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임진모칼럼]대중가요, 결론은 다양화 르네상스기의 대표적인 학자 에라스무스의 휴식 예찬은 시적이다 못해 거룩하기까지 하다. “친애하는 신이시여, 나는 쉬고 있습니다. 이 휴식은 놀라워 입으로는 아무래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사람은 일해야 살지만 일만 한다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은 아니다. 일손을 놓고 긴장을 푸는 쉼을 가져야 산다. 쉰다는 게 레크리에이션 즉 재창조의 과정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휴식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제각각이라는 사실이다. 생산의 제반 과정이 일정한 목표를 향해 돌아가는 것과 달리 쉬는 것은 일정할 수 없는 것이다. 쉴 때는 자신만의 취미를 찾고 취향을 받들게 된다. 문화의 기반과 기본이 다양성에 있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다. 만약 음악이 하나의 스타일밖에 없다면, 그 음.. 더보기 [임진모칼럼]함께 노는 음악 록과 댄스음악에는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의 감정을 흥분시키면서 몸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흥분을 유발하는 요소는 두드림에 의한 박(拍), 이른바 비트라는 것이다. 음향학자들은 “사람들은 비트(Beat)를 인식(Perception)하면 행동을 일체화한다(Synchronization)”는 사실을 밝혀냈다. 앞 철자를 따 ‘BPS’라고 하는 이러한 특성은 록과 댄스음악이 펼쳐지는 곳에 가면 대번에 목격할 수 있다. 파워풀한 비트 음악이 들려오면 누구한테 배우지 않아도, 심지어 옆 사람의 움직임을 ‘커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비슷한 몸짓을 하게 되면서 멀리서 보면 하나가 되는 일체화된 광경을 만들어낸다. 이게 현장음악, 바로 ‘라이브’고, 여러 팀의 라이브를 축제 형식으로 엮는 것이 페스티벌이다. 근래 .. 더보기 [임진모칼럼]조용필 현상 음반을 공식적으로 출시하기 전부터 조용필이 몰고 온 화제는 메카톤급이었다. 신곡 ‘바운스’가 음원차트 1위에 오른 그 순간에 벌써 현상을 예약했다고 할까. 4월 말부터 5월 첫 주까지 음악 관련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가 그의 것이었다. 신드롬이나 센세이션이란 표현을 적용할 수 있는 가수는 지금까지 한둘이 아니지만 당사자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60대 가수란 점에서 그 현상은 종이 달랐다. 디지털 세대가 주도하는 음원차트를 정복한 것이나 가수가 조금만 나이가 들면 음반판매량은 아예 포기하는 현실에서 10만장이라는 얼핏 이해할 수 없는 판매고를 거둔 것은 노장가수의 영역으로 생각하기 어렵다. 베테랑도 추억의 뒤 무대가 아닌 현실의 앞 공간에서 얼마든지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조용.. 더보기 [임진모칼럼]돌아온 거장들 싸이의 신곡에 대한 대대적 관심은 다시금 K팝의 글로벌 상승무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중음악은 언제나 젊음이 주인인 ‘지금’의 음악이 끌어가는 것이라면 K팝이 대중적 시선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거대 기획사의 아이돌 댄스음악이 반드시 판을 독점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다른 한편에는 정반대 성격에다 그 못지않은 파괴력을 발하는 별도의 흐름이 움트고 있다. 바로 음악계 전설들의 용트림이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시장과 인기차트에서 퇴각해 이름만으로 버티는 노장들이 근래 ‘레전드의 소환 분위기’를 타고 잇달아 전면으로 솟구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젊은 K팝이 힘차게 뻗어가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또 한쪽에서 베테랑들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장면은 상쾌한 그림이다. 신구의 등권(等權) 조성 때문만.. 더보기 [임진모칼럼]아픔 속에 피는 희망 임진모 | 대중음악평론가 대중가요는 흔히 사랑과 이별 타령이라고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랑의 환희보다는 헤어짐의 아픔을 다룬 노래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잘돼서 희희낙락하는 사랑보다는 역시 연정의 대상에게 퇴짜를 맞거나 이별을 당해 보답 받지 못한 사랑이 오래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대중가요는 이러한 관계의 ‘비참 정서’를 반영함으로써 위로의 기능 측면에서 빛을 발한다. 이별의 쓰라림을 담은 노래에 특히 실제로 그런 일을 당한 여성들의 공감지수가 높다. 요정으로 통하는 박정현의 노래 ‘미장원에서’는 이별을 맞은 여자의 기분을 너무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내게 두 가지 삶이 있죠/ 그대 함께했던 인생과 나 홀로 살아갈 인생/ 나 이제 머리를 자르며 그 두 번째를 준비하지만….” 이 분야의 여왕이라고 .. 더보기 [임진모칼럼]대중과 멀어진 대중음악 임진모 | 대중음악평론가나이트클럽을 전전하는 록밴드의 역경을 그린 영화 는 10년이 훨씬 지난 작품이지만 모든 음악가들이 두고두고 기억할 명대사를 남겼다. 음악에 삶 전체를 건 극중 인물 성우에게 친구가 던지는 말이다. “너, 행복하니? 그렇게 하고 싶은 음악하면서 살아서 행복하냐고. 우리 중에 지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놈 너밖에 없잖아. 행복하냐고?”비단 음악하는 사람들뿐이랴. 어떤 일을 하든 간에 누구한테 불쑥 삶이 행복하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의 임순례 감독은 그것을 ‘세상에서 가장 큰 질문’이라고 했다. 지금의 모든 가수, 연주자, 작곡가를 비롯한 음악관계자들 대다수가 이 물음에 영화 장면에서 성우가 그랬듯 분명한 응답을 하지 못할 것이다.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더보기 [임진모칼럼]댄스음악에 대한 편견 임진모 | 대중음악평론가1970년대 말 디스코음악 전성기 때 LA 타임스의 유명 저널리스트 로버트 힐번은 디스코 유행에 분통을 터트리듯 신랄하게 휘갈겨 썼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우리들 삶에 신념을 불어넣었고 1960년대 록뮤지션들은 사랑과 고통을 노래했던 반면 디스코는 매춘굴의 밤과 같은 일시적인 전율만을 제공할 뿐이다.” 반복적인 리듬에 의한 음악성 빈약과 과잉 상업성을 이유로 디스코를 혹평한 것이었지만 그의 독설에는 실은 댄스음악에 대한 유서 깊은 편견이 숨어있다.로버트 힐번이 엘비스 프레슬리에게는 존경을 표하는 위의 글을 쓰기 20년 전인 1950년대 중반에 엘비스가 데뷔했을 당시 미국 기성사회의 반응이 어땠는지 몰랐을 리 없다. 엘비스가 텔레비전에 나와 능란하게 허리 아래를 돌리며 야릇한 춤을 .. 더보기 [임진모칼럼]‘전설’에 대한 푸대접 임진모|대중음악평론가 올해는 음악계의 판을 주도한 신진가수들 못지않게 유난히 베테랑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한 해였다. 해외만 하더라도 2012년은 비틀스가 1962년 영국에서 첫 히트곡 ‘러브 미 두’를 발표한 지 50년이 된 해이며 그들의 라이벌이었던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로큰롤밴드’ 롤링 스톤스도 올해로 결성 반세기를 맞았다. 이 그룹은 막 50년 활동을 압축하는 명곡 50곡을 추린 베스트앨범을 출시했다. 1963년 사망한 ‘프랑스의 목소리’ 에디트 피아프도 사후 50년을 앞둔 올해 다시금 추모열풍이 일었다. 현재 가장 잘나가는 샹송가수 파트리샤 카스가 얼마 전 내한공연을 가진 것은 순전히 대선배 에디트 피아프의 반세기를 기리는 헌정 앨범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역시 지난달 말 내한무대에 선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