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 1일 미국대사관에 영주권 포기 확인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택연은 "공익 판정을 받았지만 현역으로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보고 입대 의사를 굳혔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인터넷에서 택연을 '옥공익'으로 비하하는 네티즌들이 많았습니다. 키 185cm, '찢택연'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건장한 체격의 택연이 공익 판정을 받았으니 뒷말이 무성했던 겁니다.
이 와중에 현역으로 가겠다고 하니, 상황 반전입니다. 더 이상 온라인에서 '옥공익'이라는 비아냥거림은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연예인의 군 복무 논란은 아직도 뜨거운 감자입니다.
'연예인의 무덤'으로 알려진 군대. 20~25살,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에 날아오는 입영통지서는 마치 미래를 압류하는 '빨간 딱지'로 느껴질 법도 합니다. 실제로 연예인 중 군면제/공익 판정을 받은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요.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터지는 연예인 병역비리, 대표적인 사건 몇 가지를 모았습니다.
TV에서 그렇게 잘 놀던 네가 군 면제?
병역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MC몽과 배우 박해진.
가수 MC몽은 병역면제비리 의혹으로 재판장에 섰습니다. MC몽은 지난 2004년 입영 통지를 받고서 브로커이자 산업디자인학원 영업사원인 고씨에게 250만원을 주고 재원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는가 하면, 공무원 또는 각종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거나 외국에 나간다는 핑계로 다섯 차례에 걸쳐 422일 동안 입영을 연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 2월 ‘치아 결손으로 인한 저작기능 장애’ 판정을 받아 신체등급 5급으로 병역면제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고의 발치 의혹으로 결국 TV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물론, 네티즌들의 맹비난도 이어졌는데요. "<1박 2일>에서 열심히 닭꼬치를 먹던 모습은 어떻게 된 것이냐" "그동안 TV나오면서 9급, 7급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고생했겠다"라며 MC몽에게 실망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MC몽 사건의 분노가 채 식기도 전에 이번에는 "정신질환으로 최근 군 면제를 받은 연예인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보도됐지만, 곧 당사자가 배우 박해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박해진은 고의 면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2004년 4월 면제처분을 받은 후 2005년 11월까지 1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은 진료기록을 공개했습니다. 박해진은 “만일 이제까지 내가 주장했던 것이 경찰 조사결과 사실이 아니라면 내일 당장이라도 입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설마... 병역 면제 받으려고 한국 국적 포기한거니?
가수 유승준과 손호영
사실 연예계에서 가장 유명한 병역면제 사건의 주인공은 가수 유승준일 겁니다. 유승준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오늘날 '몸짱 신드롬'의 원조이자 <찾길바래>, <나나나>, <열정>등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냈습니다.
활동기간동안 군복무 의무를 당연히 이행하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는데요. 그러나 2002년 1월, 한국 국적을 포기한 뒤 돌연 미국으로 출국하며 자동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습니다. 유승준 출국 직후 법무부는 입국 금지조치를 통보했습니다. 8년이 지난 오늘까지 입국금지조치는 해제되지 않았는데요. 해외에서도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국내 팬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해외 국적자는 징집대상이 아닙니다. 실제로 연예계에도 미국, 일본 국적의 '한국 태생' 엔터테이너들이 많습니다. 논란의 원인은 이들이 병무청 문턱을 넘기 직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고의가 아니더라도 의혹의 화살을 온몸에 받게 되지요. 2005년 인기그룹 god의 멤버 손호영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몸짱 스타의 공익 판정
그룹 신화
그룹 신화는 아이돌 1세대 가수입니다. HOT, god, SES, 핑클 등 전설적인 그룹 '반열'에 오른 팀입니다. 훤칠한 외모에 근육질 몸매로 여심을 사로잡았고, 1998년 데뷔한 이래 10년 가까운 세월동안 인기를 구가한 '롱 런' 그룹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공익의 신화'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사진 속 여섯 남자는 중 멤버 앤디를 빼고 모두 공익 판정을 받았거든요.
사실 택연을 포함해 '근육질 연예인'의 공익 판정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공익근무요원이 부끄러운 것은 전혀 아니거든요. 그런데 왜 '공익 연예인'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것일까요?
신기한 것은 연예인들 대부분이 건강상의 결함으로 공익 판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사유 역시 어께탈구부터 정신질환, 사구체신염, 폐결핵 등 다양합니다. '조기 흥분 증후군'같은 희귀병도 면제 사유로 간간히 등장합니다.
활발한 연예활동을 하는 사람이 앓을 만한 질병은 아닌 것 같아 보이니, '면제용 사유를 만들어 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지요.
가수 김종국과 조성모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공익요원으로 복무한 연예인들에 대한 시선이 따뜻하지는 않습니다. "전혀 건강에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왜 공익으로 갔냐"는 겁니다.
사진에 보이는 김종국과 조성모의 면제사유는 각각 허리디스크, 무릎연골수술입니다. 김종국 외에도 룰라 이상민, 코요태 김종민, 이지훈, 유지태 등이 병역면제를 받거나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습니다.
괜히 공익판정을 부끄러워하며 "전 정말 현역 가고싶었는데...."라는 뉘앙스로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중화해보려는 연예인도 있습니다. 특히 "저 혼자 편해서 죄송하다" "부끄럽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공익근무 연예인도 있었는데요. 공익판정, 부끄러워 할 일 아닙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모 네티즌은 "다른 (일반인) 공익근무요원들까지 함께 폄훼하는 말이 될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공익판정을 받을 타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공익'이라는 이유로 매도돼서는 안 될 텐데요. 연예인 중 공익판정 비율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공익근무자 전체가 싸잡아 비난받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병역 비리 들통났을 땐... "무조건 입대"
실제로 병역 면제를 위해 각종 편법을 동원하다 적발된 연예인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배우 장혁, 송승헌인데요. 2004년 내과적 사유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가 브로커를 동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검사를 받았고, 현역 입대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송승헌은 “공인의 신분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주었다”며 “2년 넘게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군입대 문제에 부닥쳐 씻지 못할 과오를 저질렀다”고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수 싸이는 병역비리 의혹으로 군 복무를 두 번 했습니다. 싸이는 지난 2002년 12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35개월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를 마쳤지만, 2007년 5월 병역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재입대가 결정됐습니다. 같은 해 12월17일 현역으로 입대한 뒤 두 번째로 병역의무를 수행했는데요.
이런 상황을 두고 가수 윤종신은 "복무기간만 따지면 싸이는 중사 계급장도 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싸이의 총 복무 기간은 55개월입니다.
군복무, 잘하면 오히려 인기 상승!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연예인의 인기는 식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뜨거워질 뿐이지요. 배우 조인성, 천정명, 가수 이정 등이 대표적인데요.
2009년 1월 입대한 천정명은 '악마 조교'라는 이름으로 신병교육대에서 명성을 날렸다고 합니다. 그는 육군이 선정하는 '특급전사'에 뽑히기도 했는데요. “조교생활 초기에는 연예인 출신이라 훈련병들이 쉽게 볼까봐 ‘악마’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혹독하게 훈련시켰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제대 후 <신데렐라 언니>등의 히트작에 출연하면서 군복무 공백을 단번에 날렸습니다.
조인성 역시 지난해 4월 입대해 공군 군악대 군악공연팀에서 복무하고 있는데요. 다른 연예병사들과 함께 군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 등이 공개되면서 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습니다.
혹, 이 순간 군대가 두려워서 피하려는 연예인이 있다면 한마디 드리고 싶네요.
"팬들은 당신을 잊지 않는답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경향신문 웹장 대학생기자 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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