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모칼럼]가창력에 대한 오해 대체 가창력이란 무엇인가. 노래를 어떻게 해야 가창력이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건가. K팝의 결정적 핸디캡이 한류 가수들의 가창력 부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처럼 가창력은 예나 지금이나 가수능력을 재단하는 무소불위의 조건으로 군림하고 있다. 가창력이 있다는 말에 가수는 웃고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핀잔에 좌절한다. 가창력은 대중가수에 관한 한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음정, 박자, 호흡조절, 성량, 가사 전달력 등 노래 부르기의 기본으로 통하는 사항들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들이 무시될 경우 그 가수의 노래는 부자연스럽고 청각이 예민한 사람들의 귀에는 거슬릴 수도 있다. 확실히 오랜 단련 과정을 통해 숙성된 보컬은 시냇물 흘러가듯 유려하게 들린다. 가수의 색깔과 개성을 결정하는 음색은 대중가수에게 필수적이다... 더보기 [임진모칼럼]K팝 미래 위해 표절 사라져야 “이런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주세요!” 과거에 일부 음반 제작자들은 작곡가에게 자신의 소속 가수에게 줄 신곡을 의뢰하면서 아예 당시 팝 음악계에 유행하고 있는 곡을 들이댔다. 이 곡을 참조해 곡을 써달라는 주문이다. 같아서는 안되지만 비슷한 느낌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작곡가들은 곤혹스럽지만 요구를 무시하기가 어렵다. 신인 작곡가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어떤 기존의 작품을 상정해놓고 곡을 새롭게 혹은 다르게 구성하는 것을 창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쪽에서는 대중가요의 진행에 일정한 틀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에 없던 것을 뚝딱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다고 항변한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는 논리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본뜨기는 베끼기와 다름없으.. 더보기 [문화비평]1인 가구 시대의 TV 금요일 밤이 되면 TV 속에서는 흥미로운 전쟁이 펼쳐진다. 가족의 해체와 복원이 반복되는 이야기와 혼자서도 잘 살아가는 이야기의 대결. 금요일 심야 예능의 두 강자인 KBS 과 MBC 의 시청률 경쟁 얘기다. 두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놓고 매주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가족 막장극과 독거 라이프의 팽팽한 대결은 핵가족마저 파편화되는 1인 가구 시대의 징후를 잘 말해준다. 통계청의 최근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약 25%에 달한다. 이 수치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어 약 20년 뒤에는 1인 가구가 4인 가구를 제치고 표준 가구 유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의 인기는 이와 같은 사회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 이 방송은 본격 1인 가.. 더보기 [임진모칼럼]죽은 가수의 살아있는 음악 올해로 죽은 지 18년이 흐른 김광석의 음악은 거대한 ‘힐링’의 소리로 지금도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생전보다 오히려 고인이 되고나서 위상의 덩치가 더 불어나는 느낌이다. 그의 삶과 음악을 조명하는 창작 뮤지컬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은 앙코르 요청 속에 시즌2에 돌입했고 또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언론도 지속적으로 김광석 재조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히 사후 열풍이다. 현재의 어떤 인기가수보다 막강한 티켓 파워를 발휘하고 1990년대생들도 마니아로 만들어버리는 망자 김광석의 힘은 무엇일까. 말할 것도 없이 아련한 추억을 부르면서 동시에 실제 삶에 밀착시키는 노래, 그 레알 음악 때문이다. 듣는 자가 누구든 3인칭인 음악을 1인칭 독백으로, ‘마치 내가 읊조리는’ 것처럼 만들.. 더보기 [문화비평]칙릿 열풍, 그 이후 다음달 초 개봉을 앞둔 은 40대 여성 세 명의 성과 사랑을 그린다. 2003년, 20대 싱글여성들의 욕망과 사랑을 다뤘던 감독의 전작이자 한국형 칙릿 영화의 시초 격이던 40대 버전인 셈이다. 가 그 당시 대중문화계를 장악하다시피했던 한국형 칙릿 열풍의 선두주자였다면, 10여년 뒤의 이야기인 은 그 열풍 이후를 말해줄 작품이다. 국내의 칙릿 열풍은 2000년대 초반, 미국 HBO 드라마 와 영화 의 성공적 수입으로부터 시작됐고, 곧 이어 우리 현실에 접목된 한국형 칙릿의 등장을 통해 인기가 지속됐다. 21세기 소비사회를 배경으로 젊은 직장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그리는 이 장르에서, 주로 ‘골드미스’들을 내세운 외국산 칙릿에 비해, 한국형 칙릿은 대부분 평범한 노처녀들을 등장시키며 공감을 샀다. MBC .. 더보기 [임진모칼럼]‘아이돌스러움’을 벗어라 2013년 결산이 한창인 가운데 대중음악계도 올해를 장식한 좋은 앨범과 곡을 뽑느라 바쁜 시점이다. 앨범이든 단일 곡이든 빛났던 작품들 중에서 대체로 열 개를 골라 한 해를 정리하는데, 음악 관계자들과 평자들은 “올해는 열 개나 선정할 작품이 없다”며 상대적으로 수작이 부재한 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2012년 세계를 주무른 싸이의 ‘강남스타일’ 센세이션이 K팝의 정점을 찍은 걸까. 확실히 올해는 아이돌 댄스음악의 파괴력이 조금은 떨어진 느낌이다. 이곳저곳에서 아이돌 댄스음악에 대한 피로감이 확연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대중음악이 받들어 모시는 현상과 선풍은 역사적으로 젊음이 주체가 되어온 게 보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이상했다. 선풍의 주인이 ‘바운스’란 노래로 4월과 5월을 강타한 나.. 더보기 [문화비평]표현의 통제와 ‘재난 서사’의 유행 올해는 유독 재난 서사가 전방위적으로 유행한 해였다. 봄에는 OCN 와 JTBC 등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재난 드라마가 두 편이나 안방극장을 찾는 흔치 않은 일이 벌어졌고, 여름에는 등 재난 영화들이 극장가를 장악했다. 서점가에선 정유정 작가의 재난 소설 이 출간과 동시에 돌풍을 일으켰다. 좀비 영화 , 우주재난영화 등 해외 작품까지 포함하면 화제작 목록은 더 늘어난다. 눈에 띄는 것은 국내 창작자들의 재난 서사 가운데 SF 재난영화 와 테러재난영화 를 제외한 네 편이 감염재난물이라는 점이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를 쫓는 수사극(), 인간 신경계를 교란시키는 변종 바이러스의 공포를 다룬 의학스릴러(), 사랑하는 여인의 딸을 구하려는 남자의 모험과 액션이 가미된 재난영화(), 인수공통전염병이 확산되는 과정의.. 더보기 [임진모칼럼]세기의 문화유산, 비틀스 음악가의 역사적 위상을 강조하려는 표현법이겠지만 ‘한국 대중음악은 유재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유재하를 이렇게 특대하는 이유는 그가 한국형 발라드를 구축한 선두라는 것인데, 이 문장 그대로 쓰되 인명은 유재하 대신 음악문법 전체의 변동이란 점에서 서태지를 넣는 게 옳다는 주장도 많다. 또 다른 해당 인물로 한국 대중음악의 진정한 시작임을 전제해서 신중현, 대중음악의 예술과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측면에서 조용필이 빠질 리 없다. 그렇다면 20세기를 주도한 해외 팝음악의 경우는 누구를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분기점으로 얘기할까. 로큰롤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대중가요 가사의 일대 혁명이라는 밥 딜런을 거명하기도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팝은 비틀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더보기 이전 1 ··· 79 80 81 82 83 84 85 ··· 1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