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방법이 변했다. 이제 젊은 세대들은 휴대폰 통화보다는 문자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문자 이용 세대는 빠르게 ‘카카오톡’ 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비공식적 집계로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의 대부분이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의장. 그의 파란만장한 모바일 앱 점령기를 들었다.
‘카카오톡’ 사용자 수가 2천9백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선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 사용자의 대부분이 ‘카카오톡’ 앱을 다운 받았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무선 인터넷을 통해 메시지는 물론 사진과 짧은 동영상 등을 무료로 전달할 수 있는 ‘카카오톡’은 해외에 있는 친구나 가족과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메신저 앱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그룹 채팅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스마트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람들을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것은 획기적인 기능이다.
이제 줄임말로 “카톡 할게” 하는 대화는 일상어가 됐다.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카카오톡’을 만든 사람은 ‘한게임’의 신화를 이루었던 주인공, 김범수 의장이다.
‘관점의 차이’가 세상을 바꾼다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주인공이 누군가에게 납치돼 15년간 감금이 됩니다. 15년 후 풀려난 주인공은 자신을 가둔 사람이 누군지 추적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몰입하게 되죠. 하지만 영화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기가 막힌 반전을 맞게 됩니다. 주인공을 납치한 사람은 ‘당신이 틀린 질문을 하니까 틀린 답만 나오지. 왜 가뒀나가 아니라 왜 풀어줬나가 올바른 질문이다’라고 말하죠. 이 영화를 보고 문제의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45)은 뜬금없는 영화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이뤄낸 많은 성공의 경험들은 이 같은 관점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한다. 일본의 홋카이도 최북단에 위치해 아무도 찾지 않았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체험하는 동물원’으로 테마를 잡은 후 세계적인 동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혹은 전자시계의 등장으로 몰락하는 시계 산업을 패션 산업으로 다시 일으킨 ‘스와치’처럼 김범수 의장은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남들과 다른 사업적 성공을 일궈냈다.
“대학교(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 SDS에 입사했는데, 당시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처음부터 배워서 따라간다는 것이 막막하기만 했죠. 그래서 6개월 후를 생각해봤어요. 6개월 후 제가 남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죠. 그때 들었던 생각이 ‘윈도우가 뜰 것이다’였죠. 그래서 프로그래밍의 기본을 다 건너뛰고 (온라인 개발자의 기본 언어인) C++하고 윈도우만 파고들었어요. 6개월 후 회사 내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예상대로 6개월 후 컴퓨터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동료들에게 뒤처지던 그가 오히려 동료들 앞에서 강의할 정도로 앞서나가게 됐다. 그 후로는 ‘6개월 후에 어떤 변화가 올까’를 고민하고 남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같은 것을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질문하는 습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다 생각하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려는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재화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회사 내에서 PC통신 ‘유니텔’의 개발과 운영을 맡았던 그는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바뀌는 시대를 점쳤다. 그리고 안정된 회사를 박차고 나와 과감히 ‘한게임’을 만들었다. 바둑, 장기, 포커, 고스톱 등의 다양한 게임을 온라인으로 고스란히 옮겨놓은 ‘한게임’. 컴퓨터와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넘어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그의 6개월 후 이론은 그대로 적중했다. 그 당시 컴퓨터와 대결하는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던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게임을 즐길 수 있었던 ‘한게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젊은이들은 물론 중장년층에게까지 인터넷 보급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은 ‘한게임’은 ‘대박’이 났다.
모바일 혁명은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이다
30대 초반에 첫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그 뒤 네이버와 합병해 ‘NHN’을 설립했고 얼마 후 국내 인터넷 업계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성공가도를 달리던 김범수 의장은 7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인생의 정상에서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사회가 정한 관점을 향해 나아가다 보니 정작 제가 가야 할 길을 잃어버렸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20대 초반에 했음직한 고민을 그 당시에 처음 하기 시작했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그 당시 직면한 저의 고민이었어요.”
당시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던 김범수 의장은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지만 외로움은 참기가 힘들었다.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는 가족을 설득해 1년 동안 안식년을 갖기로 했어요. 그 당시 첫째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둘째가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휴학을 시키고 모두 한국으로 불렀죠. 네 식구가 세계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기도 했어요. 저희 식구가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편인데 게임을 하다 보면 새벽 3, 4시가 되는 경우도 허다했죠. PC방 사장님이 부부가 아이 둘을 데리고 게임하는 모습을 ‘수상쩍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곤 했어요(웃음). 아이들도 그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생각할 거라 믿습니다.”
1년을 쉬기로 했는데, 정작 김범수 의장은 1년을 다 채우지 못했다. 아이폰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다 보니 시대가 스마트폰 세상을 향해 달음박질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35만 개의 앱이 있지만 그 당시에도 8만5천 개의 앱이 있었어요. 그 수많은 앱 중에 하나를 더 만든다고 달라질 건 없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아무리 스마트폰이라 해도 기본적인 역할은 전화기거든요. TV와 인터넷이 제 기능이 있듯이, 전화기의 기능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 기본적인 역할을 극대화시킬 앱 상품인 ‘카카오톡’을 구상하게 된 거예요.”
대학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길 찾기’
남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김범수 의장은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에게 “1년간 마음대로 놀라”라고 말할 수 있는 배포 큰 아빠가 세상에 얼마나 있겠는가.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저였지만 막상 아이들에게만큼은 일방적인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었어요. 그런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잔소리로 느껴졌겠죠. 아이들과 대화가 통한다는 느낌,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특히 딸과는 대화가 쉽지 않았어요. 1년간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방의 정서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어요.”
그는 아이를 바라볼 때에도 관점의 변화를 시도했다. 흔히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부모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되는데, 이를 바꿔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문제’만을 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와 아이는 동반자가 되고 아이가 가진 문제점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물리쳐야 하는 적이 되는 것이다. 아이의 고민과 정서를 공유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대학에 진학해야 할 첫째 아들의 근황을 물으니 머쓱하게 웃으며 “세상에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더 많다”라고 답했다. 아빠가 나서서 1년간 놀자고 했던 것이 약점이 된 터라 이제 와서 “공부해라”라는 말은 하지도 못한단다. 그는 아이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의 인생을 길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좋은 대학보다 ‘올바른 인생’을 사는 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규모의 경제가 승리하는 시스템이었다면 모바일에서는 능력으로 살아남는 생태계 경제가 패러다임을 이룰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리는 셈이죠. 가능성이 열린 세상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김범수 의장은 “행복의 비결은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는 것이며, 성공의 비결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머지않아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거라며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세상이 모든 인생 스타일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그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에 김범수 의장은 어떤 비장의 카드로, 어떤 성공 신화를 이어갈 것인지 기대된다.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
‘카카오톡’ 사용자 수가 2천9백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선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 사용자의 대부분이 ‘카카오톡’ 앱을 다운 받았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무선 인터넷을 통해 메시지는 물론 사진과 짧은 동영상 등을 무료로 전달할 수 있는 ‘카카오톡’은 해외에 있는 친구나 가족과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메신저 앱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그룹 채팅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스마트폰에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람들을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것은 획기적인 기능이다.
이제 줄임말로 “카톡 할게” 하는 대화는 일상어가 됐다.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카카오톡’을 만든 사람은 ‘한게임’의 신화를 이루었던 주인공, 김범수 의장이다.
‘관점의 차이’가 세상을 바꾼다
“영화 ‘올드보이’를 보면 주인공이 누군가에게 납치돼 15년간 감금이 됩니다. 15년 후 풀려난 주인공은 자신을 가둔 사람이 누군지 추적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몰입하게 되죠. 하지만 영화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기가 막힌 반전을 맞게 됩니다. 주인공을 납치한 사람은 ‘당신이 틀린 질문을 하니까 틀린 답만 나오지. 왜 가뒀나가 아니라 왜 풀어줬나가 올바른 질문이다’라고 말하죠. 이 영화를 보고 문제의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45)은 뜬금없는 영화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이뤄낸 많은 성공의 경험들은 이 같은 관점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한다. 일본의 홋카이도 최북단에 위치해 아무도 찾지 않았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체험하는 동물원’으로 테마를 잡은 후 세계적인 동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처럼, 혹은 전자시계의 등장으로 몰락하는 시계 산업을 패션 산업으로 다시 일으킨 ‘스와치’처럼 김범수 의장은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남들과 다른 사업적 성공을 일궈냈다.
“대학교(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 SDS에 입사했는데, 당시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몰랐기 때문에 처음부터 배워서 따라간다는 것이 막막하기만 했죠. 그래서 6개월 후를 생각해봤어요. 6개월 후 제가 남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죠. 그때 들었던 생각이 ‘윈도우가 뜰 것이다’였죠. 그래서 프로그래밍의 기본을 다 건너뛰고 (온라인 개발자의 기본 언어인) C++하고 윈도우만 파고들었어요. 6개월 후 회사 내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예상대로 6개월 후 컴퓨터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동료들에게 뒤처지던 그가 오히려 동료들 앞에서 강의할 정도로 앞서나가게 됐다. 그 후로는 ‘6개월 후에 어떤 변화가 올까’를 고민하고 남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같은 것을 보면서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질문하는 습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다 생각하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려는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재화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
모바일 혁명은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이다
30대 초반에 첫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그 뒤 네이버와 합병해 ‘NHN’을 설립했고 얼마 후 국내 인터넷 업계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성공가도를 달리던 김범수 의장은 7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인생의 정상에서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사회가 정한 관점을 향해 나아가다 보니 정작 제가 가야 할 길을 잃어버렸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20대 초반에 했음직한 고민을 그 당시에 처음 하기 시작했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그 당시 직면한 저의 고민이었어요.”
당시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던 김범수 의장은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 자기만의 시간을 가졌다.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지만 외로움은 참기가 힘들었다.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는 가족을 설득해 1년 동안 안식년을 갖기로 했어요. 그 당시 첫째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둘째가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휴학을 시키고 모두 한국으로 불렀죠. 네 식구가 세계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기도 했어요. 저희 식구가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편인데 게임을 하다 보면 새벽 3, 4시가 되는 경우도 허다했죠. PC방 사장님이 부부가 아이 둘을 데리고 게임하는 모습을 ‘수상쩍다’는 눈빛으로 바라보곤 했어요(웃음). 아이들도 그때의 기억을 소중하게 생각할 거라 믿습니다.”
1년을 쉬기로 했는데, 정작 김범수 의장은 1년을 다 채우지 못했다. 아이폰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다 보니 시대가 스마트폰 세상을 향해 달음박질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35만 개의 앱이 있지만 그 당시에도 8만5천 개의 앱이 있었어요. 그 수많은 앱 중에 하나를 더 만든다고 달라질 건 없다는 생각이 대부분이었죠. 하지만 아무리 스마트폰이라 해도 기본적인 역할은 전화기거든요. TV와 인터넷이 제 기능이 있듯이, 전화기의 기능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 기본적인 역할을 극대화시킬 앱 상품인 ‘카카오톡’을 구상하게 된 거예요.”
대학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길 찾기’
남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김범수 의장은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에게 “1년간 마음대로 놀라”라고 말할 수 있는 배포 큰 아빠가 세상에 얼마나 있겠는가.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저였지만 막상 아이들에게만큼은 일방적인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었어요. 그런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잔소리로 느껴졌겠죠. 아이들과 대화가 통한다는 느낌,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특히 딸과는 대화가 쉽지 않았어요. 1년간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방의 정서를 받아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어요.”
그는 아이를 바라볼 때에도 관점의 변화를 시도했다. 흔히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부모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되는데, 이를 바꿔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문제’만을 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와 아이는 동반자가 되고 아이가 가진 문제점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물리쳐야 하는 적이 되는 것이다. 아이의 고민과 정서를 공유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대학에 진학해야 할 첫째 아들의 근황을 물으니 머쓱하게 웃으며 “세상에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더 많다”라고 답했다. 아빠가 나서서 1년간 놀자고 했던 것이 약점이 된 터라 이제 와서 “공부해라”라는 말은 하지도 못한단다. 그는 아이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의 인생을 길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좋은 대학보다 ‘올바른 인생’을 사는 길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규모의 경제가 승리하는 시스템이었다면 모바일에서는 능력으로 살아남는 생태계 경제가 패러다임을 이룰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리는 셈이죠. 가능성이 열린 세상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김범수 의장은 “행복의 비결은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는 것이며, 성공의 비결은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머지않아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거라며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세상이 모든 인생 스타일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그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에 김범수 의장은 어떤 비장의 카드로, 어떤 성공 신화를 이어갈 것인지 기대된다.
■글 / 진혜린(객원기자) ■사진 / 원상희
'스타★스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지아 “이제 진짜 제 모습으로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0) | 2011.12.30 |
---|---|
외롭고 힘든 엄마들…스타를 보며 행복 찾았어요! (0) | 2011.12.22 |
자전적 에세이 펴낸 김태원의 음악과 인생, 그리고 아내 (0) | 2011.12.15 |
마음 나누며 세상에 온기를 전하는 스타들의 따뜻한 연말 풍경 (0) | 2011.12.15 |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가 고백한 러브스토리 그리고 교육철학 (0) | 2011.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