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불륜, 고부갈등, 출생의 비밀, 복수극이 빚어내는 극한의 갈등. 지상파 TV 아침드라마를 꿰는 공통의 키워드다. 지금까지 인기리에 방송됐던 아침드라마는 대부분 이 같은 요소를 장착하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주홍글씨>(MBC), <여자를 몰라>(SBS) 등도 불륜을 기본적인 소재로 극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드라마는 시청률 13~15% 안팎으로, 같은 시간대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 20%를 넘는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모았던 <분홍립스틱>도 불륜과 복수를 드라마의 주축으로 삼았다. 이 외에도 지금까지 방송됐던 대부분의 아침드라마가 비슷한 구성과 전개를 보여왔다.
<여자를 몰라>(SBS)
그렇다면 왜 아침드라마는 불륜 등 선정적인 소재를 많이 다루는 걸까?
드라마 제작 관계자에 따르면 가장 주요한 요인은 주 시청자층의 특성 때문이다. 이 시간대의 주 시청자층은 자녀를 등교시키거나 남편을 출근시킨 뒤의 30대 이상 주부들. 은밀하게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펼쳐주거나 대리만족을 자극하는 판타지를 전달하는 것이 공감과 흥행으로 연결되는 기본적인 코드라는 설명이다.
한 드라마 PD는 “아침드라마는 단순하고 이분법적이면서 갈등이 강한 전개가 대중으로부터 쉽게 공감을 끌어내기 때문에 안이한 제작공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이는 아침드라마는 대중문화 영역의 주된 소비자들인 ‘아줌마’들의 특성을 반영한다지만 폄훼하는 의미도 어느 정도 내포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국 김영섭 CP는 “아침드라마나 일일극이 우리나라 드라마의 전체적인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느낀다”며 “제작예산, 여건 등이 열악하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지만 방송사나 기획자, 작가 등 제작 관계자들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 1990년대 중반에는 불륜시비로 아침드라마 편성이 수개월간 폐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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