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지상파방송 3사의 TV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자사가 아닌 경쟁사의 방송 화면을 가져다 쓰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방영된 KBS 2TV <연예가중계>의 ‘드라마 OST가 뜬다’ 코너에서는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배경음악을 소개했다. 현빈이 하지원에게 “난 이렇게 멋진 여자를 본 적이 없어”라고 고백하는 가운데 현빈이 직접 불러 화제가 된 ‘그 남자’가 흘러나왔다.
또 자사 드라마 <드림하이>와 동시간대 편성돼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인 MBC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와 박시후의 달콤한 키스신도 등장했다.
잇따라 SBS 드라마 <아테나>의 삽입곡인 태연의 ‘사랑해요’가 흐르는 가운데 주인공인 수애와 정우성이 환하게 미소짓는 장면이 나왔다. 화면 하단에는 ‘자료 제공’ 혹은 ‘화면 협조’라는 자막이 붙어 있다.
여의도 MBC 사옥
시청률 0.1%를 위해 경쟁하고, 첨예한 이해관계가 겹쳐 있는 방송사에서는 어떻게 경쟁사의 방송 화면을 쓸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지상파 3사 간의 업무 협력으로 가능한 일이다. 현재 KBS, SBS, KBS 3사는 예능 프로그램에 한해 일주일에 프로그램당 한 아이템에 3분 이내로 타사 프로그램 화면을 쓸 수 있다.
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3분 분량에는 3개 이내 프로그램 화면만 쓸 수 있다. 본사 프로그램에 한 해 이뤄진 협약이라 지방사에서 제작한 화면은 해당하지 않는다.
조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3분 분량에는 3개 이내 프로그램 화면만 쓸 수 있다. 본사 프로그램에 한 해 이뤄진 협약이라 지방사에서 제작한 화면은 해당하지 않는다.
SBS 연예정보 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의 김기슭 PD는 “<한밤의 TV연예>의 경우는 방송 전날인 수요일에 공문을 보내고 방송 당일 아침에 PD가 MBC와 KBS의 해당 부서로 가서 프로그램을 복사해 온다”고 전했다. 프로듀서가 직접 경쟁사까지 가는 이유는 화면을 직접 확인하고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PD는 “SBS는 1991년 개국 이후의 자료에 한 해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전 자료들은 구입해 쓰기도 한다”며 “예를 들면 MBC <조선왕조 500년>이나 <수사반장> 등의 화면을 빌려 쓸 땐 비용을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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