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보기=====/김제동의 똑똑똑 썸네일형 리스트형 (17) 배우 설경구 사람들이 그랬다. 배우 설경구(42)를 만난다고 했더니 “갔다가 한 대 얻어맞는 거 아냐?”라고. 혹자는 또 그런다. “너 그 형 보면 욱하겠다”.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짚는다. 형수님(배우 송윤아)이 이상형이기 이전부터 난 형님의 팬이었다. 출연작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볼 정도로. 필요 이상의 해석을 하고 몰아가지 마시라. 벼르고 벼르다가 간도 크게 형님에게 물었다. “그것 때문에 기분 나쁘시냐”고. “나쁘기는…, 사람들이 이상한 거지”. 화통한 대답이 돌아온다. 그래, 나 앞으로도 형님 앞에서 괜히 졸 필요 없는 거다. 사진: 경향신문 데이터베이스 김-형님, 아이구 빨리 오셨네요. 이건 애기 선물. 축하해요 설-뭘 이런걸 다. 김-그때 제가 먼저 취했죠. 설-복분자 좋은 것 있다고 해서 갔더니. 자기.. 더보기 (16) 은퇴한 야구선수 양준혁 ‘입신양명(立身揚名)’이라기엔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8할이 야구다. 동네 야구를 하며 자라난 촌놈의 소원이자 꿈은 푸른 잔디구장을 직접 밟아보는 것. 1999년 삼성라이온즈 대구구장 장내 아나운서 일을 시작하면서 떨리고 벅차오르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런 촌놈에게 ‘4번타자’ 양준혁(41)은 존재만으로도 기쁨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는 우상을, 전설을 넘어서는 신이다. 양신(梁神). 93년 프로데뷔 후 숱한 기록을 갈아치운 ‘한국 야구사의 기록제조기’. 그의 빗속 은퇴식을 보면서 ‘한 시대가 저문다’고 느낀 건 그의 당당한 체구만큼이나 묵직한 무게감 때문이었다. 양=야~, 니 와이래 늙었노 김=참~나, 형님은 늙은거 생각도 않나. 영감쟁이가. 그나저나 축하해야 되겠제.. 더보기 (15) 안희정 충남지사 ‘좌희정, 우광재.’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대중들은 두 사람을 그렇게 불렀다. 하여 이들은 노 전 대통령과 더불어 부침을 겪다가 나란히 충남과 강원의 수장에 당선됐다. 안희정과 이광재, 언론에서는 ‘노(盧)의 남자들 부활’이라고 칭했다. ‘부활’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의 만남에 앞서 노 전 대통령을 보내드리던 그날이 떠올랐다. 서울시청앞 노란 물결 속에서 울면서 노제를 진행했던 짧고도 길었던 순간, 나는 그곳에서 ‘역사의 한 장면’을 직접 체험했다. 노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좌희정은 조직에 강하고, 우광재는 기획에 능했다”고 평했다. 나에게 안희정 지사는 투사적인 강인함과 단단함, 날카로움으로 각인돼 있다. ‘야생마’가 이른바 ‘꼰대’가 됐다니 쉽게 상상이 안갔다. 김-어떻게 지내세요? 안-.. 더보기 (14)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역인 여당 4선의원에 대한 사찰이라니. 이럴진대 일반인이, 힘없는 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얼마나 엄청난 크기로 자리잡고 있을까.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의 마음은 무척이나 답답해 보였다. 화가 나 견딜 수 없을 법도 하건만 그래도 자신은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라 괜찮단다. 이런 일이 생길수록 전의가 불탄다면서. ‘맹탕 같은’ 검찰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되고,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인사 중 하나인 박영준 전 국무차장이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임명된 그날 남 의원을 만났다. 위로삼아 내가 술 한잔 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남: 우리 언제 처음 봤죠? 느낌표 때인가 그뒤에 무슨 토론회때 제동씨가 사회봤는데. 그때 제동씨가 돌아다니면서 여러사람을 인터뷰하더라고. .. 더보기 (13) 가수 김C 세상은 지축을 중심으로 돈다지만 김C, 그에게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매든 말든, 그런 사소한 것까지 국가가 나서서 관리 감독하고 벌금을 매기는 일에 심한 거부감을 느낀다는 그는, 내가 보기에 극단적 자유주의자이자 개인주의자다. 그도 부정하지 않는다. 한술 더 떠 자신은 무정부주의자라는 그가 난 참 부럽다. 싫은 일은 절대 안하며, 남 눈치를 보는 법도 없이 자신의 마음과 감정에 대한 솔직함이. 그렇지만 그의 외모는 전혀 부럽지 않다. 얼마전 트위터에 자신의 외모가 나보다 우월한 걸 증명하겠다며 턱도 아닌 셀카를 찍어 올리는 일을 자행했지만 결국 팔로워들에 대한 민폐로 귀결됐다. 나? 이래봬도 서래마을 (꼬마)요정, 패셔니스타다. 그를 만나기로 한 시간은 오후 1시. 여전히 부.. 더보기 (12) 이정희 민주노동당 새 대표 여의도에 웅장하고 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는 돔형의 국회의사당을 볼 때마다 난 엉뚱하게도 ‘돔구장’이 떠오른다. 몇 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리나라가 준우승을 했을 때 국내에도 돔구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나는 국회의원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주는 야구선수들에게 돔구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돔형의 의사당에선 매일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싸움질이 난무하지만 돔구장이 들어서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즐거운 야구가 펼쳐질 것이다. 민주노동당 당대표로 선출된 이정희 의원을 만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TV나 온라인을 통해 봤던 이 의원은 늘 단호한 표정으로 차분하면서도 매서운 질책을 하는 ‘철의 여인’이다. 네티즌들의 표현을 빌리면 고위 관료들을 ‘떡실신’시키는…. 오프라인에서 만.. 더보기 (11) 영화감독 강우석 상상력의 한계를 끊임없이 확장하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압축해 담아내는 영화는 그 자체로 소우주다. 두 시간 속에 인생을 압축하고, 감동과 재미를 조율해내는 영화감독은 한마디로 ‘소우주의 주인’인 셈이다. 시리즈를 비롯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의 감독 강우석. 그의 영화들을 보면서 처절한 현실을 특유의 유머코드로 풀어내는 저 감독은 분명 여성적이고 섬세한 감정선의 소유자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대뜸 “남자들만 나오는 영화를 만들지만 내면은 여성적일 것 같다”고 했다. “어떤 현상을 보고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감정선이 보통 사람들보다 예민하죠. 예전에 제동씨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내가 대답한 느낌이 들 정도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데요?” 한국영화를 움직이는 거물 감독님이 나와 비슷한 표현법.. 더보기 (10) 탤런트 고현정 배우 고현정. 대중에겐 거침없고 강렬한 ‘포스’의 소유자로 각인돼 있다. ‘만인의 연인’이라는 진부한 이미지보다 ‘불가침의 여신’으로 상대를 항복케 하는 힘이 있다. 그랬다. 적어도 직접 만나기 전까지 나에게 그는 ‘여신(女神)’이었다. 한때 ‘송윤아’가 그랬듯이. 그런데 이 ‘누나’, 내가 잘못봤다. 지난 겨울 나보다 세 살 많은 그를 술자리서 만난 건 트라우마를 남긴 일종의 사건이었다. “TV에서 보는 것과는 딴판이네”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연예계 ‘잔밥’깨나 먹은 나로서도 감당하기 힘들었으니까. 그날 이후 ‘여신’은 높고 고매한 자리에서 내려와 넘치는 푼수기에 술 마시고 진상 떠는 ‘동네누나’로 내 곁에 있다. 형수가 돼버린 송윤아씨보다, 예쁜 동네누나가 훨씬 실속이 있지 않은가. 김=(인터뷰 끝..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