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을 장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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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정태춘의 붓으로 쓰는 노래

붉은 노을 장엄하다

江邊秋蘆田(강변추로전) 강변엔 가을 갈대밭


西天熱火海(서천열화해) 서편 하늘엔 뜨거운 불바다 


붉은 노을 장엄하다 _ 700×340㎜ _ 초배지에 동양화 물감과 먹 _ 2018


유소년 시절에도 시골의 고향 들판에서 노을은 수없이 보았을 것이다. 광활한 간척지와 거기 연이은 갯벌 너머로도 해는 날마다 졌을 테니까. 그런데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이 들어 도시 살면서, 또 옥상 있는 집에 살면서 거기서 만나는 노을에 너무 많이 감격스러워한다. “오오… 저거 좀 봐아….”


아마도 노을 장관의 각별함이 나이와도 관련 있을 듯싶다. 그래서 어린 시절까지 떠올려 보는 것이다. 


들판에서 무감하게 노을 바라보던 그때 그 소년은 지금의 내 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감정 과잉과 한 편의 청승. 


그 소년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