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블라블라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영화 ‘기생충’ 골든글로브 수상 “오스카(아카데미)는 국제영화제가 아니지 않나. 매우 ‘로컬’(지역적)이니까(The Oscars are not 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They’re very local).” 지난해 10월7일 “한국영화가 여태껏 왜 단 한 작품도 오스카 후보에 오르지 못했나”라는 미국 매체의 질문에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대답이다. 미국 중심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아카데미상에 대한 조롱일까. 승자독식의 할리우드 영화 제작 관행에 대한 비판일까. 이게 아니었다면, 아카데미상을 이솝 우화에 나오는 ‘신 포도’쯤으로 생각한 것일까. 봉준호 감독은 그 후 벌어질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 며칠 뒤 북미에서 개봉한 영화 은 대흥행이었다. 언론과 평단은 에 호평을 쏟아냈다. 봉 감독은 미국 방송 토크쇼.. 더보기 [직설]2019년 한국 영화에 사기 캐릭터가 넘치는 이유 영화 은 사기극이지만 다른 사기극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보통 사기극에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사기 치는 역할을 위장할 뿐 그 역할을 정말로 잘하지는 못한다. 예를 들어 의 프랭크(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파일럿 행세를 하고 다니지만 비행기를 조종할 줄 모른다. 에서 최창혁(박신양)은 은행원, 의사 등으로 위장하지만 대출 업무나 수술을 할 순 없다. 반면 에서 기우(최우식)는 대학생으로 위장해 과외에 나서지만 신분이 탄로 날 만큼 실력이 모자라지 않다. 그는 학생 다혜(정지소)의 엄마 연교(조여정)가 참관하는 중에도 ‘기세 좋게’ 실력을 선보여 정식 교사가 된다. 기우의 동생 기정(박소담) 역시 연교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의 아들 다송(정현준)의 미술 선생을 맡는다. 기정이 실력을 입증하는 순간은 인터넷.. 더보기 [직설]추석 특집, 영화 추천 추석이 다가왔다. 밥상 위로 오고 갈 답 없는 설전을 어째야 할지, 벌써부터 골치 아픈 분들도 계시겠다. 내 코도 석 자인 마당에 가족 간의 정견 차를 피해갈 묘안을 제안하기는 어렵고, 오늘은 독자들께 추석 연휴 기간 중 즐기실 만한 영화 몇 편을 소개해드릴까 한다. 우선 화제작인 (윤가은)과 (김보라)부터 챙겨 보시면 좋겠다. 두 작품 모두 4만명 정도의 관객을 극장가로 유혹했다. 쌍 천만 시대에 4만명이라니. 별일이 아닌 듯하지만, 실제로 한 작품이 2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점유하기도 하는 독과점의 시대에 단 몇 십개의 스크린으로 짧은 기간에 이 정도 관객을 모으는 건 쉽지 않다. 그야말로 입소문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두 작품 모두 ‘어른 없는 시대, 아이들의 초상’을 다룬다. 흥미롭게도 최근 여성.. 더보기 [문화로 내일 만들기]할리우드 스토리텔링의 비상구 천만 관객을 넘어선 디즈니의 실사 은 기존 이야기 틀을 바꾸어, 자신의 남자를 술탄으로 만들어낸 내조의 여인이 아니라, 스스로 술탄이 되는 공주의 적극적인 삶을 그렸다. 또 북유럽 동화를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 맞춰 개봉한 도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자 주인공을 표현하여 부모들이 딸들에게 찾아 보여주는 영화가 되었다. 클라이맥스 장면에 등장하는 여성 영웅 집단의 독립적인 클로즈업은 이제부터 어떤 시리즈가 차세대의 주역인지를 예감케 했다. 의 대표선수 등극과 기대되는 역할이 그렇고, 최신 엑스맨 시리즈 의 주인공으로 막강한 능력을 선보인 진 그레이의 화려함까지 여성 영웅의 주체적 선두 기능은 이미 시작되었다. 실사판 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사람이 흑인 여가수 할리 베.. 더보기 [정동칼럼]‘주전장’과 ‘영화 김복동’ 일본 아베 정권의 대(對)한국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과 , 두 다큐멘터리영화가 화제다. 지난 7월25일 개봉한 은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대하는 일본 우익의 민낯을 낱낱이 들춰낸다. 감독이 지난 3년여간 한국과 미국, 일본을 넘나들며 직접 진행한 30여명의 활동가·정치인·연구자들의 인터뷰와 수집 문서자료를 바탕으로, 위안부 문제의 쟁점을 둘러싼 진보·보수 양측의 논거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감독의 문제의식은 일본의 인종주의에서 출발한다. 일본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던 당시 일본의 인종주의와 차별을 지적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올린 후 극우 민족주의자에 시달리던 감독은, 같은 집단에 시달리던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에.. 더보기 [세상읽기]‘기생충’은 알레고리 영화다 봉준호 감독의 은 계층의 알레고리를 그린 영화이다. 마치 오래된 우화 같다. 이 영화는 분명 계급 적대를 함축하고 있지만, 그것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분법적인 적대는 이 영화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감각의 알레고리를 통해 그 계급적 적대를 희화화하기 때문이다. 는 계급의 적대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그 영화는 알레고리적 영화라기보다는 상징의 영화이다. 는 이동 중인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계급의 적대를 명확하게 구획된 객실의 머리 칸과 꼬리 칸의 공간으로 표현했다. 반면 은 고정된 집에서 벌어지는 계층의 욕망을 지상과 지하라는 공간으로 표현했다. 전자가 상징적 표현이라면 후자는 알레고리적 표현이다. 그렇다면 은유와 알레고리의 차이는 ..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기생충’은 무엇을 말하나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계급 투쟁과 혁명에 대한 노골적 은유였던 봉준호의 (2013)는 어렴풋한 희망과 함께 끝났다. 빙하기 생존자들이 탑승한 열차에서 ‘꼬리칸’의 하층민은 반란을 일으킨 뒤, 급기야 열차를 탈선시켜 멈춰세운다. 열차 안에 널리 퍼져있던 지식과는 달리, 열차 바깥에는 생명체가 살아 있었다. 2년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는 동화적인 결말을 냈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는 글로벌 식품기업에게 도축당할 뻔한 슈퍼돼지 옥자를 되찾아 고향으로 돌아왔다. 강원도 산골은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아름답고 평화롭다. “옥자와 미자는 그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자막이라도 넣고 싶을 정도였다. 두 전작들과 비교하면 봉준호의 신작 의 결말은 사실상 파국이다. 10명의 주요 등장.. 더보기 [여적]영혼 보내기 지난 1일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 이 여자최우수연기상(한지민), 신인감독상(이지원), 여자조연상(권소현) 등 3관왕에 올랐다. 이지원 감독은 “영화의 미약한 불씨를 살려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별히 관객을 호명한 데는 사연이 있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은 스크린을 충분히 잡지 못했다.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룬 데다, 감독이 신인 여성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개봉 이후 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호평이 늘며 스크린 수가 역주행했다. ‘쓰백러’로 불린 열혈 관객층은 ‘N차 관람’(다회차 관람)에 나섰다. 아동학대 장면을 보는 일이 고통스러운 이들은 ‘영혼 보내기’로 대신했다. 영혼 보내기란, 영화를 지지하지만 사정상 관람이 어려울 경우 표를 사서 영혼이라도 극장에 보낸.. 더보기 이전 1 2 3 4 5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