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스티브 유. 그의 한국 이름은 유승준이다. 십수년 전 그는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하던 잘나가는 스타 가수였으며 동시에 대한민국 남자로서 군 입대를 앞둔 병역 대상자였다. 그래서 그는 수차례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 그가 2002년 일본 공연을 앞두고 병역 당국에 공연 후 바로 귀국하겠다고 각서까지 제출한 후, 공연이 끝나자 자신의 직업적 생명을 위한다며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남아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노라고 호언장담하다가 미국 국적 취득을 통한 그의 병역 기피는 당시 국민적 배신감을 초래했다. 정부도 유승준의 그러한 태도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며 그가 우리 땅을 밟지 못하도록 입국을 금지했다. 그러자 그는 2003년에 사과를 하겠다며 입국을 시도했지만 거부당했다. 2년 전에는 인터넷방송을 통해 무릎을 꿇고 오열하며 다시 용서를 빌었지만, 방송 종료 후 욕설인지 웃음인지 모를 대화들이 그대로 나가는 방송 사고로 사실상 그의 입국 시도는 가망이 없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런데 그가 또 우리나라에 들어오고자 입국 허가 소송을 냈다가 1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그는 입국이 금지되고 여론이 악화된 십수년 전부터 용서를 구해 오는 과정에서 그저 죄송하다고만 할 뿐 미국과 중국 등에서 여전히 가수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서 병역의 의무는 피했고, 여전히 미국인으로 살아가고 가수로 활동하면서 한국 팬들의 사랑은 받고 싶다는 그의 심리는 무얼까.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은 그가 정말 조국이 그리운 것인지, 한국에서의 인기가 그리운 것인지다. 아직 국내에는 그를 팬으로서 보고 싶어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본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는 어리석음, 진정성이 결여된 모습은 그를 개인적 영달을 위해 국적을 바꾼, 반짝 댄스 가수로 전락시키고 있음을 모르는 것 같다.
혹자는 우리 정부가 감정적으로 그를 대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감정에 호소하고 있는 것은 스티브 유다. 15년간 욕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이제는 좀 봐달라는 식으로 면죄를 요구하는 미국인 스티브 유. 한때나마 팬이었고 다시 팬이고 싶은 많은 이들이 그를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영일 |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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