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가 뭐 그리 중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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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정태춘의 붓으로 쓰는 노래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한가요

박은옥 정태춘 40 _ 900×470 _ 초배지에 먹 _ 2019


苦路長途共來此 言謝不足故折腰(고로장도공래차 언사부족고절요)


“힘든 길 긴 여정 함께 여기까지 왔습니다. 말로 감사하는 것으론 부족하니 허리를 꺾습니다.”


지난주, 여러 미술가들과의 전시에 나의 붓글들 30여점을 걸게 됐다.


나는 거대한 전시장의 가장 안쪽 구석방을 골랐다. 그리고 그 방 들머리에 이 글을 걸었다.


지난 40년, 늘 나의 이름 뒤에 붙여졌던 아내의 이름을 내 앞으로 모신 글. 은색으로 극진한 감사의 토막 한시까지 한 편 올려서.


사람들이 그에게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물었다. 그는 “난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한가요?” 했다.


거어 참….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