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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세상읽기]혹성탈출, 진화의 끝은 어디인가? 약 600만년 전 원숭이 한 마리가 두 마리 돌연변이 새끼를 낳는다. 하나는 원시인류의 조상이 되고, 다른 하나는 침팬지의 조상이 된다. 이후 진화의 스토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인류는 직립보행, 커다란 뇌, 불의 이용, 도구의 발명, 사회적 협력을 바탕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에렉투스-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하면서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된다. 반면 호모사피엔스와 단지 2%의 유전자 차이만을 갖고 있는 침팬지는 오늘날 자신의 ‘사촌형제’가 만든 동물원에 갇혀서 관람객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받아먹는 하찮은 구경거리 신세로 전락했다. 그리고 여기 이 기구한 진화의 스토리, ‘아벨과 카인’의 비극을 흥미롭게 비트는 영화 시리즈가 있다. (1970), (1973) 등을 만든 거장 프랭클린 샤프너는 1.. 더보기
[아침을 열며]고독의 외주화 시대 지난 토요일 극장에서 영화 를 봤다. 강원도 산골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소녀 미자는 슈퍼돼지 옥자를 아기돼지 때부터 10년간 길러왔다. 아니 함께 살았다. 부모를 잃고 산속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미자에게 옥자는 24시간 같이 먹고, 자고, 뛰노는 자매(?)와 같은 반려동물이었다. 영화 초반 깊은 산속 맑은 못에서 물고기 잡고 그늘에서 함께 낮잠 자는 모습은 자유롭고 평화롭기만 하다. 이 영화는 상영방식을 둘러싼 문제로 칸 영화제 진출 당시부터 시끄러웠다. 개봉 때는 영상의 불법 유출 등으로 또 잡음이 일었다. 그래서인지 정작 영화 자체에 집중할 기회가 적었다. 영화는 중·후반으로 넘어갈수록 불편함을 자극한다. 옥자의 출생 비밀과 대량생산, 도축의 적나라한 현실이 드러난다. 영화가 끝날 때쯤 수십년간 먹어온 .. 더보기
[세상읽기]극장을 뛰쳐나간 ‘옥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영화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거대 기형동물과 산골 소녀의 우정을 다룬 영화의 설정도 파격적이지만, 영화 상영 방식은 더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의 국내 배급사인 뉴(New)는 이 영화를 극장 스크린과 온라인 스크린에 동시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스크린의 전통적인 상영 질서가 혼란에 빠졌다. 더욱이 한국을 대표하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기에 그 파장의 강도는 깊고 넓다. 의 진보적 내러티브는 영화 상영의 진보적 테크놀로지 논란에 압도당해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영화 플랫폼의 패러다임이 순식간에 바뀔지도 모르는 논쟁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이른바 스캔들은 칸 영화제 때부터 감지되었다. 프랑스 극장협회는 의 투자자본과 상영방식이 전통적인 극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