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카테고리의 글 목록 (5 Page)
본문 바로가기

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양희은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노래를 듣다가 가슴 한쪽이 무너져내린 경험이야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들을 때마다 번번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 노래가 있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이라는 제목의 앨범 수록곡으로 불혹을 눈앞에 둔 양희은이 쓰고, 26살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만들었다. 양희은이 단 하룻밤 만에 완성했다는 노랫말과 군더더기라고는 전혀 없는 이병우의 기타 선율이 어우러져 뜨겁고도 처연한 사랑과 절망의 노래를 조율해냈다. 1987년 결혼한 후 뉴욕으로 갔던 양희은이 ‘아침.. 더보기
김수희 ‘애모’ 지난해부터 트로트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젊은층도 그 열기에 합류했다. ‘아모르 파티’의 김연자,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송가인, 트로트 가수로 거듭난 유산슬(유재석)에 이르기까지 그 인기가 그칠 줄 모른다. 대중음악계에서 트로트는 어떤 장르보다도 뿌리가 깊다. ‘뽕짝’으로 불리며 천대받으면서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트로트 가수들 사이에서 “노래 한 곡 히트시키려면 적어도 3년은 홍보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댄스나 발라드 장르에 비해 트로트가 그만큼 히트곡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1993년 봄, 한 음반사 사무실에서 작곡가 유영건과 대중음악 담당기자가 마주앉았다. 유씨는 출반된 지 3년이 지난 CD 한 장을 꺼내서 기자에게 내밀었다.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더보기
한대수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물 좀 주소/ 목마르요. 물 좀 주소/ 물은 사랑이요/ 나의 목을 간질며 놀리면서/ 밖에 보내네.’ 1969년 남산 드라마센터에 갓 스물한 살의 히피청년이 무대에 섰다. 전주도 없이 느닷없이 토해내는 노래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대중잡지에서는 ‘한국 땅에 첫 히피 상륙’이라고 썼다. 훗날 송창식은 그 무대를 보고 충격을 받아서 작곡을 시작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뉴욕에서 막 귀국한 한대수는 ‘물 좀 주소’, ‘행복의 나라’ 등 파격적인 노래들을 선보였다. 뉴욕사진학교에 다니면서 틈만 나면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가서 잭슨 폴락의 추상화를 감상하던 청년이 외롭고 답답할 때마다 쓴 노래들이었다. 그는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할아버지 한영교는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 더보기
브루노 마스 ‘저스트 더 웨이 유 아’ 그래미상 시상식이 눈앞이다. 당대 최고의 가수를 한 사람만 꼽으라면 누가 될까? 많은 이들이 브루노 마스를 꼽지 않을까? 올해는 주춤하지만 그는 이미 새로운 ‘팝의 황제’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10년 발표된 그의 데뷔앨범 수록곡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는 단숨에 전 세계를 평정했다. 귀에 쏙쏙 꽂히는 리듬과 멜로디, 마이클 잭슨을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에 이르기까지 그는 황제로서 손색이 없었다. 1985년 하와이 호놀룰루 출생. 아버지는 퍼커션 연주자였고, 어머니는 훌라댄서였다. 그를 3살 때부터 무대에 세운 삼촌은 엘비스 프레슬리 이미테이션 가수였다. 그는 무대 경험뿐 아니라 일찌감치 지미 헨드릭스에 매료되어 기타도 마스터했다. 그는 어린 시절 레슬링 선수 .. 더보기
혜은이 ‘제3한강교’ “강물은 흘러 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당신과 나의 꿈을 싣고서 마음을 싣고서/ 젊음은 피어나는 꽃처럼 이 밤을 맴돌다가/ 새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흘러만 갑니다// 어제 다시 만나서 사랑을 하고/ 우리 둘은 맹세를 하였습니다/ 이 밤이 새면은 첫차를 타고/ 행복 어린 거리로 떠나갈 거예요.” 이 노래가 처음 발표됐을 때의 가사는 “어제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고, 우리 둘은 하나가 되었답니다”였다. 그러나 공연윤리위원회가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1979년, 한국 경제가 수직상승하면서 제3한강교(지금의 한남대교) 남단인 신사동이 유흥가로 발돋움했다. 길옥윤은 그 현상을 포착하여 노랫말로 만들었다. 그 이후 주현미의 ‘신사동 그 사람’이나 문희옥의 ‘사랑의 거리’ 등 신사동을 배경으로 하는 노래.. 더보기
시크릿 가든 ‘유 레이즈 미 업’ 시크릿 가든의 원곡보다 마틴 허켄스의 유튜브 동영상으로 더 유명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은 사랑과 위로를 담고 있는 노래다. 힘들고 지쳤을 때 당신이 나를 일으켜줬고, 덕분에 거친 바다도 헤엄칠 수 있었다는 노랫말이 새해와 잘 어울린다. 시크릿 가든의 2002년 앨범에 객원가수 브라이언 케네디가 불러 수록됐다. 롤프 뢰블란이 편곡을 하고, 소설가 브랜던 그레이엄이 가사를 썼는데 원곡은 북아일랜드의 런던데리에서 1850년대부터 구전되던 민요였다. 아일랜드 독립전쟁에 나간 자식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민요 채집자인 제인 로스가 채록, 민요 권위자였던 조지 패트리 박사에게 보냈다. 여기에 작곡가이자 시인, 변호사였던 웨덜리가 노랫말을 붙여 ‘대니 보이’라는 곡으로 탄생했다. 국내에도.. 더보기
아다모 ‘눈이 내리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전파상이나 음반매장이 동네 골목에도 있었다. 이런 계절이면 그곳에서 울려퍼지는 크리스마스캐럴을 들으면서 괜스레 마음이 설렜다. 곧 눈이라도 내릴 것처럼 을씨년스러운 날씨에는 빠지지 않고 나오던 노래도 있었다. 살바토레 아다모의 ‘눈이 내리네’(통브 라 네즈: Tombe La Neige)가 그것이다. 아재개그로 말하면 아내들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다. 그 발음이 ‘돈 벌어 나줘’에 가깝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샹송곡으로 손꼽히는 노래로 김추자, 이숙, 이선희 등 여가수들이 번안하여 불렀다. 아다모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출신으로 벨기에에서 광부의 아들로 자랐다. 빅토르 위고, 자크 프레베르를 좋아하던 그는 14세 때 직접 만든 노래로 지역 노래자랑에서 1등을 차지했다. .. 더보기
머라이어 케리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거액의 연금을 타는 가수가 있다. ‘팝의 디바’라 불리는 머라이어 케리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1994년 발표한 캐럴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전 세계적으로 1600만장의 싱글이 팔렸고, 누적 저작권료가 7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라이어 케리의 크리스마스 노래는 국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지 마이클이 이끈 영국 남성듀오 웸(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능가한 지 오래이며, 매년 말이면 각종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음악사이트의 종합 일간 및 주간 차트의 정상에 올랐고, 올해는 발표된 지 25년 만에 미국에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