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난타’ 한국 공연 최초 1천만 관객 돌파의 의미
본문 바로가기

대중문화 생각꺼리

[사설]‘난타’ 한국 공연 최초 1천만 관객 돌파의 의미

<난 타>가 한국 공연 사상 처음으로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지난해 12월31일을 기준으로 국내외 누적 관객 1008만5010명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1997년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초연한 이래 17년 만에 세운 금자탑이다. 척박한 국내 공연문화 현실에서 1000만 관객 공연 탄생은 한국 문화예술계의 크나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난타> 대기록이 시사하는 의미 또한 각별하다. 우선 이런 장기공연에도 여전히 생명력을 잃지 않는 독창적인 작품성과 ‘재미’를 갖췄다. 관객들은 요리사들이 주방에서 벌이는 유쾌한 해프닝과 칼·도마·냄비 등을 두드리는 타악기 공연의 신명 나는 리듬에 취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다.

한국 전통의 사물놀이 리듬과 마당놀이 형식을 세계 공통의 문화인 요리에 결합시킨 점도 돋보인다. 제작사 PMC프로덕션 대표이자 기획자인 송승환씨는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한 ‘가족 쇼’로 ‘글로컬(글로벌+로컬) 문화콘텐츠’를 기획했다고 한다. 비언어극(넌버벌)을 택한 것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으려는 시도였다. 전용극장 설립과 벤처기업 등록 등 적극적인 마케팅과 함께 공연을 관광상품과 결합시키는 전략을 썼다. 작품 구성을 계속 업그레이드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글로벌 상품’으로 다듬은 것도 주효했다. <난타>가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이자 세계적인 타악기 공연 중 하나로 작품성을 인정받는 결정적인 이유다.

상하이 도심 한복판에 <난타> 공연을 알리는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출처 : 경향DB)


<난타>는 그동안 51개국 289개 도시에서 무려 3만1290회나 공연했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 전회 매진, 아시아 최초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 등의 신기록도 세웠다. 현재 1년 내내 상설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의 명동·충정로·제주의 난타전용극장은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태국 방콕과 중국 상하이·마카오에서도 상설 공연 중이다.

<난타>의 성공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문화의 기본을 새삼 되새기게 해준다. 이는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파는 창조적 소프트 산업의 핵심고리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적 소재를 세계적인 보편문화로 확대한 글로컬 문화콘텐츠인 <난타>는 그 길을 잘 보여준다. <난타>의 1000만 축포가 문화예술 한류의 미래에 또 하나의 특별한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