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블라블라 썸네일형 리스트형 [문화비평]한없이 작은 지상파의 세계 현재 TV에서 방영 중인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방송은 단연 MBC 이다. 스타와 명사, 특정 분야 전문가 등 선별된 여러 명의 출연자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직접 기획·연출해 인터넷 개인방송 대결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이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 2월 파일럿 방영 당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가 최근 정규 편성되며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에는 TV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 담겨 있다. 즉 올드미디어가 된 TV가 뉴미디어를 끌어안으며 현재의 침체 상황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려는 프로그램이다. 지금 TV는 위기에 빠져 있다. 우선은 급변하는 매체 환경 탓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매해 발표하는 ‘방송매체 이용행태’에 따르면 TV를 대체하는 매체로 스마트폰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미 10~30대의 젊.. 더보기 [문화비평]우리는 무엇을 토론해야 하나 지난 4월5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의 ‘민상 토론’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동안 TV에서 ‘정치 풍자’를 보기 어려웠던 국내 방송 환경을 고려해 본다면 파격적인 시도다. ‘민상 토론’에서는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신문 지면에서도 다루기 쉽지 않은 우리 사회의 정치·사회 문제들을 전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문제들을 정확하게 설명한다는 점은 놀랍기까지 하다. ‘민상 토론’이 들고나오는 주제와 이와 관련된 사안들 그리고 그 사안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까지. 마치 진짜 정치토론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우리 모두가 알면서도 외면하고 침묵해 왔던 문제들을 개그 프로그램에서 들고나왔다는 점을 높이 사야 하며, 또 시의적절한 사안들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점 역시 우리가 주목하고 칭찬해야 할 .. 더보기 [정유진의 기자 칼럼]드라마 속 ‘을’ 꾸짖는 ‘을’들 영국은 의 나라답게 사회계급 문제를 다룬 드라마가 많았다. 고된 현실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은 (1964~1995년) 같은 드라마가 그 대표적인 예다. 영국의 작가나 감독들에게 노동자의 삶은 늘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곤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영국 드라마에서 계급적 정체성이 사라졌다는 분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은 대처리즘의 종말과 ‘제3의 길’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대중은 더 이상 자신들을 ‘노동자’로 인식하지 않았다. 몇년 전 영국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자신은 중산층이라고 답했다. 금융위기 이후 영국의 경제적 불평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해오고 있는데 말이다. 반면 한국의 드라마는 예나 지금이나 줄기차게 ‘계급 갈등.. 더보기 [문화비평]내 딸을 부탁해 명절이 되면 각 방송사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시청자 반응이 좋으면 곧바로 정규 방송으로 편성되는데, 흥미롭게도 가족과 관련된 예능프로그램들이 명절 기간에 좋은 반응을 얻어 정규 방송으로 편성되고 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도 마찬가지다. 연예인들은 평소 바쁜 일정 때문에 가족들과 대화할 시간이 별로 없다. 특히나 연예인 아빠와 딸의 관계는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다. 에 출연한 강석우, 이경규, 조재현, 조민기는 모두 쉰을 훌쩍 넘긴 중년 연예인들이다. 바쁘고 화려한 청춘시절을 지나 자녀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출가를 준비시켜야 하는 아빠들이다. 어느덧 성년이 되어 장성한 딸을 보면서 자신의 뒤를 돌아보곤 하지만, 요즘 ‘딸 바보 아빠’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들은.. 더보기 [문화비평]‘풍문으로 들었소’의 놀라운 풍자 SBS 월화드라마 는 우리 시대 특권층의 속물의식을 풍자하는 작품이다. 특히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귀족의식과 특권을 대물림하려는 계급 세습의 욕망을 비판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할아버지 때부터 대를 이어온 법조가 명문 출신이자 국내 최대 법률회사 ‘한송’의 대표 한정호(유준상)가 자신의 “제왕적 권력”을 다시 아들 한인상(이준)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내용이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드라마는 한정호가 대표하는 “대한민국 초일류 상류층”의 속물성을 크게 두 가지 층위에서 풍자한다. 하나는 특권층의 기만적이고 모순적인 언어를 통해서요, 또 하나는 그들의 이중성을 관전하는 일반 시민들의 비평적 언어를 통해서다. 전자가 한정호의 가식적 “워딩”으로 대표된다면, 후자는 그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뒷담화’로 나타난다. 우.. 더보기 [문화비평]아픈 왕자, 피곤한 신데렐라 2010년 방영된 드라마 은 신데렐라 로맨스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었다. 그 이전까지의 신데렐라 드라마가 여주인공을 빈곤으로부터 구원하는 재벌 남주인공의 순정을 강조했다면, 은 사랑으로도 넘을 수 없는 둘 사이의 계급 장벽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가난한 여주인공에게 결혼은 못하니 “세컨드”라도 되어달라는 재벌 캐릭터는 너무 속물적이어서 오히려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는 결국 남녀의 몸이 뒤바뀌는 판타지 기법을 동원하고 나서야 신데렐라 로맨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신데렐라 드라마에서조차 더욱 강력한 판타지 형식을 빌리지 않고서는 계급 역전이 불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신데렐라 로맨스는 이러한 현실의 증후를 공유한다. 달리 말하면 계급양극화 시대의 현실과 신데렐라 판타지의 .. 더보기 [문화비평]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진화했을까 SBS의 인기 시사 프로그램 의 새해 첫회 제목은 ‘백화점 모녀와 땅콩 회항’이었다. 얼마 전 백화점 VIP 고객이 자신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차가운 주차장 바닥에 주차요원들을 30분 넘게 무릎 꿇린 사건과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아의 비행기 회항 명령 사건이 주 소재다. 일명 ‘갑의 횡포’로 세간을 들끓게 한 두 사건을 단순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20년간의 재벌범죄백서와 연결해 구조적 부조리의 문제로 확장한 이날 방송에는 프로그램 특유의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잘 살아 있다. 방송이 나간 뒤 관련 내용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를 장악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는 등 반향도 적지 않았다.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는 어느덧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공분’의 대변자로 자리 잡았다... 더보기 [문화비평]우리 사회의 복원지점은 어디인가 SBS 월화드라마 는 3년 전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박경수 작가의 최신작이다. 는 2012년 대선 정국에 등장해 부패한 대선 후보와 맞서는 소시민의 이야기로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냈다. 다음 해에 발표한 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한국경제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탐욕에 눈먼 자들이 재벌기업의 총수 자리를 차지하려 이전투구를 벌이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검찰 세계를 정조준 한 에 이르러 박경수 작가는 정치, 자본, 법이라는 한국 사회 주요 지배 권력의 속성을 해부하는 이른바 ‘권력 삼부작’을 완성하고 있다. 세 작품이 일종의 연작 성격을 띤다는 것은 주인공 박정환(김래원)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주인공 장태주(고수)의 결말에서부터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에서 장태주는 정환과 같은 .. 더보기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