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강변에 나가지 마오 _ 700×340㎜ _ 한지에 먹 _ 2019
勿出夕江邊(물출석강변) 저녁 강변에 나가지 마오
傷心月與風(상심월여풍) 달빛 바람에 마음 다쳐요
亦問草與波(역문초여파) 풀과 물결이 또 묻겠지요
何獨銀河塞(하독은하새) 은하의 변두리에 왜 혼자냐고요
콘서트를 하면서 우린 객석을 잘 볼 수가 없다. 핀라이트가 늘 우릴 조준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반주자들이 객석을 더 잘 본다.
코러스 멤버가 말했다. “공연 중에 우는 분들이 참 많아요.”
왜 그럴까? 이제 늙어버린 노래에 대한, 그렇게 자신들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에 대한 회한일까? 아니면, 청춘기의 뜨거운 열망들이 아프게 반추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열망으로 우린 결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일까?
사납고 악한 의지들이 시대를 뒤덮고 있다.
저녁 강변 쓸쓸하다.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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