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원장 공모 벌써부터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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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생각꺼리

영진위원장 공모 벌써부터 ‘잡음’

배장수 선임기자
 
ㆍ‘전철 밟을까’ 걱정

과연 누가 될까, 이번에는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까.

영화진흥위원회 차기 위원장이 누가 될는지 영화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영화인들 사이에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사심없이 영화계 발전을 위하는 분이 돼야 하는데 걱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근거가 어떻든 임기가 남아있는 문화부 산하 기관장이 7명으로 알려진 면접 후보에 선정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몇몇 후보들이 ‘빽’을 동원하느라 혈안”이라거나 “이미 내정이 돼 있어 6인은 들러리”라는 말들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인선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돼 각 후보에 대한 다양한 검증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영진위 위원장 공모에는 17명이 응모, 7명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은 오는 11일 영진위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을 거쳐 3명 정도로 압축된 인사 중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임명한다.

충무로에 따르면 후보자는 김의석 감독(현 위원장 직무대행), 김진해 경성대 교수, 박철수 감독, 이강복 전 CJ엔터테인먼트 사장, 지명혁 국민대 교수(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황기성 전 서울영상위원회 위원장 등이다. 이들이 면접 후보인지에 대해 영진위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기준’에 따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영화인들은 “공모를 해놓고 이후 과정은 비공개로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러다 보니 정권 실세와 가까운 사람이 취임해 영화계 의사에 반하는 독선과 파행을 일삼고 결국 중간에 그만두게 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영진위 과거 위원장은 대부분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제1기는 신세길·박종국·유길촌씨, 2기는 이충직씨, 3기는 안정숙·이현승씨, 4기는 강한섭·조희문·김의석씨가 위원장 혹은 직무대행을 맡았다. 특히 MB정권 하에 출범한 제4기의 경우 대학교수 신분인 두 위원장이 모두 중도에 그만뒀다. 궁극적으로 문화부 장관이 잘못 선임한 것이다.

조희문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경향신문DB)


영진위 현 규정에는 ‘…추천 위원 명단 및 개인별 성과표 등을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돼 있는 만큼 공개가 가능하다. 따라서 명단만이라도 밝혀 폭넓은 여론수렴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각 후보는 물밑 작업 등을 하지 말아야 하고, 문화부 장관은 또 정부 입맛에만 맞는 인사를 선임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