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테이너 트위터 영향력 상위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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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생각꺼리

소셜테이너 트위터 영향력 상위 0.1%

소셜테이너들이 사회참여 활동을 하는 데 가장 많이 활용하는 소통의 도구는 트위터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전체 트위터 사용자는 426만명이 넘는다.
이 중 소셜테이너들의 영향력은 최상위 0.1%에 포함된다. 이들의 트위터 영향력은 반값 등록금 집회나 한진중공업 희망의 버스 등 사회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시기에 급격히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 정치인들도 모두 트위터를 하고 있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소셜테이너들에게 크게 못 미친다.


국내에서는 소셜네트워크 분석 전문기업인 ‘트렌드 시크’가 지난 4월 초부터 매주 트위터 영향력 순위를 평가해 공개하고 있다. 트렌드 시크는 리트윗한 사람 수(정보의 확산도), 팔로어 수(인기도), 멘션(특정인에게 보내는 트윗)을 받은 사람 수(관심도), 멘션을 보낸 사람 수(상호도), 트윗 수(활동도) 등 5가지 요소를 점수화해 트위터 사용자들의 종합 영향력 순위를 정한다.

지난달 23일 현재 트위터 영향력 1위는 ‘동방신기’ 출신의 연예인 김재중씨다. 4월부터 줄곧 1위를 달리던 작가 이외수씨(2위)가 주춤하면서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상위권에는 김씨 외에도 김희철(슈퍼주니어), 김준수(동방신기), 최시원(슈퍼주니어)씨 등 젊은 연예인이 많다. 이외수씨와 함께 트위터 스타로 알려진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4월 초에는 종합순위 4위였지만 72위로 하락했다.

소셜테이너 중에서는 김여진씨가 251위로 가장 높다. 김씨는 6월 중순에는 순위가 5위까지 오른 적도 있다. 당시는 김씨가 반값 등록금 집회와 한진중공업 희망의 버스 등에 참여하며 사회참여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펼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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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씨는 329위다. 김씨도 4월 초에는 순위가 12위였다가 크게 하락했는데, 5월 말~6월 초에 다시 13~14위까지 오른 적이 있다. 반값 등록금 집회가 한창 벌어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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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씨는 4월 초 24위에서 지난달 23일에는 8153위로 크게 떨어졌다. 최근 들어 트위터 활동이 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혜경씨도 7월 초까지 100위권(128위)을 유지하다가 1만446위로 크게 하락했다. 매주 순위의 변동이 심하게 일어나긴 하지만 소셜테이너들은 트위터 영향력 면에서 대체로 상위 0.1%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력 정치인들의 영향력 순위는 대체로 1만위권 밖에 있다. 정치인 중 22만명 이상으로 가장 많은 팔로어를 갖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순위는 1만3269위다. 유 대표의 순위도 지난 5월 초에는 88위까지 올라갔으나 최근 들어 크게 하락했다.
팔로어가 10만명이 넘는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순위는 1만8911위다. 박 의원의 이전 순위는 2000~4000위권을 맴돌았다.

/ 특별취재팀



소셜테이너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여진, 김제동, 박혜경씨의 대답은 한결같다. “그냥 늘 사는 대로 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 김여진

김여진씨는 지난달 30일 한진중공업 3차 ‘희망의 버스’에 참여하지 못했다. “지쳤느냐”고 물었더니 “절대 아니다”라며 “단지 건강이 안 좋아서, 한두 달 몸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MBC의 ‘소셜테이너 금지법’이 나왔을 때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트위터에 ‘저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닌데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내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막아서나.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제3의 시민세력’이라는 일각의 평가에도 “시큰둥하다”고 했다. 김씨는 “저는 늘 이렇게 살아왔다. 다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도구가 생겨 내 뜻을 직접 전달할 수 있게 됐을 뿐이다.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람)’가 아닌데, 이슈화가 된다. 그런 반응이 솔직히 ‘후지다’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트윗은 1월6일 홍대 청소노동자 사태가 가시화되던 시점의 것이다. ‘홍익대 총장님, 교수님. 지금 홍대 총학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우리가 참 잘 가르쳤어, 아님 우리 때랑은 참 다르네? 앞으로 그들이 어떤 세상을 살아가고 만들어 갈지. 걱정은 안되십니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직격탄’을 날린 트윗이다.

내년 대선·총선에서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씨는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지지한다고 공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활동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에 무관심한 20~30대가 움직여야 한다. 그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이 아닌가. 그들이 누굴 찍어도 상관없지만 투표율은 높아야 한다. 그래야 어떤 정치가든 그들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 김제동

김제동씨는 자신이 소셜테이너로 불리는 것이 큰 부담이다. 그는 “사실 내가 견뎌내기에 버겁다. 최상의 가치는 웃음인데, 사회적 발언이 웃음에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포기해야 하지 않나 하는 갈등도 있다. 그게 어떻게 보면 훨씬 더 큰 사회적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 집회에 나가게 된 것도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좋은 차 타고 서래마을에 80평 넘는 전셋집에서 사는데, 주변 대학생들이 너무 힘들어 하더라”며 “서른 여덟의 나름 성공한 기성세대로서의 미안함이었다”고 말했다.

사회적 발언을 하는 데 원칙이나 기준은 없다.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술자리에서 말하듯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거 얘기 못하면 유신”이라고 덧붙였다.

양쪽 날개 중 한쪽이라도 꺾이면 몸통이 날지 못한다. 김씨가 생각하는 몸통은 웃음이다. 그는 “쌍용차 해고자 가족들이 아프면 토크쇼하고, 진압한 전경이 아프면 거기도 가겠다”며 “불필요한 의식, 사상 다 덜어내고 사람 대 사람으로 내밀하게 만나면 좋겠다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금강경(keumkangkyung)’을 어떻게 붙였느냐는 질문에는 “그 말이 이상하게 와닿고 좋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