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생각꺼리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가 닮아야 할 진정한 지도자 “흔히 말하듯, 지도자란 타인을 돕기 위해 안전지대를 벗어난 사람이다.” 죽음을 앞두고 쓴, 성공한 한 과학자의 파란만장한 자서전에서 만난 인상 깊은 구절이다. 이 한마디에 지은이 바레스의 삶이 오롯이 응축되어 있었다. 가난했다. 끼니를 거를 정도는 아니었으나 아버지는 일보다 친구와 도박을 하거나 카드 게임하는 걸 더 즐겼다. 어머니는 40대 중반에 세상을 떠났다. 다행히 어머니한테서 공부머리를 물려받아 학업성적은 늘 우수했다. 아버지는 중독성향을 물려주었으나, 도박이 아니라 ‘과학과 연구’에 대한 중독이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스스로 자신의 특징을 일러 연구를 향한 주체할 수 없는 강한 열정과 인내와 끈기, 그리고 회복력과 탄력성이라 했다. 갖은 난관을 이겨내고 MIT에 들어갔다. 당시 MIT 전체 학생 .. 더보기 [여적]디즈니 성소수자 애니 백설공주, 피노키오, 인어공주, 겨울왕국, 주토피아. 누구나 줄거리를 아는 디즈니의 대표 애니메이션들이다. 디즈니는 1937년 첫 장편 를 시작으로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었다. 기발한 상상력,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화려한 그림체는 전 세계 어린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안티 디즈니’ 운동도 힘을 얻었다. 시대를 좇아가지 못하는 낡은 가치관이 문제였다. 비현실적 몸매의 여린 공주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공주 이야기’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이다. 디즈니도 결국 시대의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인기를 유지하려면 캐릭터의 다양화를 통해 시대에 맞는 가치관을 반영하는 노력이 불가피했다. 남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인종적 편견을 허무는 작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1992년 에서 처.. 더보기 [기고]위상 추락한 책, 문 닫는 동네서점 맥주 이름과 똑같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상을 뒤흔들어 놓은 지 벌써 여러 달이 되었다. 요동치는 세계의 혼란을 지켜보며 이제까지 누려오던 일상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불안도 짙어졌다. 그런 가운데 전염병과 관련한 책들이 미디어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를 예견했다는 내용으로 화제를 모은 책은 딘 쿤츠의 소설 과 데이비드 콰먼의 다. 쿤츠의 책은 지난 4월 국내에서 번역, 출간됐다. 중국의 우한지역을 연상케 하는 ‘우한 400’이라는 치사율 100%의 바이러스를 소재로 하고 있고, 떠도는 음모론과 유사한 내용 때문에 이 책의 화제성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반면 콰먼의 책은 허구가 아닌 과학적 논증을 통해 이미 10년 전에 오늘날과 같은 인수 공통 전염병의 대유행을 예고했다는 점과 코.. 더보기 [몸으로 말하기]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봄이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소한 봄기운마저 이리도 소중하게 감동을 주고 있다고 할까. 불안과 함께 사는 가운데 가정의달은 어김없이 다가왔고 평소에 무덤덤하게 지낸 가족에게 의미를 두는 기회가 왔는데 그 마음을 실행할 수 있는 가족과 함께 있는 이들이 새삼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어버이날이라고 하지만 어머니날로 기억되던 그날이 오면 나는 세상을 떠난 지금의 나보다 더 젊은 엄마를 여전히 그리워한다. 엄마를 떠올리기 위해 뒤를 돌아보면 어느 봄날에 엄마가 춘 춤이 따라온다. 사실 엄마는 언제나 나를 앞서가고 있었기 때문에 뒤돌아본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이 기억도 해마다 조금씩 수정되는 것을 보면 내가 상상 속에서 만든 오해 투성이일지도 모르겠다. 어쨌.. 더보기 [여적]‘북페이백’ 캠페인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책 판매를 위한 광고문구가 아니다. 카피라이터가 고안한 독서 슬로건도 아니다. 교보문고 입구에 새겨놓은 글로, 교보생명 창업주 대산 신용호의 좌우명이다. 독학으로 공부한 신용호는 젊은 시절 1000일 동안 열흘에 책 한 권을 읽겠다는 ‘천일독서’를 통해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뒷날 사업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책을 통해 사람을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정인영, ) ‘책은 한 권 한 권이 하나의 세계다’(워즈워스), ‘책은 꿈꾸는 것을 가르쳐 주는 진짜 선생이다’(바슐라르). 책과 독서에 대한 명언은 차고 넘친다. 선인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책읽기를 강조한 것은 책이 정신활동의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창조와 사유의 힘은 책.. 더보기 [숨]사라져가는 ‘작은 거점들’ 가끔 들르는 골목 안 책방이 있다. 퇴근을 서두르다가도 ‘오늘은 책방 갈까’ 생각하면 느긋해진다. 눈빛을 주고받으며 움직여야 부딪치지 않을 만큼 작은 공간이지만 그곳의 서가를 보면 사람들이 요즘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 책방의 유리문 앞에는 메모와 포스터가 빼곡하다. 새 책 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놓칠 뻔했던 소규모 공연, 전시, 책읽기 모임, 반딧불 같은 약속의 말을 읽는다. 긴급한 사회적 의제에 대한 공동체의 발언이 붙은 날도 있다. 다들 뭐하고 지내나 했더니 이렇게 사는구나 싶어서 맥박이 건강하게 빨라진다. 나보다 앞서 책방에 들렀던 품위 있는 길고양이가 스르르 자리를 비켜준다. 동네책방에 가는 일은 이렇게 유익하다. 그날은 어린이 한 분이 책방을 향해 돌진하듯 달려왔다. 어서 들.. 더보기 고전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지혜 호메로스의 를 읽고 나면 당혹감이 든다. 신화를 읽는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이 서사시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다. 오디세우스가 10년에 걸쳐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신화의 얼개와 상당히 유사하다. 유혹을 떨쳐버리고 잇따른 위험을 지혜롭게 이겨내 마침내 귀환에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신화는 흔히 주인공이 과거보다 성숙해지고, 타인을 위한 희생을 통해 영웅으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에서는 그런 면을 읽을 수 없다. 아내를 지키고 왕국을 되찾을 뿐이다. 뭔가 다른 독법이 필요하다. 고전학자 김헌은 에서 를 인상 깊게 분석했다. 흔히 오디세우스의 방황이 10년이라 하지만, 8년 동안은 아이아이섬과 오귀기아섬에 머물면서 풍요와 환락의 삶을 누렸다. 특히 칼립스는 영원한 젊음과 건강, 그리고.. 더보기 [몸으로 말하기]춤추는 남자 언제부터인가 여성이 압도적이었던 무용계에 남성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현대무용 분야에서 그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그 요인 중 하나로 힙합을 들 수 있다. 거리에서 춤추던 힙합 춤꾼들이 순수예술로의 진입을 시작한 것이다. 힙합의 살벌한 춤 겨루기가 배틀과 동지애를 동시에 포함한 유희성으로 서로를 끌어들이는 것이 최근 세계적으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전 세계 청년 세대들을 압도적으로 사로잡은 이 묘한 춤의 매력은 당분간 이 땅에서도 지속될 것 같으니, 현대무용에서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들어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성 힙합 무용수들이 나타나고 있으나 기상천외하게 몸을 다루는 스릴을 만끽하게 하는 힙합 춤은 신체 공학적으로 남성에게 유리하다. 힙합 춤을 잘 추는 무용수를 보면 먼 옛날.. 더보기 이전 1 2 3 4 5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