 네 머리칼을 쓰다듬지. 늘 그랬듯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지만 마치 옆에 둔 것처럼 하루를 시작하는 남자의 얘기를 시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랑 얘기가 부드러운 프랑스어와 어우러진 노래다. 1969년 27세의 싱어송라이터 폴 앵카는 프랭크 시내트라를 염두에 두고 영어로..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