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블라블라' 카테고리의 글 목록 (5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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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블라블라

[별별시선]조선족 왜곡하는 영화들 김주환 감독의 영화 은 외출 중 우연히 범죄를 목격한 두 명의 젊은 경찰대생이 사건에 개입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최근 의 스크린 독주 속에서도 누적관람객 300만명을 넘기는 알토란 같은 흥행을 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이번 영화 은 지금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 중에서도 ‘조선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악의적인 혐오가 가장 짙게 그려진 영화다. 영화의 대부분은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일터이자, 수만명의 거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대림동은 아무런 개연성 없이 범죄의 소굴로 묘사된다. ‘여권 없는 중국인이 많아서 밤에 칼부림이 자주 나는 곳’이라거나, ‘경찰도 손을 못 대는 곳’이라는 대사가 이어진다. 여성을 납치하여 ..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택시운전사’에는 있고 ‘덩케르크’에는 없는 것 여름 극장가에 선보이는 에는 있고, 에는 없는 것이 무엇일까. 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한국영화다.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에 간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만섭의 이야기를 그렸다. 생각지도 못한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택시운전사는 시민으로서의 상식, 택시기사로서의 소임을 다해 독일 기자와 광주 시민을 돕는다. 는 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여만명 연합군의 철수 작전을 그린 영화다. 나치 독일군의 포성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연합군은 민간 선박까지 동원해 필사의 퇴각 작전을 벌인다. 속 군인들은 광주의 상황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갖은 방법을 쓴다. 광주에 들고 나는 모든 차량을 검문하고, 언론을 철저히 단속한다. 기백 있는 지역 기자들이 윤전기를 돌려보려 .. 더보기
[여적]좀비 영화의 원조 은 주인공들이 도망치는 영화다. 영화 포스터에서도 주인공은 딸을 안고 뛰고 있다. 은 한국에 생소한 좀비를 주제로 했는데도 1000만명 관객을 끌어모았다. 좀비들은 산송장이므로 당연히 죽지 않는다. 도망치는 것이 유일한 생존책이다. 아메리카 서인도제도의 원시종교인 부두교에 기원을 두고 있는 좀비는 주술사가 마술적인 방법으로 소생시킨 시체들을 말한다. 부두교에 따르면 독성분이 든 좀비 파우더를 상처부위에 침투시켜 가사상태에 빠뜨리면 산소결핍에 의해 뇌가 파괴되고 기억과 의지력을 빼앗긴 좀비가 탄생한다. 좀비는 주술사에 의해 조종돼 노역에 동원되는 존재로도 묘사된다. 무거운 죄를 진 인간이 그 형벌로 좀비가 되기도 한다. 좀비가 지금과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조지 로메로 감독의 등 3연작을 통해서다. .. 더보기
[아침을 열며]고독의 외주화 시대 지난 토요일 극장에서 영화 를 봤다. 강원도 산골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소녀 미자는 슈퍼돼지 옥자를 아기돼지 때부터 10년간 길러왔다. 아니 함께 살았다. 부모를 잃고 산속에서 할아버지와 사는 미자에게 옥자는 24시간 같이 먹고, 자고, 뛰노는 자매(?)와 같은 반려동물이었다. 영화 초반 깊은 산속 맑은 못에서 물고기 잡고 그늘에서 함께 낮잠 자는 모습은 자유롭고 평화롭기만 하다. 이 영화는 상영방식을 둘러싼 문제로 칸 영화제 진출 당시부터 시끄러웠다. 개봉 때는 영상의 불법 유출 등으로 또 잡음이 일었다. 그래서인지 정작 영화 자체에 집중할 기회가 적었다. 영화는 중·후반으로 넘어갈수록 불편함을 자극한다. 옥자의 출생 비밀과 대량생산, 도축의 적나라한 현실이 드러난다. 영화가 끝날 때쯤 수십년간 먹어온 ..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한국인 남자친구 해외 체류 경험이 많은 친구에게 오래전 들은 이야기다. 한국 남자가 해외에서 여자 친구를 사귀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생기거나, 셀 수 없을 만큼 돈이 많거나, 충격적으로 특이한 캐릭터이거나. 그 어느 조건도 갖추지 못한 채 이야기를 듣던 친구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연애의 자유무역시장이 열린다면 경쟁력 약한 한국 남자는 순식간에 도태될지도 모른다. 비교적 폐쇄적인 국내 시장에서 연애 상대를 물색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랄까. 28일 개봉하는 영화 는 미국의 17세 소녀 네이딘 이야기다. 원제 은 ‘17세가 지날 무렵’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극중 네이딘의 행동을 보면 번역 제목도 그럴듯하다. 아버지가 몇 년 전 갑자기 돌아가신 뒤부터 네이딘의 삶은 어긋났다. 어머.. 더보기
[SF로 세상보기]원더우먼, 슈퍼우먼, 그리고 페미니즘 ‘원더우먼을 대통령으로!’ 1972년 미국의 페미니스트 잡지 ‘미즈’는 창간호 표지로 원더우먼을 내세웠다. 표지 화보의 오른쪽엔 베트남 전쟁으로 불타는 장면이 펼쳐지고, 왼쪽엔 ‘진실의 올가미’에 사로잡힌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베트남 전쟁의 와중에 치러진 이 선거에서 원더우먼은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이 된다. 실제로 1941년 만화 의 원작자 윌리엄 몰튼 마스터는 이 유명한 여성 캐릭터를 전투적 페미니즘 운동의 상징으로 창조했다. 그에게 원더우먼은 ‘새로운 여성상의 심리적 프로파간다’였다. 하지만, 76년 만에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 영화로 부활한 은 여성해방의 상징인가? 아니면, 멀티플렉스 극장의 팝콘 장사를 위해 소비되는 상품화된 여성 이미지에 불과한가? 영화는 .. 더보기
[세상읽기]극장을 뛰쳐나간 ‘옥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영화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거대 기형동물과 산골 소녀의 우정을 다룬 영화의 설정도 파격적이지만, 영화 상영 방식은 더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의 국내 배급사인 뉴(New)는 이 영화를 극장 스크린과 온라인 스크린에 동시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스크린의 전통적인 상영 질서가 혼란에 빠졌다. 더욱이 한국을 대표하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기에 그 파장의 강도는 깊고 넓다. 의 진보적 내러티브는 영화 상영의 진보적 테크놀로지 논란에 압도당해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영화 플랫폼의 패러다임이 순식간에 바뀔지도 모르는 논쟁이 시작되었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이른바 스캔들은 칸 영화제 때부터 감지되었다. 프랑스 극장협회는 의 투자자본과 상영방식이 전통적인 극장..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칸영화제, VR, 난민 처음에는 조금 신경질이 났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프로그램 책자에는 분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VR(가상현실) 작품 (육체와 모래)가 출품됐다고 나와있었다. 칸은 영화제 역사상 최초의 VR 작품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냐리투는 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동시대의 명장이다. 그런데 를 감상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명시돼있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언론 담당자에게 문의했더니, “소수를 위한 비밀스러운 프로젝트다. 우리에게도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 정보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며칠 지나 메일함을 정리하는데 낯선 발신인의 메일이 눈에 띄었다. “에 초대합니다.” 깜짝 놀라 클릭했더니 영화제 기간 사이에 30분 단위로 의 관람을 예약받고 있었다. 빛의 속도로 이름을 쳐넣고 예약했다. 약속된 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