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버릴까 _ 450×350㎜ _ 화선지에 먹 _ 2014
‘뉴 노멀’이라고 한다. 이걸 새로운 정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다. 코로나19 사태 70여일.
대개의 국경이 봉쇄되고 대개의 시민들이 집 안에 격리되고 그간의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사회적 교류가 중단되었다. 문화 예술, 철학…. 세계의 모든 상상력과 사변들이 깊은 침묵에 빠졌다. 언제 복구될 것인가? 한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들은 보다 적은 타격으로 짧은 터널의 끝을 보는 듯하지만 어떻게 다시 악화될지 알 수 없다고 하고, 전 세계 의료계는 비명을 지르고 있고, 인류는 참담한 지경에 빠져들었다. 상황이 얼마간 호전될 수는 있어도 다시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산업 문명의 분기점일까? 무슨 깊은 성찰과 대안이 아니라 지금 당장은 저 지난 세기의 국경 안에 갇힌 무력한 시민들이, 집 안에 격리된 인간들이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의 정부들이 시민들을 구해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국경 없는 세계를 무소불위로 통솔하던 산업과 자본은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손실 계산만 할 뿐, 수수방관 중인데.
제발, 우리가 이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기를, 인간들이 이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로부터 속히 벗어날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 우울한 우리들의 문명.
<정태춘 |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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