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블라블라'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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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블라블라

[SF로 세상보기]‘별들의 전쟁’, 레이건에서 트럼프까지 는 미국의 건국신화다. 1776년 7월4일, 미국인들은 대영제국에 맞서 민주공화정을 선포했다. 는 거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제국’에 맞선 ‘공화국’의 투쟁을 그린다. 미국식 자유 민주주의 역사를 영화적으로 재현하는 현대판 신화다. 고전 신화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영웅의 모험담이라면, 현대 신화는 영화의 스토리텔링과 스펙터클 이미지로 만들어지는 할리우드 문화 상품이다. 서부극의 존 웨인은 인디언 학살자가 아니라, 미국 역사의 개척자가 된다. 영웅 루크 스카이워커는 팰퍼틴 황제와 ‘어둠의 제국’에 맞서는 미국식 민주주의 수호자다. 1977년 오리지널 3부작 첫 편의 제목은 ‘새로운 희망’이다. 이 영화의 기록적 흥행은 베트남전 패배와 경제 위기로 절망했던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스타워즈와 포스 민주주의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전 세계에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낸 오리지널 3부작(1977~1983)은 대단히 봉건적인 영화였다. 고아 소년 루크 스카이워커는 은하계 외딴 행성에서 농사를 지으며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악한 황제가 평화로운 공화국을 무너뜨리며 은하계가 요동친다. 제국군의 손에 큰아버지, 큰어머니를 잃은 루크는 은둔한 제다이 기사 오비완 케노비에게 수련을 받으며 복수를 꿈꾼다. 그리고 자신이 강력한 ‘포스’의 소유자임을 깨닫는다. ‘포스’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지배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흔한 인사말이 “포스가 당신과 함께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이다. 포스는 동양의 기(氣) 개념과 유사하다. 포스를 사용하면 지적, 물리적 능력을.. 더보기
[SF로 세상보기]영웅 없는 세상의 슈퍼히어로 영화 현대의 영웅은 영화 속에 산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시(이상 ), 아이언맨, 토르, 헐크,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이상 ) 등이다. 영화 속 슈퍼히어로들은 ‘꿈 없는 시대의 꿈’이자, ‘신 없는 시대의 신’이다. 그들은 대중의 뿌리 뽑힌 삶을 위안하는 희망의 상징이다. 현대의 영웅은 관객들의 꿈속에 산다. 위대한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 말했듯이, ‘영화는 현대의 신화’다. 현대의 악당들도 영화 속에 산다. 검은 가면을 쓴 최고의 악당 다스 베이더,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 고담시의 뒷골목 악당 조커, 그린 고블린과 닥터 옥토퍼스, 전쟁의 신 아레스, 우주 종족 치타우리와 인공지능 악당 울트론이 날뛰는 , 절대 에너지원 ‘마더박스’를 손에 넣으려는 스테판 .. 더보기
[SF로 세상보기]인간보다 인간적인 인간의 시대 인간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우리는 ‘인간 너머의 시대’로 간다. 인간 너머의 시대는 인공지능, 기계인간, 복제인간의 시대다. 일찍이 1985년에 페미니스트 생물학자 다나 해러웨이는 여자, 동물, 인간, 비인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사이보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선언했다. 구글의 미래연구 사령탑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에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특이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보다 인간적인 인간’의 시대 입구에 서 있다. 최근 개봉한 SF 걸작 영화 는 인간을 넘어선 인간의 시대를 보여주는 장엄한 묵시록이다. 이 어두운 디스토피아는 인공지능과 복제인간이 가능해진 시대에 대한 우울한 질문이다. 복제인간의 스토리텔링은 인간 그 자체의 정체성을 고민한다. 1982년에 선보인 는 죽.. 더보기
[청춘직설]위대함과 특별함의 앙상블 ‘아이 캔 스피크’ - 10월 3일 지면기사 내용입니다- 송강호, 최민식, 이병헌, 장동건, 김윤석, 현빈, 유해진, 송중기, 황정민, 소지섭, 조인성, 정우성, 류준열, 박서준, 강하늘, 한석규, 김래원,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정우, 이선균, 안재홍, 김명민, 변요한, 설경구, 임시완, 이정재, 여진구, 김수현, 손현주, 고수, 김주혁, 박성웅, 박희순, 이종석, 박해일, 김남길, 오달수, 김무열, 유재명, 정웅인, 신성록, 이경영, 이경영, 그리고 또 이경영. 2017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남자 배우 리스트다. 조만간 개봉할 영화들까지 생각한다면 여기에 유지태,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마동석, 윤계상, 배성우 등이 더 추가된다. 자, 그렇다면. 여자 배우는 몇 명이나 있었을까? 2000년 이후 한국영화.. 더보기
[정유진의 사이시옷]실화 영화 인기인데, 왜 다큐는 보기 힘들까 지난해 연수 생활을 했던 미국 미주리주 컬럼비아는, 서울에서 평생 살아온 내 기준에서 보자면 ‘시골 동네’와 다를 바 없는 도시였다. 고층 건물도 없고, 4D나 아이맥스 영화를 보려면 차를 타고 1시간 넘게 달려서 다른 도시로 가야 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시내를 구경하다 “여기서 가장 번화한 곳이 어딘가요?”라고 물었더니, 안내해주던 분이 “바로 여긴데요”라며 멋쩍어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런 ‘시골 도시’에서 놀랍게도 다큐멘터리 영화제와 각종 시사회가 정말 많이 열렸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True/False 필름 페스티벌’. 매해 3월에 열리는데, 그때는 한적한 도시 전체에 활기가 넘친다. 몇 안되는 시내의 극장과 대학 강당까지 총동원돼 수십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상영된다. 일부러 휴가..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창조적 오해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된 의 마지막 장면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관객이 많을 것 같다. 택시운전사 만섭은 독일기자 힌츠페터를 손님으로 태우고 1980년 광주의 참상을 목격했다. 세월이 흘러 머리가 조금 희끗해진 만섭은 여전히 사람 좋은 표정으로 택시 운전대를 잡고 있다. 손님이 두고 내린 신문에서 힌츠페터가 제2회 송건호언론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본 만섭은 “자네도 많이 늙었네”라고 혼잣말한다. 그때 한 손님이 택시에 오른다. 만섭이 목적지를 묻자 손님은 답한다. “광화문으로 갑시다.” 서울의 그 많은 장소 중에 왜 하필 광화문인가. 지난겨울의 탄핵 정국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광화문이라는 장소의 상징성을 충분히 의식할 만하다. 1980년 광주와 2016년 광화문의 연관성을 해석하는 평론도 나올 .. 더보기
[세상읽기]혹성탈출, 진화의 끝은 어디인가? 약 600만년 전 원숭이 한 마리가 두 마리 돌연변이 새끼를 낳는다. 하나는 원시인류의 조상이 되고, 다른 하나는 침팬지의 조상이 된다. 이후 진화의 스토리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인류는 직립보행, 커다란 뇌, 불의 이용, 도구의 발명, 사회적 협력을 바탕으로 오스트랄로피테쿠스-호모에렉투스-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하면서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된다. 반면 호모사피엔스와 단지 2%의 유전자 차이만을 갖고 있는 침팬지는 오늘날 자신의 ‘사촌형제’가 만든 동물원에 갇혀서 관람객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받아먹는 하찮은 구경거리 신세로 전락했다. 그리고 여기 이 기구한 진화의 스토리, ‘아벨과 카인’의 비극을 흥미롭게 비트는 영화 시리즈가 있다. (1970), (1973) 등을 만든 거장 프랭클린 샤프너는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