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공연 연습 현장에 프랑스 음악잡지인 ‘디아파종’ 관계자들이 다녀갔다. 지역에서 운영되는 오케스트라를 해외에서도 다녀갈 만큼 좋은 모범사례가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뿌듯한 마음이 컸다. 이처럼 문화예술교육은 이제 해외에서 좋은 사례를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모범사례를 보여줄 만큼 사회적으로 관심도 많아졌고 그 긍정적 영향력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나는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음악감독으로서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오케스트라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장기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중 하나이다.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은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교육을 진행하면서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새삼 많이 경험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교육은 단순히 악기를 다루게 하는 음악 교육을 떠나 그 안에서 수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아이들과 나 사이를 단지 지휘자와 단원 사이가 아닌 끈끈한 관계로 이어주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음악은 아이들의 성격을 좀 더 밝게 해주기도 하고 꿈에 대해 별생각이 없던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계획과 희망도 품게 만들어 주었다. 학부모들이 눈물겨운 감사의 마음을 전해올 때면 이 교육은 기존의 음악교육과는 달리 엄청난 효과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문화예술교육은 한번의 체험, 경험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들의 인성을 키우고 힘을 이끌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은 일정 기한이 지나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지역에서 자생하며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해 나가야 하지만 지역의 동의와 자원을 받아내기까지의 과정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특정 지역, 특정 아이들만 계속적으로 지원해줄 수 없는 입장도 이해하지만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이들과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아이를 키우며 나이를 조금씩 먹어갈수록 ‘아이들이 미래다’라는 말의 중요성을 점점 더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고 선의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아이들로 하여금 올바른 가치관으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게 하고 건전한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데에는 문화예술교육이 절실하다.
음악은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오늘도 꿈의 오케스트라 안에서 각자의 개성을 존중 받기도 하고, 모두가 집중하여 하나의 큰 울림을 만들면서 여럿이 하나가 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책을 통해 이론적인 학습 능력을 키우는 것 못지않게 음악을 통해 사회성과 인성을 함께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한 사람으로 교육적 긍지를 가지게 된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새로운 방안들이 모색되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지금, 교육의 지속성을 갖게 된다면 우리의 일상이 보다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의 음악적 성장과 함께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능력을 키워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문진탁 꿈의 오케스트라 성북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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