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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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16) 은퇴한 야구선수 양준혁 ‘입신양명(立身揚名)’이라기엔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8할이 야구다. 동네 야구를 하며 자라난 촌놈의 소원이자 꿈은 푸른 잔디구장을 직접 밟아보는 것. 1999년 삼성라이온즈 대구구장 장내 아나운서 일을 시작하면서 떨리고 벅차오르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런 촌놈에게 ‘4번타자’ 양준혁(41)은 존재만으로도 기쁨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는 우상을, 전설을 넘어서는 신이다. 양신(梁神). 93년 프로데뷔 후 숱한 기록을 갈아치운 ‘한국 야구사의 기록제조기’. 그의 빗속 은퇴식을 보면서 ‘한 시대가 저문다’고 느낀 건 그의 당당한 체구만큼이나 묵직한 무게감 때문이었다. 양=야~, 니 와이래 늙었노 김=참~나, 형님은 늙은거 생각도 않나. 영감쟁이가. 그나저나 축하해야 되겠제.. 더보기
(4) 김용택 시인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에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에서 서럽게 서 보셨는지요 해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섬진강과 시인이 만나면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게다가 봄이라면? 잠이라도 줄여서 그곳에 가야 했다. 아쉽지만 시간 때문에 방배동 뒷산을 ‘접선 장소’로 택했다. 가벼운 트레이닝복과 운동.. 더보기
(3) 정연주 전 KBS 사장 등산하다가 허리를 좀 다쳤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화요일에 뵙기로 일찌감치 약속해 놨는데 통증 때문에 약속을 못 지킬까봐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주말공연을 하고 나니 괜찮아졌다. 그런데 이번엔 공연 게스트로 와줬던 현정이 누나가 술 한 잔을 청했다. 약속 때문에 조금만 마시려고 했는데 샴페인에 소주까지 섞어 마셨다. 천하를 호령한 ‘미실’이 권하는데 어쩌겠나. 정 사장을 마지막으로 뵌 건 지난해 성공회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발족기념 음악회 때다. 그날 밤이 내가 에서 잘린 날이기도 하다. 정연주-허리 다쳤다며? 김제동-어떻게 아세요? 정- 나 기자출신이쟎아. 김-역시 취재력 대단해. 정-나도 허리수술 3번이나 했어. 못이 6개 박혀 있거든. 그저께는 잠을 잘 못자서 영 결리네. 김-요즘은 잠을 잘 주.. 더보기
(2) 유인촌 문화부 장관 “제동아, 둘째 아들이 왜 양복을 입고 뉴스에 튀어 나오노?” 팔순을 바라보는 우리 어머니가 나에게 물었다. 벌써 2년 전이다. 정치가 뭔지, 장관이 어떤 자리인지 모르시는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질문이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 초기 취임 때부터 대중의 눈길을 모았다. 최초의 연기자 출신 장관, 이 대통령과의 두터운 친분 등. 특히 산하기관장들을 향한 발언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얼마전 역대 ‘최장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유 장관. 연기자와 장관 그 사이의 간극은 어떠한 지, 장관직을 그만두면 다시 연기자가 될 지, 문화예술위원회나 한국작가회의 등 최근의 논란 해결 방안 등 묻고 싶은게 많았다. 물론 장관이라는 공적 자리로 인해 발언에 한계가 있겠지만, 이야기를 .. 더보기
(1) 소설가 이외수 격주로 만나는 . 지면이 짧아 아쉬우셨죠? 지면에 마저 다 싣지 못한 이야기들을, 이곳에서 마음껏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먼저 올해 2월 26일자에 처음으로 게재되면서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소설가 이외수씨와의 정다운 이야기를 펼쳐놓습니다. 두 분의 만남은 2010년 2월 23일 화천에 자리한 소설가 이외수씨의 감성마을에서 이뤄졌습니다. 경향신문 2010.2.26 ‘별’을 보러 갔다. 밤길을 달려 강원도 화천땅으로 갔다. 가는 길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하늘엔 별, 화천땅에는 이외수가 있다’라고. ‘함께 가자’, 순식간에 팔로어-댓글 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랬다. 젊은시절 젓가락을 던져 벽에 꽂고, 몇날 며칠 잠도 안자고 술을 마셨다는, 잘 씻지도 않았다는 기인. 방송 때문에 스치듯 뵌 적은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