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보기=====/김제동의 똑똑똑' 카테고리의 글 목록 (5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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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보기=====/김제동의 똑똑똑

(9) 홍명보 감독 여자들은 ‘군대이야기’와 ‘축구이야기’를 하는 남자들을 싫어한다고 했다. 여자들이 그만하라고 말리면 남자들은 ‘군대 가서 축구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난 잘 안한다. 왜, 장가가기 힘들어질 테니까. 그런데 오늘은 축구이야기를 해야겠다. 아니, 앞으로 한 달 가까이 축구이야기를 안하면 ‘왕따’당할지 모른다. ‘홍명보’가 오늘 내 앞에 있다. 오랫동안 국가대표 축구팀의 중원을 지키던 영원한 리베로이자 현 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 나는 아직도 2002년 한국-스페인의 8강전, 마지막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환하게 웃던 그의 얼굴을 떠올리면 피가 뜨거워진다. 이후에도 기부문화에 앞장서는 그를 보면서 저런 형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김제동/ 요즘 운동해요. 산에 가고 자전거 타고. 유재석 형이 30대.. 더보기
(8) KAIST 정재승교수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1969년생인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을 알까’ 하는 의구심과 놀라움이 교차했다. 정재승 교수는? 한술 더 떴다. 놀라움과 함께 분한 마음도 들었다. 아직 마흔도 안된 이 천재과학자는 스물일곱에 KAIST 교수가 됐다. 과학과 인문학, 대중문화 등을 아우르며 맛깔나는 글로 펼쳐내는 놀라운 재주도 가졌다. 학문적 성공과 대중적 인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게다가 우아한 형수님과 토끼같이 예쁜 세 딸까지 뒀으니…. 얼마 전엔 소설 까지 내면서 새로운 장르에도 손을 뻗쳤다. 도대체 못하는 게 없는 이 사내. 그와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입 하나 믿고 사는 나 김제동’은 영락없는 ‘고민남’이 됐다. 궁금했던 걸 물으면 매번 명쾌하고 속시원한 대답이 돌아왔다. .. 더보기
(7) 희망제작소 박원순변호사 박원순 변호사의 다이어리는 흰바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했다. 일과는 오전 7시30분부터 한밤중까지 이어졌다. 스케줄 많고 바쁜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왔지만 이런 일정표는 처음이다. 가슴 포켓엔 볼펜이 한가득이고, 주머니란 주머니마다 서류뭉치와 메모쪽지로 채워진 복장은 바쁜 일상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처럼 매니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박 변호사껜 죄송하지만 그분이 더 바빴으면 좋겠다. 바쁘면 바쁠수록 세상이 희망적으로 변할 일들이 더 많을테니까. 종로구 평창동 희망제작소 내 두 평 남짓한 작업공간은 ‘희망의 헤드쿼터’였다. [김제동의 똑똑똑](7)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 - 신문 기사는 여기에 박-방송에서 나와야 할 사람이 자꾸 신문에만 나오면 어떡해요. 뭐 그래도 좋은 세상도 오겠죠. 국민들이 다.. 더보기
(6) 산악인 엄홍길 사람을 산에 비유한다면 그는 백두산일까, 아니면 너른 한라산일까. 히말라야 영봉(靈峯) 중의 하나일까. 그의 다리는 사람들의 발길로 다져진 설악의 등산로였고, 억센 팔뚝은 풍상을 견딘 지리산 고사목이었다. 그의 눈매는 북한산의 부드러운 능선처럼 푸근했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공식적인 14좌와 독립봉으로 인정 받는 2좌를 합한 것)에 오른 한국인, 엄홍길 대장. 이름 자체가 산인 그를 봄꽃이 한창인 남산길에서 4월 20일 만났다. (이 인터뷰는 28일 오은선 대장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이전에 진행됐습니다.) 경향신문 김문석 기자 엄홍길-지금 사는데는 삼각산에서 가깝죠. 집에서 오분 거리라서 매일 갑니다. 그래서 나는 오전엔 약속을 잡지 않아요. 매일 아침 산에 가기 때문에. 김-아이구 죄송합니다.. 더보기
(5) 제주해녀 고미자씨 제주 마라도의 한 해녀가 ‘물질은 목숨을 저승에 갖다두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시인은 ‘바다와 남자는 돌아서면 늘 그립다’(‘해녀’ 중에서)고 노래했지만 해녀들의 물질이 과연 그리 낭만적일까. 그네들에게 바다는 ‘목숨’이었다. 지난해 12월 내 이름을 걸고 시작했던 토크콘서트. 10일 제주에서 끝낸 전국투어 마지막 무대서 나는 끝내 줄줄 울고 말았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나를 보러 찾아온 관객들이 고맙고, 고마웠다. 또 게스트로 무대에 서준 정태춘·박은옥, 이경규, 고현정, 윤도현, 유재석, 이하늘, 하하 등등. 그날 밤, 검은 제주바다 앞에서 해녀들이 바다에 목숨 걸듯, 무대에 목숨 걸었는지 자문해봤다. 다음날 제주올레 7코스를 걸었다. 월평포구에서 시작돼 강정, 법환을 지나 외돌개까지 이어지는.. 더보기
(4) 김용택 시인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에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에서 서럽게 서 보셨는지요 해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섬진강과 시인이 만나면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게다가 봄이라면? 잠이라도 줄여서 그곳에 가야 했다. 아쉽지만 시간 때문에 방배동 뒷산을 ‘접선 장소’로 택했다. 가벼운 트레이닝복과 운동.. 더보기
(3) 정연주 전 KBS 사장 등산하다가 허리를 좀 다쳤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화요일에 뵙기로 일찌감치 약속해 놨는데 통증 때문에 약속을 못 지킬까봐 조마조마했다. 다행히 주말공연을 하고 나니 괜찮아졌다. 그런데 이번엔 공연 게스트로 와줬던 현정이 누나가 술 한 잔을 청했다. 약속 때문에 조금만 마시려고 했는데 샴페인에 소주까지 섞어 마셨다. 천하를 호령한 ‘미실’이 권하는데 어쩌겠나. 정 사장을 마지막으로 뵌 건 지난해 성공회대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발족기념 음악회 때다. 그날 밤이 내가 에서 잘린 날이기도 하다. 정연주-허리 다쳤다며? 김제동-어떻게 아세요? 정- 나 기자출신이쟎아. 김-역시 취재력 대단해. 정-나도 허리수술 3번이나 했어. 못이 6개 박혀 있거든. 그저께는 잠을 잘 못자서 영 결리네. 김-요즘은 잠을 잘 주.. 더보기
(2) 유인촌 문화부 장관 “제동아, 둘째 아들이 왜 양복을 입고 뉴스에 튀어 나오노?” 팔순을 바라보는 우리 어머니가 나에게 물었다. 벌써 2년 전이다. 정치가 뭔지, 장관이 어떤 자리인지 모르시는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질문이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 초기 취임 때부터 대중의 눈길을 모았다. 최초의 연기자 출신 장관, 이 대통령과의 두터운 친분 등. 특히 산하기관장들을 향한 발언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얼마전 역대 ‘최장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유 장관. 연기자와 장관 그 사이의 간극은 어떠한 지, 장관직을 그만두면 다시 연기자가 될 지, 문화예술위원회나 한국작가회의 등 최근의 논란 해결 방안 등 묻고 싶은게 많았다. 물론 장관이라는 공적 자리로 인해 발언에 한계가 있겠지만, 이야기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