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썸네일형 리스트형 에스트루드 질베르토 ‘걸 프롬 이파네마’ 휴가철이 다가오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남쪽에 있다는 이파네마 해변에 가고 싶어진다. 별로 현실성이 없기에 대신 찾아 듣는 음악이 있다. ‘걸 프롬 이파네마’, 들을수록 사랑스러운 노래다. “이파네마 해변의 태양에/ 구릿빛으로 그을린 소녀/ 아, 그대가 걷는 모습은 시보다도 아름답고/ 내가 이제껏 본 그 어떤 것보다도 아름답네.” 1962년 겨울 어느날 작곡가 비니시우스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이파네마 해변의 단골카페에 앉아 있었다. 그때 카페 앞을 경쾌한 걸음걸이로 지나는 19세 소녀를 보고 비니시우스가 외쳤다. “저길 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녀가 지나가는군.”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가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노래가 될 줄은 그들도 몰랐으리라. 더군다나 두 사람은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었다. 이 .. 더보기 김정호, 이름 모를 소녀 ‘버들잎 따다가 연못 위에 띄워 놓고/ 쓸쓸히 바라보는 이름 모를 소녀/ 밤은 깊어 가고 산새들은 잠들어/ 아무도 찾지 않는 조그만 연못 속에/ 달빛 젖은 금빛 물결 바람에 이누나.’ 요절한 김정호(본명 조용호·1952~1985)는 천재였다. 1974년 발표된 ‘이름 모를 소녀’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그 전에 이미 음악동네에서 인정받던 싱어송라이터였다. 이 노래는 그가 중학교 때부터 짝사랑하던 선배의 사촌동생 이영희를 위해 만든 노래였다. 이 노래가 발표되자 짝사랑을 눈치챈 이영희가 명동 ‘쉘브르’에서 노래하던 김정호를 찾아가면서 연애를 시작, 3년 만에 결혼한다. 한국전쟁 때 납북된 박동신 명창이 외조부였고, 외삼촌은 아쟁 명인 박종선, 어머니는 명창 박숙자였으니 음악적 혈통을 타고 난 셈이다. 집을 나.. 더보기 밥 딜런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밥 딜런이 곧 내한공연을 갖는다. 8년 전 첫 내한공연 때 그는 정작 관객들이 기다리던 곡을 부르지 않았다. 바로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 on Heaven’s Door)’였다. ‘엄마, 내 총을 내려놓게 해주세요./ 난 더 이상 총을 쏠 수 없어요./ 길고 어두운 구름이 몰려오고 있어요./ 마치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것같이.’ 수많은 국내외 가수들이 불렀던 이 노래는 1973년 그가 출연한 서부영화 을 위해 직접 만들었다. 악역 전문배우 제임스 코번과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주연한 문제적 영화로 보통의 서부영화와 달리 다소 비열하고, 사색적인 보안관과 악당이 등장한다. 노래에서 총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군인들의 총, 혹은 추악한 권력의 상징으로도 해석된다. 1960년대 연.. 더보기 이문세 ‘난 아직 모르잖아요’ “여리고 섬세하면서도 다분히 여성취향적인 감성의 소유자죠. 특히 시적인 언어감각은 당대 최고입니다. 이영훈이 없었다면 이문세도 없었을 겁니다”(이문세). “그의 노래엔 상업적 고급성이 아닌 문화적 고급성이 있어요. 어떤 가사와 멜로디를 써줘도 이해하기 쉽게 들려줍니다”(이영훈). 2001년 3월 경향신문에서 대담을 위해 만난 두 사람이 나눈 덕담이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막강한 문화콘텐츠로 사랑받는 이영훈-이문세 콤비의 노래들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984년 가을, 이장희가 운영하던 광화문 랩 스튜디오에 신촌블루스 엄인호, 가수 권인하, 이문세 등이 모여 있었다. 아직은 포니승용차에 기타를 싣고 떠돌던 무명들이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피아니스트 이영훈이 있었다. 원래 미대 지망생이었던 이영훈은 스탠.. 더보기 핑크 플로이드 ‘더 월’ 1990년 7월 베를린 장벽이 허물어진 것을 기념한 콘서트 (The Wall)은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제작비 600만달러, 20만명의 관객, 전 세계 10억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3시간에 걸쳐 신디 로퍼, 스콜피언스 등 팝스타들이 핑크 플로이드의 로저 워터스와 무대를 꾸몄다. 공연이 계속되는 동안 무대 뒤쪽으로 쌓아 올렸던 블록 벽을 무너뜨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전 세계인들이 눈물을 흘렸다. 홀로 남은 분단국가의 시민이 된 우리도 언젠가 DMZ에서 저런 공연을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다. 지금 천재일우의 기회가 오고 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베이시스트인 로저 워터스가 쓴 (1979)은 록음악사에 남는 명반이다. 특히 수록곡 ‘어나더 브릭 인 더 월(Another Brick in the Wall)’(파트2.. 더보기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를 점령한 뉴스를 접하면서 ‘서태지와 아이들’이 떠올랐다. 훗날 ‘문화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은 서태지가 데뷔한 지도 벌써 26년이 지났다. 서태지가 데뷔했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방탄의 청년들이 세계를 정복한 것이다. ‘하여가’는 1993년 6월 발표된 2집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서태지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음악으로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미 데뷔 앨범으로 태풍을 몰고 온 서태지는 2집 앨범이 200만장 이상 판매되면서 음악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너를 볼 때마다 내겐 가슴 떨리는 그 느낌이 있었지/ 난 그냥 네게 나를 던진 거야 예이예이에.’ 서태지의 원맨쇼로 만들어진 음악은 기성세대에겐 생소한 속사포 랩과 힙합 패션, 회오리춤을 무기로 10대들의 열광적 지지를.. 더보기 퀸 ‘보헤미안 랩소디’ 꽉 낀 청바지를 입고 상반신을 드러낸 채 무대를 질주하는 프레디 머큐리의 콘서트 영상을 보면 여전히 가슴이 뛴다. 피아노를 치면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던 머큐리는 지금 이 땅에 없지만 누가 뭐래도 금세기 최고의 로커였다. 퀸의 4집 앨범(1975년)에 수록된 ‘보헤미안 랩소디’는 팝 역사상 손꼽을 만한 논쟁적 곡이다. 5분55초라는 긴 곡에 한 편의 심포니와 같은 웅장함이 담겨 있다. 아카펠라로 시작하여 록과 발라드, 팝페라의 분위기가 어우러진 파격이 놀랍다. 이 노래에 맞춰 최초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엄마, 난 사람을 죽였어요(Mama, just killed a man)”라고 절규하다가 “쉽게 왔다, 쉽게 가네. 그냥 나를 놔줄 텐가?(Easy come, easy go, .. 더보기 안치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우리에게 5월은 늘 뜨거운 혁명의 계절이었다. 백기완이 쓰고, 김종률이 작곡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에서 불리고 있지만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운동권 가요가 있을까?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님의 눈물이/ 가슴속에 사무쳐오는 갈라진 이 세상에/ 민중의 넋이 주인 되는 참세상 자유 위하여….” 1987년 연세대 노래패인 울림터 멤버였던 안치환(당시 연세대 사회사업학과)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로부터 선거 유세에 쓸 노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평소 민중시인 김남주와 박노해의 시를 탐독하던 안치환은 지명수배를 받고 쫓겨 다니는 노래패 선배의 아픔을 떠올리면서 고스란히 이 노래에 담았다. 그 진심이 통해서였는지 이 노래는 대학가에 구전되면서 이내 유명해졌다.. 더보기 이전 1 ··· 12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