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블라블라' 카테고리의 글 목록 (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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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블라블라

[기고]영혼 잃고 껍데기만 남은 ‘공각기동대’ 다시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가 현실의 완전성을 복원하는 예술이라고 말한 사람은 1960년대의 앙드레 바쟁이었다. 하지만 2017년의 할리우드 영화 는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스펙터클 이미지를 앞세워 기계 인간 시대의 고통스러운 현실적 고민을 지운다. 남는 것은 영화의 존재론을 잃고 방황하는 테크놀로지의 환상과 생뚱맞은 휴머니즘일 뿐이다. 이 영화는 1989년 시로 마사무네의 일본 망가 가 원작이다. 다소 가벼운 분위기의 이 원작 만화를 토대로 1995년 오시이 마모루의 2D 애니메이션 가 만들어진다. 애니메이션 는 ‘기계도 영혼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사이보그 구사나기는 강물을 따라 서서히 흘러가는 배 위에서 껍데기 육신에 깃든 인간적 영혼과 자신의 정체성을 회의한다. 이 장면은.. 더보기
[청춘직설]‘1990년대 공주’가 돌아왔다 에마 왓슨의 가 개봉했다. 책을 읽고, 질문을 던지는 여성이자,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여성인 ‘벨’. 그는 대중문화로 스며들어간 페미니즘 제2물결의 영향 아래에서 1980년대 말 등장한 2세대 디즈니 공주였다. 물론 “진정한 미녀라면 짐승을 ‘인간’으로 만들어 결혼에 성공해야 한다”는 20세기 판본의 평강공주 스토리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 캐릭터를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에마 왓슨이 연기했다. 이는 ‘셀렙 페미니즘’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 왓슨은 2014년 유엔에서 ‘HeforShe’ 연설을 했고, 그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유명인이 페미니즘 운동의 아이콘이 되는 것을 ‘셀렙 페미니즘’이라고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말한 패트리샤 아퀘트의 2015년..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예뻐야 해. 뭐든지. 예쁜 게 좋아 워런 비티가 더듬거리며 봉투를 만질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티는 또 다른 쪽지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듯 봉투를 한 번 더 살펴봤는데, 그때 이미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듯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시청자들은 그 순간 올해 80대가 된 비티의 총기를 염려했을 것이다. 지난주 아카데미 시상식은 89회 역사상 가장 황당한 촌극과 함께 막을 내렸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에게 직전 시상된 여우주연상(의 에마 스톤) 봉투가 잘못 전달된 것이다.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된 제작진이 감격에 겨운 수상소감을 말하는 사이, 무대 뒤에선 난리가 났다. 결국 수상작은 로 정정됐고, 두 영화 관계자들, 객석의 스타들, 시청자들은 경악했다. 당황스럽고 어색한 전.. 더보기
[백승찬의 우회도로]청룽은 어디에 있나 10년을 넘게 썼지만 ‘청룽’(成龍)이란 표기는 여전히 낯설다. 우리에게 청룽은 언제나 ‘성룡’이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조금 앞 세대인 유하 감독의 속 청춘들은 비장한 리샤오룽의 시대에서 코믹한 청룽의 시대로 옮겨가면서 성장했다. 아마 그 시대 청룽의 대표작은 이었을 것이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무술 동작은 영화 속 적과 관객을 모두 무장해제시켰다. 내게 청룽의 대표작은 다. 이 영화에서 청룽은 마약왕을 잡으려는 홍콩 경찰이었다. 가끔 실수를 하고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무리한 수사도 벌이지만, 그래도 청룽은 좋은 경찰이었다. 악을 응징하겠다는 정의감, 약자를 돕겠다는 의협심, 맡은 일은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승진이나 출세에 목을 매지 않으며, 강자에게 아부하지도 않았다. 경찰은 국가.. 더보기
[문화중독자의 야간비행]좋은 놈, 나쁜 놈, 애매한 놈 영화 를 보았다. 대한민국 서민을 상대로 한 금융다단계 사기범 때려잡기가 큰 줄거리. 는 선악구도를 전면에 내세운 기존 흥행공식을 답습하는 영화다. 여기에 조미료가 살짝 뿌려진다. 좋거나(김재명) 나쁜(진 회장) 놈 사이로 애매한 놈(박 장군)이 끼어든다. 온 네트워크 대표 진 회장(이병헌 역)의 아바타로 등장하는 박 장군(김우빈 역)의 변신과정이 영화의 대표적인 볼거리다. 이는 직선적인 선악논리만으로 더 이상 만족하지 않는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한 설정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애매하거나 착한 놈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는 박 장군의 역할은 다양한 의미를 시사한다. 해방 이후 한국사회는 선 아니면 악이라는 편가르기의 역사를 되풀이한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만들어진 남북분단의 흑역사는 좌익과 우익이라는 호칭으.. 더보기
[문화비평]여기가 더 무서워요 한국 좀비영화라는 타이틀을 단 영화 이 KTX급의 속도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미 전 세계에서 큰 흥행을 한 미국 좀비 드라마 의 완성도와 좀비 재현방식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상업영화 의 완성도는 어떨지, 과연 한국에서 좀비영화가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이 영화는 현재 개봉 5일 만에 관람객 500만명을 넘어서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 기록되고 있다. 이렇게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관람했다는 사실은 이 영화가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대중과 어떤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일까. 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대한민국 긴급재난경보령이 선포된 가운데,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바이러스.. 더보기
[사설]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인들에게 맡겨라 부산국제영화제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시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계약 만료 직전에 위촉한 신규 자문위원 68명을 인정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서자 영화인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9개 영화단체로 구성된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영화제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24일에는 부산영화제 참가 감독 146명이 ‘어떤 부당한 간섭에도 영화제를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민의 영화제”라며 “임기만료 직전의 위원장이 무더기로 위촉한 사람들이 좌지우지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서 시장의 발언은 아무리 좋게 봐도 적절하지 않다. 유네스코는 2014년 부산을 세계 3번째의 ‘영화 창의도시’로 지정했다.. 더보기
영화 ‘사도’ - 인상학 관점에서 바라본 영조와 사도세자 9월16일 개봉한 영화 가 흥행 질주를 달리고 있다. 의 이러한 흥행속도는 천만관객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뒤주에 갇혀 죽은 비운의 인물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렇게 흥행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우리의 역사 속에서 위대한 왕으로 알려진 영조와 정조, 그 사이의 사도세자.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식을 원수처럼 생각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린 아들. 는 우리에게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갈등, 소통의 부재’,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에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이에 공감하고 있지는 않는가? ■영화 영화 의 역사적 등장인물인 영조와 사도세자, 이를 연기로 승화시킨 배우 유아인에 대해 인상학적 관점에서 분석해보기로 한다. 대부분의 어진(왕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