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도 ‘납득이’ 되는 남자 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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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납득이’ 되는 남자 조정석

조정석이 주말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는 사실에 의아했다면 그건 그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는 우리 앞에 혜성처럼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무대를 주름잡던 뮤지컬계 최고의 스타이자 준비된 만능 연기꾼이었다.



(경향DB)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 역으로 지난해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조정석(34)은 이후 드라마 ‘더킹 투하츠’와 영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에 연달아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도 단단히 다졌다. 무엇보다 주어지는 배역에 따라 코믹함과 진지함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안정감 있는 연기력이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KBS-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의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실제로 연예계에서는 일단 캐스팅만 돼도 무조건 대박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고정 시청자 층이 두텁고 시청률 역시 시작부터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황금 시간대의 작품이기 때문에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욕심내는 자리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상파 방송의 드라마라고는 딱 한 작품밖에 출연 안 한 조정석을 두고 파격적인 캐스팅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조정석 자신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저 스스로도 납득이 잘 되지 않을 만큼 정말 영광스러워요. 물론 그만큼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흐뭇한 마음이 더 커요. 저라는 배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지금 어머니랑 단둘이 살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이전에 방송됐던 ‘내 딸 서영이’를 정말 재미있게 보셨거든요. 그런데 후속 드라마의 주인공이 저라고 말씀드렸더니 그 자리에서 만세 삼창을 하시더라고요. 여기저기에 자랑하시면서 굉장히 기뻐하셨어요.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니까 저도 정말 뿌듯하고 좋았죠.”


사실 조정석은 뮤지컬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스타였다. 오만석, 조승우와 함께 뮤지컬 ‘헤드윅’의 3대 히어로로 꼽히는 그는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뮤지컬 섭외 1순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뮤지컬에서 쌓아온 무대 장악력과 탄탄한 기본기, 순발력으로 무장한 조정석이 영화와 방송으로 자신 있게 활동 폭을 넓혔던 것. ‘납득이’라는 작은 배역을 맡았음에도 기대 이상의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이유다.


조정석은 좀 더 큰 공간이 주어졌을 뿐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무거운 부담감과 책임감을 떨칠 생각이다. 물론 각오는 여느 때보다 확실히 하고 있다. ‘최고다 이순신’에서 거만하고 까칠하지만 가끔 빈틈을 드러내며 ‘허당’ 기질을 드러내는 연예기획자 신준호 역할을 맡은 그는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들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얼마 전부터 피나는 다이어트로 체중도 상당히 감량한 상태다.


“전 아직도 ‘납득이’ 이미지가 강해요. 어쩌면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닐지도 모르죠. 그런데 그건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그걸 반드시 능가하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맡든지 그 인물에 대한 고민만 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요. 그러다가 대중에게 새로운 캐릭터로 다시 각인될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일 테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오로지 ‘최고다 이순신’ 속 신준호라는 인물만 생각하면서 열심히 할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여유를 지닌 그는 그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진짜 배우가 아닐까. 앞으로 조정석이라는 배우를 더 눈여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