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은채가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과 ‘뒷담화:감독이 미쳤어요(이하 ‘뒷담화’)’로 제63회 베를린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데뷔 3년 차,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그녀의 짧은 필모그래피를 생각해보면 놀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경향신문DB)
그녀를 처음 만난 건 2010년 영화 ‘초능력자’에서였다. 큰 키에 뽀얀 얼굴, 맑은 눈동자가 주는 묘한 느낌 때문이었을까? 개성 있는 마스크에서 풍기는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는 스크린 데뷔작에서 강동원의 여자친구 역을 꿰찼다는 것 이상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엇비슷한 얼굴의 신예들 사이에서 단박에 주목받게 했다. 이듬해에는 KBS-1TV 일일드라마 ‘이웃집 여자들’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시청자들을 만났다. 설 특집 단편 드라마를 통해 이제 갓 안방극장 신고식을 치른 신인이 황금시간대 일일드라마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것은 분명 파격적이었다. 영국의 유명 패션스쿨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을 휴학 중이라는 사실도 화제를 더했다. 뒤이어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 여자주인공 역으로 출연하며 ‘홍상수의 여인’에 이름을 올렸고, 올봄 이재용 감독의 ‘뒷담화’로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두 영화는 각각 제63회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과 파노라마 부문에 진출했다. 데뷔 3년 만에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행운을 거머쥔 그녀는 “무척 감사하고 떨린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흥미로운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사실 이재용 감독님 작품을 먼저 촬영했어요. ‘뒷담화’ 촬영 현장에서 우연히 홍상수 감독님의 스태프를 만났는데 그게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캐스팅으로 이어진 거예요. 저에겐 촬영 현장이 기회의 장이었던 셈이에요.”
영화 ‘뒷담화’는 세계 최초로 원격 연출 영화를 찍겠다며 홀연히 할리우드로 떠나버린 괴짜 감독과 대혼란에 빠진 14인의 배우들의 리얼한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촬영 현장에 감독이 없다니, ‘감독이 미쳤어요’라는 부제가 붙은 걸 보면 현장에서 배우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할 만하다.
“첫 미팅 때 감독님께서 ‘너, 실험적인 거 좋아하니?’라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렇다고 대답했는데 정말로 현장에 감독님이 안 계실 줄 몰랐어요. 영화 촬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정신이 없더라고요. 현장에 있는 다른 선배님들을 보고 ‘나만 당한 게 아니구나’ 싶었죠(웃음).”
윤여정을 비롯해 박희순, 강혜정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배우들 사이에서 막내나 다름없었던 그녀지만 본인만의 색깔을 살려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는 후문.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두 거장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 연기력은 물론 존재감까지 입증한 그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할 배우 리스트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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