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서태지와 과거 14년 동안 부부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한민국 연예계를 발칵 뒤집었던 이지아가 짧은 공백을 깨고 다시 돌아왔다.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한 떨기 장미처럼 취재진 앞에 선 그녀는 그간의 맘고생을 보여주듯 부쩍 핼쑥해진 모습이었다. 용기 내어 대중 앞에 선 이지아, 처음으로 털어놓은 담담하고 솔직한 고백.
그러던 중 지난 9월 말, 이지아가 MBC-TV 새 수목드라마 ‘나도, 꽃!’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는 보도에 이어 첫 대본 연습을 위해 방송국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 그녀의 얼굴은 수척해보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입을 꾹 다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지아는 모든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세상 앞에 당당히 나왔다. 지난 10월 3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나도, 꽃!’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녀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에 미소를 지으며 본격적인 컴백을 알렸다. 제작발표회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침착하고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며 그동안 홀로 삭여야만 했던 시간 속 아픔들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다시 인사를 드리기까지 굉장히 길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욱 긴장되는 것 같아요. 청심환 먹고 나왔어요(웃음). 쉬는 동안 살이 5kg 정도 빠졌어요. 이제야 여배우가 된 것 같아요, 다른 여배우들 보면 굉장히 날씬하잖아요. 저는 여배우치고는 숨겨진 살이 좀 있었는데 이제는 없어졌어요. 살을 일부러 빼려고 한 건 아니고, 그냥 뭐 아시다시피….”
충분한 휴식 기간을 보내고 천천히 작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지아는 의외로 빨리 돌아왔다. 물론 일부 연예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TV나 스크린에서 이지아를 보는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했고, 심지어 항간에는 ‘이대로 배우 생활을 은퇴할지도 모른다’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위해,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가족을 위해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했다.
“혼자 힘들어하며 집에 있기보다는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어서 돌아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주위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숨겨야만 했던 과거, 터지고 나니 오히려 ‘편안’
이지아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질문들에 차분하고 솔직하게 대답을 이어 나갔다. 서태지와의 관계가 폭로된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과 마주 앉은 인터뷰 자리였기 때문에 어쩌면 불편한 것이 당연했지만, 그녀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생각들을 또박또박 털어놓았다. 지난 7개월 동안 이지아는 내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느낌이었다.
“드라마 촬영 전까지는 쭉 집에서만 지냈어요. 제 시간을 많이 가졌죠. 책도 많이 읽었고요. 4개월 정도 집 밖에 아예 나가지를 않았는데 그 생활에 점점 익숙해지는 제 자신을 보면서 조금 서글펐어요. 그 상태로 익숙해진다는 건 좀….”
그녀는 목이 멘 듯 말을 멈췄다. 눈가가 촉촉해져 있었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휴대폰 번호를 여러 번 바꾸고 지인들과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TV와 인터넷도 보지 않았고요. 주위에서 못 보게 하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그 일과 관련된) 별다른 이야기는 듣지 못했어요.”
세상을 등진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눈에 띄게 야위어졌다.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감독으로부터 살을 찌우라는 특명이 내려졌을 정도다.
“집 안에만 오래 있어서인지 막상 촬영을 하려니까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홍삼이나 몸에 좋은 음식들을 잘 챙겨 먹으면서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무척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녀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어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한다. 꽁꽁 감춰야만 했던 과거를 둘러싸고 나돌았던 허무맹랑한 루머에 더 이상 마음 다칠 일도 없게 됐다고.
“외계인설, 뱀파이어설 등 제 정체를 의심하는 루머들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그런 오명들을 벗을 수 있어 가장 좋았어요. 저를 둘러싼 신비로운 이미지들이 개인적으로 늘 굉장히 큰 부담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소리 안 들어도 되잖아요(웃음).”
이지아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모두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그래서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로 온전히 대중 속에 스며들 수 있기를 갈망한다.
“진짜 제 모습으로 많은 분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게 정상인 것 같고요. 사실상 지금까지는 제 자신이 편할 수가 없었어요. 말할 수 없는 일들을 겪고 있을 때는 아무래도 자꾸 조심하게 되다 보니 제 주변에 보이지 않는 벽을 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늘 외로웠던 것 같고요. 하지만 이제는 저를 바라봐주시는 분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면서 편하게 대하며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좋아요.”
뜨겁게 사랑했고, 가슴 아프게 헤어졌다. 여느 남녀와 다를 것 없는 만남과 이별이었지만, 공인이라는 이유로 한 번 더 다치고 상처받아야 했다. 그 시련은 주저앉고 싶을 만큼 깊고 아팠다. 하지만 이지아는 용기 있게 다시 일어섰다.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무섭기도 하지만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태왕사신기’의 수지니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두루미로, ‘스타일’의 이서정으로 드라마 속에서 늘 밝고 유쾌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것처럼 하루빨리 그녀의 얼굴에 시원한 웃음이 번지기를 팬들은 기다릴 것이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박동민
갑작스러운 침몰, 제자리로 되돌아오기까지
그러던 중 지난 9월 말, 이지아가 MBC-TV 새 수목드라마 ‘나도, 꽃!’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는 보도에 이어 첫 대본 연습을 위해 방송국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 그녀의 얼굴은 수척해보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입을 꾹 다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지아는 모든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세상 앞에 당당히 나왔다. 지난 10월 3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나도, 꽃!’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녀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에 미소를 지으며 본격적인 컴백을 알렸다. 제작발표회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침착하고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며 그동안 홀로 삭여야만 했던 시간 속 아픔들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다시 인사를 드리기까지 굉장히 길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욱 긴장되는 것 같아요. 청심환 먹고 나왔어요(웃음). 쉬는 동안 살이 5kg 정도 빠졌어요. 이제야 여배우가 된 것 같아요, 다른 여배우들 보면 굉장히 날씬하잖아요. 저는 여배우치고는 숨겨진 살이 좀 있었는데 이제는 없어졌어요. 살을 일부러 빼려고 한 건 아니고, 그냥 뭐 아시다시피….”
충분한 휴식 기간을 보내고 천천히 작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지아는 의외로 빨리 돌아왔다. 물론 일부 연예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TV나 스크린에서 이지아를 보는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했고, 심지어 항간에는 ‘이대로 배우 생활을 은퇴할지도 모른다’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위해,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가족을 위해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했다.
“혼자 힘들어하며 집에 있기보다는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어서 돌아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주위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숨겨야만 했던 과거, 터지고 나니 오히려 ‘편안’
이지아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질문들에 차분하고 솔직하게 대답을 이어 나갔다. 서태지와의 관계가 폭로된 이후 처음으로 취재진과 마주 앉은 인터뷰 자리였기 때문에 어쩌면 불편한 것이 당연했지만, 그녀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생각들을 또박또박 털어놓았다. 지난 7개월 동안 이지아는 내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진 느낌이었다.
그녀는 목이 멘 듯 말을 멈췄다. 눈가가 촉촉해져 있었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휴대폰 번호를 여러 번 바꾸고 지인들과 연락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TV와 인터넷도 보지 않았고요. 주위에서 못 보게 하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그 일과 관련된) 별다른 이야기는 듣지 못했어요.”
세상을 등진 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눈에 띄게 야위어졌다.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감독으로부터 살을 찌우라는 특명이 내려졌을 정도다.
“집 안에만 오래 있어서인지 막상 촬영을 하려니까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홍삼이나 몸에 좋은 음식들을 잘 챙겨 먹으면서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무척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녀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어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고 한다. 꽁꽁 감춰야만 했던 과거를 둘러싸고 나돌았던 허무맹랑한 루머에 더 이상 마음 다칠 일도 없게 됐다고.
“외계인설, 뱀파이어설 등 제 정체를 의심하는 루머들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그런 오명들을 벗을 수 있어 가장 좋았어요. 저를 둘러싼 신비로운 이미지들이 개인적으로 늘 굉장히 큰 부담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소리 안 들어도 되잖아요(웃음).”
이지아는 자신의 이야기들을 모두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그래서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로 온전히 대중 속에 스며들 수 있기를 갈망한다.
“진짜 제 모습으로 많은 분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어요. 그게 정상인 것 같고요. 사실상 지금까지는 제 자신이 편할 수가 없었어요. 말할 수 없는 일들을 겪고 있을 때는 아무래도 자꾸 조심하게 되다 보니 제 주변에 보이지 않는 벽을 쌓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늘 외로웠던 것 같고요. 하지만 이제는 저를 바라봐주시는 분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면서 편하게 대하며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좋아요.”
뜨겁게 사랑했고, 가슴 아프게 헤어졌다. 여느 남녀와 다를 것 없는 만남과 이별이었지만, 공인이라는 이유로 한 번 더 다치고 상처받아야 했다. 그 시련은 주저앉고 싶을 만큼 깊고 아팠다. 하지만 이지아는 용기 있게 다시 일어섰다.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무섭기도 하지만 “내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태왕사신기’의 수지니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두루미로, ‘스타일’의 이서정으로 드라마 속에서 늘 밝고 유쾌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것처럼 하루빨리 그녀의 얼굴에 시원한 웃음이 번지기를 팬들은 기다릴 것이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 / 박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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