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라이어 케리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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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머라이어 케리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거액의 연금을 타는 가수가 있다. ‘팝의 디바’라 불리는 머라이어 케리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1994년 발표한 캐럴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전 세계적으로 1600만장의 싱글이 팔렸고, 누적 저작권료가 7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라이어 케리의 크리스마스 노래는 국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지 마이클이 이끈 영국 남성듀오 웸(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능가한 지 오래이며, 매년 말이면 각종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음악사이트의 종합 일간 및 주간 차트의 정상에 올랐고, 올해는 발표된 지 25년 만에 미국에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빙 크로스비, 엘비스 프레슬리, 보니엠이나 팻분의 노래들은 이미 고전이 됐다. 앨범 판매도 엘비스 프레슬리의 크리스마스 앨범에 이어 2위의 기록이다. 


케리의 캐럴이 식지 않는 인기로 역주행을 기록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지난 수십년 동안 팝의 여왕으로 군림하면서 세대를 가리지 않는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그 어떤 캐럴보다 파워풀하고 리드미컬하다. 20대 초반 데뷔 당시 폭넓은 음역대를 넘나드는 보컬리스트로 사랑받았던 그가 최전성기에 녹음한 노래다. 발표 당시 주변에서 명성에 흠집이 간다는 이유로 만류했는데 본인이 고집해서 취입한 곡이다. 물론 2014년 내한공연 때 보여줬던 최악의 무대에 대한 실망감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머라이어 케리의 캐럴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데 후배 아티스트들도 일조하고 있다. 캐나다 출신 아이돌 저스틴 비버가 발표한 성탄앨범에서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 불렀고, 케리가 듀엣 멤버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재즈싱어 마이클 부블레가 2011년에 이 노래를 재해석해서 부르기도 했다.


다시 크리스마스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 건 거리마다 울려 퍼지던 캐럴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뉴트로의 시대에 거리로 캐럴을 불러낼 수는 없을까.


<오광수 부국장·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