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만 보면 흔들고 싶어진다 _ 700×460㎜ _ 화선지에 먹과 동양화 물감 _ 2018
“깃발만 보면 흔들고 싶어진다,
여기 패잔의 유배지에서라도 말이다.”
<반산>
언젠가, 한강에 노을이 지고 있었다.
거기 강변 공사장에서 노을 속에 홀로 초라하게 나부끼는,
흙이 묻어 낡고 찢어진 붉은 깃발을 보았다.
전시장에서 기자들이 물었다. “왜 ‘패잔’이죠?” “예, 그야, 난 한때 사람들과 세상을 바꾸는 싸움을 한 적이 있고, 졌지요. 그래서 패잔이지요. 끝까지 동의할 수 없는 패배…. 아직도 거기에 머물러 있는 자의…. 내가 바란 세상은 이런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참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난 아직도 그런 눈치도 헤아릴 줄 모르고….
<정태춘 싱어송라이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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