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거짓말
본문 바로가기

대중문화 생각꺼리

연예인과 거짓말

신정환, MC몽이 사실상 방송에서 퇴출됐다. 일단 논란을 지켜보자던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결정타를 날린 것은 거짓말이다. 연예인의 도덕적 불감증이 물의를 빚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하는 거짓말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청문회를 통해 낙마한 총리의 사례에서 보듯 공인의 거짓말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은 훨씬 싸늘해졌다. 연예계도 ‘거짓말=퇴출’이라는 공식이 자리잡고 있다.

 
신정환의 도박의혹이 확산된 뒤 그는 팬카페에 자신이 필리핀 현지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인증샷을 올렸다.

“뎅기열에 걸려 고열에 시달리느라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몰랐고, 이 상황이 안타깝고 억울하다”는 호소문과 함께였다. 이같은 해명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현지 의료진을 통해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들통났다.

병역기피 의혹을 받고 있는 MC몽은 엄밀히 말해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조사결과에 따라 무혐의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수사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잠정적으로 퇴출시켰다. 병역기피에 대한 대중들의 부정적 정서와 해명의 진정성에 대한 대중들의 의구심이 여전한 것이 이유였다.
 
MC몽 측은 고의로 발치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첫 신체검사때 1급 현역판정을 받은 점, 적극적으로 방송활동을 하면서 공무원시험 응시 등의 구실로 7차례 입대를 연기한 사실 등이 밝혀지면서 대중들의 의구심이 증폭됐다.

앞서 방송에서 하차한 탤런트 최철호는 여성폭행사건에 연루됐으나 처음엔 이를 딱 잡아뗐다. 그러나 폭행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되면서 잘못을 시인했지만 이미 대중들의 마음은 돌아선 상태였다.

폭행사건에 휘말렸던 슈퍼주니어 멤버 강인과 방송인 이혁재의 사례도 비슷하다. 지난 2005년 음주운전 거짓해명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가수 김상혁은 5년이 지난 지금도 방송출연이 어려운 상황이고 개그우먼 이영자도 거짓 다이어트 파문으로 비난을 산 뒤 한동안 방송출연을 접어야했다.

“반드시 군대가겠다”고 공언했던 가수 유승준은 미국시민권 취득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뒤 아직까지 국내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물론 거짓말이 바로 퇴출로 연결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배우 권상우는 교통사고 뺑소니 논란 당시 매니저가 범인인 것처럼 뒤집어 씌워 그를 대타로 경찰서에 출두시켰다.
그러나 조사결과 권상우가 직접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망신을 샀지만 예정대로 다음달부터 방송되는 드라마에는 출연한다. 대중의 비난을 의식해서인지 그는 이미지 회복을 위한 봉사활동 시점과 방법 등을 놓고 방송사 등 관계자들과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통신, 온라인네트워크의 발달로 대중들에게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는 연예인들에게 거짓말은 치명적이다. 사회적인 위치나 대중적인 관심정도는 일반인과 큰 차이가 나지만 위기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이를 벗어나려는 인간적인 속성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소속사의 임기응변식 해명이 더해지면서 상황을 악화시킨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이 때문에 공인이나 연예인과 같은 셀러브리티에게는 위기상황을 관리하고 보좌하는 보좌진이나 매니지먼트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거짓말의 유혹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정면돌파 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도와주는 스태프나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