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블라블라 썸네일형 리스트형 [몸으로 말하기]물구나무 서서, 관념의 시선서 자유로워지기 2009년, 이 땅에서 무용가로 살아간다는 것에 지쳐갈 무렵, EBS 에서 한 달간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편의 큐레이터를 제안해왔다. 코트디부아르는 프랑스어로 ‘상아 해안(아이보리 코스트)’을 뜻하며, ‘아프리카의 기적’ ‘아프리카의 꿈’으로 불리는 나라이다. 66개 종족의 춤과 음악 등 아프리카 최고의 예술혼과 오랜 세월 그들의 삶 속에서 깊이 숨 쉬는 정령신앙은 호기심과 매력으로 다가왔다. 코트디부아르를 미지의 세계로만 생각했기에 수도 아비장의 고층빌딩과 시원스레 뻗은 도로들을 마주했을 때의 당황스러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카카오 생산 세계 1위의 농장, 블룰레 마을의 신성한 마스크 바 춤, 리듬감의 춤 ‘테마테’, 삶의 터전 ‘방코 빨래터’, 전통신앙인 부두교, 춤과 음악을 담아내는 사.. 더보기 [기자칼럼]‘어른’ 곽덕순 지난주 KBS 수목드라마 (동백꽃)이 막을 내렸다. 실로 오랜만에 ‘열심히’ 드라마를 봤다. ‘본방 사수’를 위해 귀갓길에 종종걸음을 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는데, 이번에 다시 경험했다. 본방을 하고 나서 몇시간 뒤면 케이블TV에서 재방송을 해주고,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인 ‘넷플릭스’에서도 큰 시차 없이 다시 볼 수 있었지만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만큼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많은 등장인물이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조명을 받았다. 동백이와 함께 여성서사의 한 축을 이룬 향미와 정숙(동백이 엄마)은 드라마의 후반부를 강하게 끌고나갔다. 몇몇 대목에서는 주인공보다도 더 강한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눈여겨본 인물은 따로 있었다. 남자주인공 용식이의 엄마인 곽덕.. 더보기 [정동칼럼]‘펭수’에게 부끄러운 ‘프로듀스’ 지난 7일, 행정안전부는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작성 주체는 서울청사관리소 관리과장. 제목은 “2030 직통령 펭수, 외교부 행사 출입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출입한 것임”. 다소 코미디 같은 이 사건의 발단은 조선일보의 기사였다. 기사는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제공 자료에 근거, ‘펭수’가 6일 인형탈을 쓰고 외교부 청사에 들어가면서 별도의 확인과정 없이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고 했다. 서울청사 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었고, 서울청사관리소는 미리 단체 방문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이었다. 이 해프닝은 JTBC 뉴스에서 손석희 앵커가 기자와 관련 대담을 나눌 만큼 관심을 모았다. 외교부와 행정안전부와 조선일보와 국회의원과 방송뉴스까지 시끌벅적하게 만든 펭수는 누구인가? .. 더보기 [사설]엠넷의 순위조작 논란, 또 다른 불공정 음악방송 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듀X)의 제작 PD 2명이 지난 5일 구속됐다. 두 사람은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참가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간간이 투표조작 의혹이 제기되긴 했으나 순위조작으로 프로그램 제작자가 구속된 일은 전례가 없다. 엠넷은 시청자가 아이돌을 데뷔시킨다는 ‘국민 프로듀서’ 시스템으로 명성을 쌓아온 유명 음악채널이다. 로 명성을 구축한 엠넷은 이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시리즈를 선보이며 ‘오디션 왕국’으로 군림해 왔다.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과 같은 아이돌 그룹들은 모두 무대를 통해 데뷔했다. 그러나 엠넷의 명성을 이끌어왔던 직접투표 시스템이 순위조작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담당 PD까.. 더보기 [문화로 내일 만들기]예능 포맷의 한류 1970~80년대 지상파에선 봄과 가을 프로그램 개편 시즌마다 부산 출장이 많았다 한다. 당시 방송기획 파트 실무자들이 부산 호텔방에 모여 스필오버(spill over)로 일본 방송을 보며 인기 프로그램 포맷을 모방해 개편 아이디어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연예인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게임이나 운동으로 경연했던 ‘청백전’도 일본의 ‘홍백전’ 프로그램의 모방이었다고 하니, 모두 기억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포맷이 그렇게 국경을 넘나드는 전파를 통해 국내 방송으로 전해졌을 것이다. 매년 프랑스 칸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상담·판매하는 마켓이 열리는데, 특히 올해 매일 발행되는 소식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왜 한국은 더 이상 포맷을 구매하지 않는가’라는 내용인데, 매년 평균 수십개의 방송 포.. 더보기 [공감]트로트가 기가 막혀 충격적이었다. 오래전 국내 최고 가수들이 기량을 겨루던 에서 백지영씨가 나훈아씨의 ‘무시로’를 불렀을 때. 가슴에 총 맞은 느낌. 그때까지 왠지 유들유들한 ‘무시로’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전혀 다른 곡을 알게 된 것 같았고, 한동안 참 많이 흥얼거렸다. 조관우씨의 ‘남행열차’도 그랬다. ‘그토록 구슬픈 가사였다니!’ 응원전에서 단체로 몸을 앞뒤로 접어가며 신나게 부르고, 노래방에선 춤까지 추던 것이 미안할 지경이었다. 가요에 대한 짧은 소견을 환기시켜 준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최근 트로트 스타 발굴을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 이 화제다. 종편 예능 최고 시청률을 연이어 경신하고, 눈에 띄는 참가자들은 유튜브 스타로 등극 중이다. 예상 못한 비주류 돌풍에 다양한 분석도 이어진다. 새벽시장 같은 질박함 속에서.. 더보기 [여적]마징가Z의 부활 마징가Z는 일본 만화가 나가이 고가 만든 슈퍼로봇 캐릭터다. ‘마징가’는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전투병기 ‘마신(魔神)’을 의미한다. 1972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는 후지TV에서 1974년까지 92회가 방영됐다. 로봇 애니메이션의 새 영역을 개척한 는 평균 시청률이 30%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에선 1950년대부터 ‘만화의 신(神)’으로 불린 데쓰카 오사무의 을 비롯해 등과 같이 슈퍼로봇을 등장시킨 수많은 애니메이션이 제작됐다. 하지만 이런 슈퍼로봇들과 달리 마징가Z는 세계 최초의 탑승형 로봇이다. 주인공 가부토 고지(한국명 쇠돌이)가 머릿속에 앉아 마징가Z를 조종한다는 설정 자체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가슴의 V자 장치에서 나오는 강력한 빛과 로켓 주먹으로 악의 과학자인 헬.. 더보기 [사설]무리한 속도전이 낳은 tvN ‘화유기’ 방송사고 한국 방송사에 기록될 만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4일 밤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 2회는 두 차례 방송이 중단된 끝에 단축방송됐다. 9시에 시작한 드라마는 9시40분쯤 중간광고를 내보낸 뒤 다른 프로그램 예고편을 10여분 송출했다. 이후 방송이 재개됐으나 10시20분쯤 중단되고 15분간 예고편만 나왔다. 다시 6분가량 드라마가 방송되는가 싶더니 10시41분 돌연 종료됐다. 정상적으로 방송된 부분조차 ‘정상’은 아니었다. 와이어에 매달린 스턴트맨이 날아다니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컴퓨터그래픽(CG)을 통해 요괴로 변환시켰어야 하는데 원본을 내보낸 것이다. 충분한 기간·인력을 투입하는 대신 사실상 실시간으로 제작하는 ‘생방송 드라마’의 고질적 병폐가 부른 참사로 봐야 한다. tvN 측은.. 더보기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