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의 원곡보다 마틴 허켄스의 유튜브 동영상으로 더 유명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은 사랑과 위로를 담고 있는 노래다. 힘들고 지쳤을 때 당신이 나를 일으켜줬고, 덕분에 거친 바다도 헤엄칠 수 있었다는 노랫말이 새해와 잘 어울린다.
시크릿 가든의 2002년 앨범에 객원가수 브라이언 케네디가 불러 수록됐다. 롤프 뢰블란이 편곡을 하고, 소설가 브랜던 그레이엄이 가사를 썼는데 원곡은 북아일랜드의 런던데리에서 1850년대부터 구전되던 민요였다. 아일랜드 독립전쟁에 나간 자식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민요 채집자인 제인 로스가 채록, 민요 권위자였던 조지 패트리 박사에게 보냈다. 여기에 작곡가이자 시인, 변호사였던 웨덜리가 노랫말을 붙여 ‘대니 보이’라는 곡으로 탄생했다. 국내에도 1950년대 ‘아, 목동아’로 번안되어 여러 가수가 불렀다. 무려 170년 전 노래인 셈이다.
이 노래는 9·11 테러 당시 추모곡으로 불리면서 이후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했다. 팝페라 가수 조시 그로반과 웨스트 라이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버전이 있다.
최근 들어 유튜브의 인기를 타고 이 노래의 주인(?)이 된 이가 있다. 2010년 크리스마스이브, 네덜란드 소도시 한복판인 마스트리흐트 광장. 한 초로의 남자가 노래를 시작한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발걸음을 멈추고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스물세 살 때부터 32년간 제빵사 생활을 하다가 해고 통보를 받은 마틴 허켄스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절망에 빠져 있던 순간에 둘째딸이 아빠 몰래 지원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우승을 했다. 마스트리흐트의 작은 지역 방송국 L1은 그가 ‘유 레이즈 미 업’을 부르는 장면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이 동영상은 현재까지 2825만회가 조회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오광수 부국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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