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임진모칼럼]대중가요 연성화를 경계한다 임진모 | 대중음악평론가얼마 전 만난 한 록 밴드의 멤버는 “이번에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달달한 음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얘기하는 달달한 음악이란 선율과 사운드가 편안하게 귀에 감기는 음악을 가리킨다. 록 밴드 본연의 강력하고 우렁찬 음악보다는 무난하게 잘 들리는 음악이 어쩔 수 없는 이 시대의 추세라는 설명도 곁들였다.확실히 근래 대중음악은 상당부분 연성화, 경량화의 경향을 띠고 있다. 음악이 가벼워지고 있는 것이다. 부드러운 힘 혹은 서정성이란 수식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조금은 야들야들하고 심지어 나약하게 들리는 음악들이 많다.근래 대중문화의 키워드가 되다시피 한 재미에의 민감성도 이러한 대중음악의 경량화에 한몫한다. 여기에는 대중의 호응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이 크게 작용한다. 예술분야 쪽 .. 더보기 [임진모 칼럼]싸이, 보아·원더걸스도 못했던 빌보드 석권 가능할까 임진모 | 대중음악평론가 jjinmoo@hanmail.net1990년대 후반까지 길거리에서 버젓이 음악테이프를 팔았던 리어카상의 매출은 전체 대중음악 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지분이 컸다. 정품 아닌 불법 음반을 파는 리어카상을 가리켜 사람들은 ‘길보드’라고 했다. 비록 불법이기는 하나 미국의 빌보드 차트처럼 음악의 인기흐름을 공정히 포착해 테이프를 제작한다고 해서 ‘길가의 빌보드’로 일컬은 것이다. 빌보드는 어떤 곡과 앨범의 판매량과 방송횟수를 정확하게 집계해서 순위를 매기는 잡지로 당대 음악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절대적 바로미터였다. 가요보다는 팝을 열심히 들었던 시절인 1970~80년대에 우리 음악인구는 빌보드를 마치 신주단지처럼 섬겼다. 음악을 꽤 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적어도 빌보드 차트.. 더보기 [임진모칼럼]광대의 파괴력, 대중가요의 힘 임진모 | 대중문화평론가 지적이고 고매하며 부유한 사람들, 그 상류계층과 그 정서가 사회생활의 영역을 관리통치할지 몰라도 결코 지배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대중음악이 그 중 하나로 가수, 연주자, 프로듀서, 엔지니어 중에는 학벌이든 경제력이든 고급 아닌 중하급이 널려 있다. 우아하고 잘난 계급의 정서는커녕 속물과도 같은 하류인생의 표현 정서가 흥행대박을 터뜨린 역사적 사례는 즐비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역설적이다.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정장에다 선글라스를 끼고 잔뜩 멋을 내고 있지만 누가 봐도 품위와 격조가 없다. A급이 아니라 뭔가 낮고 부족하고 망가진 것 같은 B급이다. 광대요, 피에로다. 가슴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하다며 ‘한국의 베벌리 힐스’ .. 더보기 [임진모칼럼]‘조립식’ 아이돌 그룹의 한계 한 사람도 제대로 버티기 힘든데 가뜩이나 여럿이 모이게 되면 더더욱 끌고나가기가 어렵다. 대중음악에서 솔로 가수보다 그룹이나 밴드는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구성원 사이의 결속력 유지가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수많은 역사적 사례들이 증명한다. 무명일 때는 이 문제가 잠복해 있다가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골칫거리로 불거지곤 한다.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로 꼽히는 ‘롤링 스톤스’도 한때 이런 문제에 봉착했다. 예나 지금이나 이들을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의 팀’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 밴드의 초기 리더는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알았던 브라이언 존스라는 인물이었다. 그가 그룹을 결성했고 멤버를 골랐고 그룹명도 지었으며 무슨 음악을 해야 할지도 선택했다. 하지만 몇 년이.. 더보기 [임진모칼럼]대학 축제와 음악 임진모|대중문화평론가 서강대 운동장 둘레의 나뭇가지에는 아마도 졸업반 학생이 쓴 듯한 ‘7년째 고교생’이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지나가며 쳐다보는 학생들의 표정이 어둡다. 이 여섯자 짧은 글에 고교 3년 지옥에 이어 대학 4년마저 과제, 학점 그리고 스펙 쌓기에 매몰된 현재 대학생들의 씁쓸한 현실이 축약돼 있다. 10대에는 ‘입시’에, 20대에는 ‘입사’에 옥죄인 우리 청춘들의 우울한 초상이 눈에 밟힌다. 이 대학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초대가수 무대를 놓고 학생회와 학생들 간에 갈등을 빚었다. 이름이 생소한 인디밴드를 초청하려는 학생회와 유명 가수 초청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기를 요구하는 일부 학생들 사이의 의견대립이었다. 이러한 대치상황이 근래 갑자기 터진 것은 아니다. 적어도 거대담론이.. 더보기 [임진모 칼럼]‘복고 열풍’의 그늘 임진모 대중문화평론가 jjinmoo@hanmail.net 34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성공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영화 (감독 이용주, 주연 한가인·엄태웅)은 남성 듀엣 ‘전람회’의 노래 ‘기억의 습작’을 써서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키고 있다. 이 곡은 거의 20년 전인 1994년에 나온 노래다. 언론은 이제 ‘돌아온 과거’의 시대적 중심이 ‘7080’에서 ‘8090’으로 이동했다면서 ‘복고’ 열풍의 분석에 열을 올렸다. 대중음악계에서 복고가 뚜렷하게 포착된 것은 재작년 가을부터 불어닥친 ‘세시봉 콘서트’와 이듬해 벽두를 강타한 (나가수) 같은 방송 오디션 프로가 득세하면서부터였다. 세시봉 열풍은 1970년대 초중반 유행한 포크의 재림이었고, 오디션 프로들은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와 신중현의 ‘.. 더보기 (42) 탈북 청년들 ㆍ“주민등록증도 나왔고 대한민국 국민인데 투명인간 취급 받죠” 서울 남산 기슭의 여명학교 지하 2층 미술실. 들어서자마자 나를 맞이하는 여러 그림들은 이내 숨을 옥죄며 가슴을 짓눌러왔다. 감옥, 창살, 총칼 그리고 절망스럽게 묶여 있는 자신의 몸. “아이들이 이곳에 왔던 초기에 그린 그림들이에요. 시점은 각기 다르지만 내용은 비슷하죠.”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의 설명은 그림에서 배어나오던 어렴풋한 공포를 현실적으로 바꿔놓고 있었다. 탈북한 학생들을 만나고 싶었던 것은 그들에게 잡을 손이, 기댈 어깨가 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절한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그들에게 옆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이라도 하루빨리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안전 때문에 학생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다. 이현.. 더보기 (41) 배우 하정우 ㆍ“연애는 신이 주신 선물이자 저주 같아요” ‘짐승남!’ 사람에 따라 이 단어에 어울릴 만한 이를 제각각 떠올리겠지만 나는 하정우(35)만한 다른 짐승남을 떠올리기 힘들다. 나 에서 나 에 이르기까지, 나는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숨이 막힐 정도로 압도당하는 느낌을 여러 차례 받았다. 진짜 남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진짜 남자, 진짜 수컷의 냄새. 그가 그동안 영화 속에서 맡았던 역할들은 화려해 보이거나 멋져 보이는 것과 거리가 먼데도, 이 시대 가장 멋진 남자 배우로 그를 서슴없이 꼽을 수 있는 건 ‘진짜 수컷의 냄새’ 때문인 것 같다. 궁금했다. 그 안에 있는 수컷의 정체가…. - (에서) 욕도 아주 ‘찰지게’ 하시던데…. 중국집에서 소주로 입 헹구는 장면 있잖아요. 그건 진짜 ..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