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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시선]자기계발서는 죄가 없다 자기계발서를 읽었다. 세어보니 일주일에 삼십권은 읽은 것 같았다. ‘자기계발서 중독’이라고 할 만했다. 시작은 모든 것이 엉망이라고 느껴지던 어느 날이었다. 일도 사람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환경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고 결국 다 내 탓이라며 자기비하에 빠져드는 그런 날이었다. 나에게는 답이 필요했고, 그것도 지체 없이 당장 얻기를 바랐다. 어떻게 해서든지 바닥난 자존감을 끌어올리고 쓸모있는 사회인으로 거듭나고 싶었다. 그때 자기계발서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폭식하듯 자기계발서를 읽어댔다. 다섯권을 통독으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독려하는 글도 있고, 헤매는 게 당연하다고 위로하는 글도 있었다. 물론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고, 네 안에 이겨나갈 힘이 있으니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라고 독.. 더보기
[임진모칼럼]대중가요, 결론은 다양화 르네상스기의 대표적인 학자 에라스무스의 휴식 예찬은 시적이다 못해 거룩하기까지 하다. “친애하는 신이시여, 나는 쉬고 있습니다. 이 휴식은 놀라워 입으로는 아무래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사람은 일해야 살지만 일만 한다고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것은 아니다. 일손을 놓고 긴장을 푸는 쉼을 가져야 산다. 쉰다는 게 레크리에이션 즉 재창조의 과정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휴식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제각각이라는 사실이다. 생산의 제반 과정이 일정한 목표를 향해 돌아가는 것과 달리 쉬는 것은 일정할 수 없는 것이다. 쉴 때는 자신만의 취미를 찾고 취향을 받들게 된다. 문화의 기반과 기본이 다양성에 있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다. 만약 음악이 하나의 스타일밖에 없다면, 그 음.. 더보기
“결혼은 조심스럽게” 사랑에 골인한 박지성·김민지 커플 "나를 이해해주는 여자, 골보다 김민지 아나운서”열애 기사가 보도된 이튿날인 6월 20일 오전, 박지성(32) 선수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김민지(29) 아나운서와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제 이상형입니다. 딱히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이미 제 마음이 그분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제 눈에는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지난해 여름. 박 선수의 아버지인 박성종씨가 배성재 SBS 아나운서에게 김 아나운서를 소개받고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하지만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 건 올 여름휴가 때부터다. “직업도 모르고 만났습니다. 그저 오빠 동생으로 지내다가 올해 들어 서로 연락을 하고 만나게 됐는데, 저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 더보기
장윤정·도경완 아나운서 웨딩 사진 찍던 날 지난 6월 7일 이른 아침, 가수 장윤정과 KBS 도경완 아나운서가 웨딩 촬영을 하기에 앞서 서울 강남의 한 미용실을 찾았다. 도 아나운서는 세심하고 꼼꼼하게 예비 신부 장윤정을 챙겼고 그녀 역시 예비 신랑의 다정다감한 모습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6월 28일 결혼을 앞두고 막바지 결혼 준비가 한창인 두 사람을 취재했다. 따뜻하게 배려하는 예비 신랑 차에서 내려 미용실로 들어가는 길은 가까웠다. 청바지에 흰색 셔츠, 빨간색 야구 모자를 쓴 장윤정은 도경완 아나운서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미용실에 들어섰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내딛는 그녀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워 보였다. 미용실에서 준비를 하는 동안 두 사람은 주위 사람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기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두 시간쯤 뒤, 스.. 더보기
[문화와 삶]초등학생 좀 그만 괴롭히자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초등학교 한자 교육 강화를 특색사업으로 벌이겠단다. 처음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한자 수업을 강제로 배정하겠다더니 이젠 한발 물러섰다. 재능기부 강사를 모아 방과후에 원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 낱말 뜻을 이해시켜줄 목적으로 학교 자율에 맡겨 시행하겠노라고 한다. 이렇게 훌륭한 명분을 내건 사업에 욕을 해대면 나만 나쁜 놈처럼 보이리라. 그런데 사정을 알고 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문용린 교육감은 예전부터 한자 혼용, 즉 한자어 낱말은 다 한자로 써야 한다는 주장에 강하게 동조해온 분이다. 드라마 의 주인공처럼 문 교육감의 속마음을 읽어보면 이렇다. ‘교과서 한자 혼용이 당장은 어렵지만 그런 화제들을 계속 뿌려대면서 한자의 필요성을 학부모와 국민에게 세뇌시킨.. 더보기
[별별시선]유행의 경제학 이런 질문을 해보자. 우리는 유행을 거부할 자유가 있는가? 이에 대해 ‘그렇다’고 답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현대사회에는 유행을 따라야 하는 거대한 압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직자가 유행에 뒤떨어지는 차림새를 한다면, 취업에 실패할 수 있다. 영업사원은 고객을 놓칠 수 있고, 정치가는 유권자를 잃을 수 있다. 반대로 유행을 따르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다는 인상, ‘멋있다’는 인상, 신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유행을 따르는 것은 개인적 기호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패션이나 상품이 유행하면 그것을 따라야 할 강제성이 생긴다. 유행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이나, 유행에 둔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촌스럽다’는 눈총을 받고, 다른 사람들에게 외면당한다. 유행에 신경 쓰지 않으려 .. 더보기
[문화비평]한국교육의 초상 ‘여왕의 교실’ 지난주, 영훈국제중학교 교감이 학교에서 목을 맸다. 입학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영훈중학교 교문에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영훈국제중 사태는 교육양극화의 심화, 사학재단의 비리, 입시와 경쟁 위주라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총체적 모순의 끝을 보여준다. MBC 드라마 은 이러한 시점에 마치 저 현수막의 부고처럼 우울하게 도착했다. 시종일관 상복 같은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독재 교사 마여진(고현정)은 초등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희망을 억압하며 교실을 지배한다. 부임 첫날부터 성적 순으로 교실의 계급을 나누고 무한경쟁을 부추기며, “성적우수자에겐 특권을”, 꼴찌에게는 잡일을 부여하는 그녀의 폭력적 교육과 그 아래서 “좀비”처럼 생기를 잃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 더보기
[미스터K의 음악편지]기록과 기억 기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요계에도 재미난 기록이 참 많습니다. ‘단일 음반 최다 음반 판매량’ 기록은 김건모가 갖고 있습니다. 1995년 ‘잘못된 만남’이 수록된 3집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오릅니다. 그해 4월19일 기준 252만7012장을 기록했습니다. 음반은 이후에도 더 판매돼 최종 판매량은 280만 장에 달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한국 기네스북에 오른 경우는 역시 조용필이었습니다. 가요계에서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공인됐습니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로 시작되는 노래 ‘창밖의 여자’를 잘 아실 터입니다. 1980년 발표된 그 노래의 앨범(1집)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100만 장을 훌쩍 넘어버립니다. 1986년인가요, 그는 일본에서도 밀리언셀러 기록을 만들어냅니다. 8년여가 지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