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 ‘홀로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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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한돌 ‘홀로아리랑’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 오겠지/ 조그만 얼굴로 바람 맞으니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아리랑 아리랑 홀로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한돌이 작사·작곡한 ‘홀로아리랑’은 통일의 기운이 충만한 이 땅의 3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다. 지난해 북한예술단 공연에서 선보일 정도로 북한 주민들도 즐겨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김연자가 평양공연 때 처음 불렀고, 2005년 조용필이 북측의 요청을 받고 앙코르송으로 불렀다. 조용필은 노래를 들으면서 직접 악보를 필사해서 불렀다고 회고한다. KBS PD였던 박문영이 만들고, 정광태가 부른 ‘독도는 우리땅’과 더불어 독도를 노래한 대표적인 곡이다.

 

 

한돌은 이 노래를 독도에 갔다가 태풍을 만나 고립된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 일주일 동안 식량도 떨어져 고초를 겪다가 외로운 섬 독도와 아리랑을 접목해 명곡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 노래를 서유석이 불러서 크게 히트했다.

 

한돌처럼 통일에 대한 염원이나 저항정신 등을 담은 의미 있는 노래를 만들어서 히트곡 반열에 오르게 한 가수는 드물다. 한돌이 만들고 신형원이 부른 ‘터’와 ‘개똥벌레’는 각각 수십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김광석이 불러 히트한 ‘외사랑’도 마찬가지다.

그가 줄곧 통일 의지를 담은 노래를 만들어온 배경에는 태생적인 이유도 있다. 부모님들은 한국전 당시 그를 임신한 채 함경도서 거제도행 배에 올랐던 피란민들이었다.

 

1953년 1월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는데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과 출생코스가 똑같다. 한돌은 원산이 고향인 부모님과 문 대통령의 부모님이 같은 배를 타고 월남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금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누군가가 독도를 위해 노래를 불렀고, 우리가 그 노래를 사랑했기에 독도는 지금 외롭지 않다.

 

<오광수 경향플러스 콘텐츠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