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카테고리의 글 목록 (9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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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마이클 잭슨 ‘위 아 더 월드’ 정확히 10년 전 6월25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자택에서 숨졌다. 51세의 젊은 나이였다. 그의 10주기를 추모하는 행사가 국내에서도 곳곳에서 열렸다. 그는 팝음악의 역사를 장식한 가수였지만 죽은 뒤에도 평탄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1985년 발표한 싱글음반 는 마이클 잭슨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가 공동으로 작곡하고 퀸시 존스가 프로듀싱한 이 노래는 대기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를 돕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그야말로 당대의 톱스타들이 모두 참여했다. 스티비 원더, 티나 터너, 레이 찰스, 빌리 조엘, 브루스 스프링스틴, 다이애나 로스, 밥 딜런, 신디 .. 더보기
엘튼 존 ‘유어 송’ 상영 중인 영화 은 엘튼 존의 음악 인생을 다룬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노래 ‘유어 송’은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는 이 노래보다 ‘소리 심스 투 하디스트 워드’나 ‘굿바이 옐로 브릭 로드’가 더 유명하다. “모든 사람에게 얘기해도 돼/ 이 노래가 너를 위한 노래라고/ 너무 간단한 노래일지 모르지만/ 이제 거의 완성됐어/ 네가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당신을 위해 만든 이 노래를.” 달콤한 보이스와 피아노가 어우러진 이 노래는 1970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에 수록됐다. 그는 최근 영화와 관련된 인터뷰에서 작사자 버니 터핀이 쓴 가사에 곡을 붙이는 데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엘튼 존은 거의 모든 곡을 30분 안팎의 짧은 시간에 만들 정도로 천재적인 음악성의 소유자다.. 더보기
다섯손가락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장미가 지천이다. 붉디붉은 장미만 봐도 ‘낭만’이 돋는다. 다섯손가락이 부른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은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노래다. 비가 오는 수요일이면 더욱 그렇다.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리더 이두헌의 매력적인 중저음 보컬과 어우러져 듣는 이를 감상에 젖게 한다. 1985년 발표된 이 노래 때문에 당대의 청춘들은 비 오는 수요일이면 빨간 장미를 사서 연인에게 바쳐야 했다. 그러나 정작 이두헌에겐 실연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였다. 동국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두헌은 한 여학생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정처없이 걷다가 명동 근처에서 버스에 올랐는데 뒷좌석의 여고생들이 수다를 떨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수요일.” “수요일이어서 비가 오나?” 문득 명동성당 근처에서 빨간.. 더보기
김현철 ‘달의 몰락’ “나를 매일 만날 때도 그녀는 나에게 말했어/ 탐스럽고 예쁜 달이 좋아/ 그녀가 좋아하던 저 달이 그녀가 사랑하던 저 달이 지네/ 달이 몰락하고 있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마치 감전된 듯한 충격을 받았다. ‘달의 몰락’이라니 파격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랑하는 여자로부터 버림받은 얘기를 한 편의 절절한 시로 빚어낸 젊은 뮤지션은 누구인가? 1993년 여름, 무명가수 김현철은 대구에서 공연을 마친 뒤 새벽 무렵 제3한강교를 지나고 있었다. 혜은이의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이 떠오르는 그 다리 위에서 하얗게 색이 바랜 달을 봤다. 그 순간 헤어진 여자친구가 떠올랐다.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 같은 공간과 남녀가 이별하는 쓸쓸한 감성이 만나서 한 곡의 노래가 탄생한 것이다. 3집 앨범.. 더보기
C.C.R ‘수지 큐’ 1995년 말이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미국 록밴드 C.C.R의 첫 내한공연이 펼쳐졌다. 창단 멤버인 베이시스트 스튜 쿡을 중심으로 20여년 만에 재결성되어 한국을 찾은 것이다. 그때만 해도 세종문화회관은 클래식 공연 외에는 문호를 잘 열지 않던 시절이었다. 첫 곡이 시작될 때부터 마지막 곡까지 잠시도 자리에 앉아 있지 못했다. 청바지 입은 노장 멤버(?)들은 열정적으로 1970년대를 재연했고, 통기타와 생맥주, 장발의 시대를 살았던 한국의 넥타이부대들도 모처럼 열광했다. C.C.R은 누구인가? 조영남이 ‘물레방아 인생’으로 번안해 불렀던 ‘프라우드 메리’와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코튼 필즈’ 등을 부른 밴드였다. 그들의 히트곡 중 하나인 ‘수지 큐(Susie Q)’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주일을 기억하.. 더보기
어리사 프랭클린, 리스펙트 5월에는 ‘존경’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어버이날도 있고, 스승의날도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존경이나, 존중이라는 단어가 크게 대접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존경받는 어른도, 존경받는 스승도 별로 없다. 천지에 세대 간, 이성 간에 서로를 공격하는 포연만 자욱하다. 어리사 프랭클린은 ‘리스펙트(Respect)’에서 배우자에게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당당하게 요구한다. 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않으면 당신을 떠나겠노라고 엄포를 놓는다. 이 노래가 발표된 1967년은 미국 내에서 여권신장의 목소리가 높은 시기였다. 그러나 이 노래의 원주인은 따로 있었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오티스 레딩이 이 노래를 처음 만들어 불렀다. 래딩 버전은 자신이 아내, 혹은 연인에게 매달리고 하소연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오리지.. 더보기
장사익 ‘찔레꽃’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 놓아 울었지.’ 처음 장사익의 노래를 들었을 때 숨이 멎는 느낌이었다. 중년 사내의 목소리가 너무도 처연하여 봄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전파상, 노점상, 가구점, 독서실 등 닥치는 대로 생계에 매달리던 가수지망생 장사익은 불혹이 넘은 나이에 음반을 낸다. 이광수 사물놀이패의 객원멤버로 따라다니다가 우연히 국악인 임동창의 공연 뒤풀이에서 노래를 부른 것이 계기였다. ‘찔레꽃’은 1993년 잠실 5단지에 살고 있을 때 만든 노래다. 5월 중순 어느 날 집을 나서는데 진한 꽃향기가 났다. 찔레꽃 향기였다. 쭈뼛거리고 늘 머뭇거리는 소시민 같은 찔레꽃이 뭐 하나 잘하는.. 더보기
첨바왐바 ‘텁섬핑’ 우리의 5월은 라일락 향기처럼 그윽하지 않았다. 늘 최루탄과 깃발, 분노가 넘쳐나는 5월이었다. 그래서인지 5월이 되면 달콤한 봄노래 대신 투쟁가들이 생각난다. 길을 걷다가 ‘꽃잎처럼 금남로에 흩어진 너의…’를 부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흠칫 놀란다. 노동자의날로 5월이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동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당연한 얘기에 울컥한다. 영국의 그룹 첨바왐바(Chumbawamba)의 ‘텁섬핑(Tubthumping)’도 이맘때면 생각나는 노래다. ‘나는 쓰러지더라도 곧 일어날 거야/ 너희는 결코 나를 굴복시킬 수 없어/ 쓰러지더라도 곧 일어날 거야/ 너희는 결코 날 굴복시킬 수 없어.’ 신나는 펑크음악에 실린 그들의 목소리는 비장하다. 이 노래는 1997년 영국 노동당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