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 드래곤스 ‘잇츠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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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이매진 드래곤스 ‘잇츠 타임’

 

‘난 널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이 거리를 떠나고 싶지도 않아/ 어쨌든 이 도시는/ 절대로 밤에 잠드는 법이 없잖아(I don’t ever want to let you down/ I don’t ever want to leave this town/ Cause after all/ This city never sleeps at night).’

 

가사를 들으면서 서울을 생각했다. 서울이야말로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절대 잠들지 않는 도시가 이닐까. 그런데 ‘잇츠 타임(It’s Time)’을 작사, 작곡한 댄 레이놀즈는 미국 서부의 도박 도시 라스베이거스 출신이다. 밤이 되면 더 휘황찬란해지는 카지노의 천국을 두고 ‘절대 잠드는 법이 없는 도시’라고 명명한 것이다. 

 

이 노래는 젊은이들에게 과감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라고 외친다. 그리고 꿈을 성취하더라도 초심을 잃지 말고 검소하게 살라고 충고한다. 어찌 보면 건전가요 같은 느낌이다. 레이놀즈는 10대 후반에 2년 동안 학업을 접고 선교활동을 할 정도로 독실한 모르몬교도였다. 이 때문에 그가 만든 노랫말에 종교적인 표현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그러나 종교에 대한 관심보다 앞서는 것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는 명문 네바다 라스베이거스대학(UNLV)에 입학한 직후부터 음악에 몰입했다. 결국 그는 대학을 포기하고 모르몬교도들이 많이 사는 유타주에 정착, 기타리스트 웨인 서몬과 함께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를 결성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명들이 그러하듯 늘 음악에 목말라 하는 가난한 밴드일 뿐이었다. 레이놀즈 자신도 우울증과 불안함에 시달렸다. 그때 영감처럼 이 노래가 떠올랐다. 다이내믹한 멜로디에 자신을 비롯해 모든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잃지 말자는 노랫말을 붙였다. 이매진 드래곤스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키로 했던 록밴드 ‘트레인’의 불참으로 2만6000명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행운을 꿰찼다. 이 무대를 계기로 인터스코프 레코드사에 픽업, 2012년 첫 메이저 EP 앨범 <Continued Silence>를 내놨다.

 

다시 새해다. 우리에게 새해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희망을 향해 뛸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혹 연초부터 희망을 잃은 청춘이 있다면 이 노래를 권하고 싶다.

 

<오광수 경향플러스 콘텐츠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