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생각꺼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류는 시스템이다 2013년 일본만화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한국의 웹툰은 2018년 이제 일본만화 수입액(595만달러)보다 수출액(915만달러)이 역전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의 10대 청소년들은 일본만화를 모른다. 한국웹툰 찾아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본현지에서조차 한국웹툰이 유로시장의 선두를 질주한다. 네이버의 일본 현지 웹툰서비스 ‘라인망가’, 카카오의 일본웹툰 플랫폼 ‘픽코마’, NHN엔터테인먼트의 ‘코미코’ 등이 현재 일본애플 앱스토어 도서 분야 순위 5위 내에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폭발적으로 중국 내 애니메이션학과가 신설되었다. 현재 200여개 대학에서 연간 10만명 이상의 전공자들이 배출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제작부문 80%를 점유하고.. 더보기 [시론]‘책의 해’는 저물어도 ‘책의 날’은 밝아온다 네 자리 숫자, ‘2018’을 앞에 붙이며 이름을 소개하던 버릇을 접을 수 있을까. 올 한 해는 “2018 책의 해 집행위원장입니다”라고 자주 인사했다. 직함이나 직위보다 ‘책의 해’에 방점이 찍힌 인사였다. ‘책의 해’가 저물어간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매번 소회는 다르다. 올해는 롤러코스터에서 막 내려 발을 디디는 느낌이다. 놀랍고 버겁고 흥분되고 인상적인 체험이었지만 당장은 다시 올라탈 수 없을 기분이다. 나는 지면이나 여러 모임에서 자주 ‘2018 책의 해’를 강조했는데, 아직 모르는 사람이 꽤 많다. 그래서 해가 저무는 이 시점에 조금 건조한 사실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새해에 계속될 책의 나날을 위해서. 올해 초 정부와 출판계는 블랙리스트 문제로 긴.. 더보기 [문화중독자의 야간비행]이스털린의 역설 소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이론이 있다. 미국 경제사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바누아투나 방글라데시처럼 경제적으로 가난한 국가의 행복지수가 미국, 프랑스보다 높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이스털린의 이론’을 발견한다. 관련 이론은 미술계에서도 적용한 사례가 있다. 네덜란드 예술가이자 사회경제학자인 한스 애빙은 소득수준이 낮음에도 예술가를 희망하는 예술경제의 패러독스에 의문을 가진다. 그는 작품활동보다 돈, 명성, 인지도와 같은 외적 보상을 추구하는 상업예술가와 작품활동 자체에 몰두하는 순수예술가를 주목한다. 전자는 앤디 워홀, 후자는 반 고흐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현대미술시장에서 반 고흐의 사례는 더 이상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반.. 더보기 캐릭터가 말을 건다, 캐릭터 에세이 지상파 인기 예능프로그램 에는 ‘윌슨’이라는 곰인형이 매회 출연한다. 혼자 사는 출연자의 집 소파에 덩그러니 앉아 혼잣말을 들어주고, 나름대로 보이지 않는 리액션도 곧잘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윌슨의 눈에 있는 카메라는 윌슨의 시선으로 혼자 사는 출연자의 외로움과 무료함을 지켜봐준다. 윌슨은 그 시선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곰돌이 푸’를 주인공으로 하는 에세이 가 2018년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되었다. 20~40대 여성 독자들을 중심으로 55만부나 팔렸다. 올해 93세가 되는 ‘곰돌이 푸’는 본래 영국의 동화작가 A A 밀른의 의 주인공이다. 1차 세계대전 당시 흑곰 새끼 1마리를 20달러에 산 해리 콜번 중위가 자신의 고향 캐나다의 위니펙에서 따온 ‘위니’라는 이름을 붙이고 부대 마스코트.. 더보기 [시론]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 선임에 즈음하여 나는 서울에서도 한참 떨어진 수원에서 작업하고 있는 늦깎이 화가이다. 화가인지라 아무래도 한국에서 돌아가고 있는 화단의 이모저모에 대해 관심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평소에는 별로 눈여겨보고 있는 편은 아니다. 미술작업이라는 것이 작업에만 몰두해도 시간이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태도가 매우 고루한 이기심의 결과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매우 종종.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요즘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관한 기사를 읽을 때마다 꼭 하고 싶은 얘기가 떠오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2013년 경복궁 옆에 서울관이 개관하면서 국립기관으로서의 상징성도 커졌다. 관객들도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제도적으로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더보기 [세상읽기]‘퀸’의 소환 “그 시절, 영국에는 두 명의 여왕이 있었다.” 한 명은 퀸 엘리자베스, 다른 한 명은 록 밴드 ‘퀸’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 대영제국 영광의 상징, 퀸 엘리자베스 여왕과 탄자니아의 자치령 잔지바르에서 태어난 인도계 이주민이자 에이즈로 사망한 록스타 프레디 머큐리의 묘한 대조는 이성애와 동성애, 본국인과 이민자, 정치와 문화 사이의 건조한 이항대립을 조롱한다. 그리고 그 시절은 ‘퀸’의 전성기였던 1970년대 중후반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사회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이 시절은 역설적이게도 록음악의 황금기이자 1980년대 초 ‘뉴웨이브’로 통칭되던 신보수주의 문화로 가는 비극적 이행기였다. 영원히 해가 지지 않을 거라던 대영제국의 하늘 아래 “두 명의 여왕이 있었다”는 이 알레고리적 수사는 영.. 더보기 [문화중독자의 야간비행]굿바이 베트남 (장면 1) 1965년. 애드리안 크로너는 미 공군 방송의 DJ로 근무하기 위해 베트남 사이공(현 호찌민)으로 향한다. 담당 장교는 크로너와의 첫 만남에서 밥 딜런의 음악은 방송 불가 대상이라고 경고한다. 이후 크로너는 놀라운 입담으로 최고의 인기 방송 DJ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그의 자유분방한 성향은 군 상부층의 불만을 낳는다. 모든 전쟁에는 명분이 필요하다. 자국민과 주변국의 비판 여론하에서 전쟁을 주도하기란 결코 수월하지 않다. 1964년 8월2일 미국 언론은 베트남 연안에서 정찰 중이던 미군 구축함이 북베트남의 어뢰정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한다. 미 해군은 1명의 부상자도 없이 북베트남 어뢰정 3척을 파괴한다. 미 행정부는 이틀 뒤 북베트남 연안에서 활동하던 미 구축함에서 공격 신호를 감지.. 더보기 [직설]‘한 끗 차이’를 만드는 페미니즘 여성혐오를 예술로 포장할 수 있었던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는 것 같다. 안티페미니스트 레토릭을 읊조리다 공연이 중단되고 말았다는 래퍼 산이의 ‘웃기고도 슬픈 에피소드’는 이를 잘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이제는 창작의 원천으로 페미니즘 인식론을 참고할 때다. 강의 중에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페미니즘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나요?” 나는 100점짜리 페미니스트 캐릭터의 전형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캐릭터와 이야기, 영상언어 등을 진부하지 않게 구성하고 조합해내는 페미니스트 상상력이 중요하다. 예컨대 나는 드라마 (이하 )가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꽤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는 2018년 서울을 살던 형사 한태주(정경호 분)가 우연한 계..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