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나눔 문화’에서 길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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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생각꺼리

위기 극복 ‘나눔 문화’에서 길을 찾자

문화는 삶의 양식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시대마다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원형은 있는 법이다. 지금은 원형문화가 해체되고 표층문화가 주를 이루는 주객전도 양상이 이어진다. 원형문화가 중심을 잡지 못하니 사회는 가볍고 늘 위기에 직면하는 것이다. 변화를 주동하는 신자유주의 경제가 토착, 원형, 전통풍속의 문화 중심을 침탈하고 전일적 세계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관철하려 하니 우리의 일상은 지금 억압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 문화 위기를 해소할 전략은 문화·예술적 방식만이 아닌 정치·경제·사회가 함께 역동적인 선순환에 합류하는 데 답이 있다. 사랑과 나눔의 마음이 있어야 윈윈이 가능하다. 우리의 원형문화인 배려와 돌봄을 부활시켜야 한다. 우리 전통에서 다시 배울 나눔은 얼마든지 있다. 두레와 풍장, 새해에 하는 지신밟기와 세화나눔, 그림과 글 내림의 임서모화(臨書模畵), 잔치초대 떡돌리기, 공동체 놀이, 나눔예술의 총화 탈놀이, 감성나눔 풍류마당 등과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유재(留齋) 정신도 있다. 


오는 19~2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행사에 참여하면서 나부터 나눔을 실천하려 한다. 그동안 페이스북에서 해왔던 얼굴 붓그림 그려주기도 나눔활동이다. 그동안 500여명의 시민이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주제로 보낸 고백을 통해 외려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었다. 


김봉준 붓그림


예술은 소통의 도구이고 나눔의 방식임을 새삼 실감한다. 팍팍할수록 서로간의 위안과 협동만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확인한 것이다. 나눔은 일방적인 것만이 아니다. 나눔이 우선하면 소통은 자연스럽게 풀린다. 말보다 실천이 먼저라는 이야기이다. 배려와 나눔을 전제하지 않는 소통은 치료제가 아닌 진통제일 뿐이다. 나눔문화, 소통문화, 치유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한국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김봉준 | 화가·신화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