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 영국 뉴캐슬의 조선소 마을 월센드에 영국 여왕이 롤스로이스를 타고 방문했다. 10세의 소년 스팅은 중얼거렸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되기 싫어. 여왕처럼 멋진 차를 타는 사람이 될 거야.” 그리고 오늘날 초로의 스팅은 뮤지션들의 존경을 받는 뮤지션으로 우뚝 섰다.
스팅의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는 영화 <레옹>의 주제곡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명상을 하듯 카드를 하지/ 그의 플레이는 전혀 의심받지 않아/ 돈을 따기 위해 이기는 게 아니야/ 존경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는 해답을 찾기 위해 카드를 하지.’
단순한 카드놀이로 삶의 비밀을 이야기하는 스팅의 노래는 감각적 리듬, 세련된 멜로디와 어우러져 감동을 준다. 월드스타 비를 비롯해 많은 아티스트들이 이 곡을 샘플링했으며, 한국 팬들도 스팅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노래다.
어린 시절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 덕분에 피아노를 시작하여 여러 콩쿠르를 휩쓸던 스팅은 정작 클래식보다는 비틀스와 롤링스톤스를 좋아했다. 그는 늘 고향 마을을 떠나 뮤지션이 되어 여행하기를 꿈꿨다. 그룹 ‘폴리스’의 베이시스트로 명성을 얻은 스팅은 1985년 “록에 더 이상 싱싱한 연료가 없다”는 말을 남기고 솔로로 독립한다. 멤버들과의 불화도 한몫했다. 솔로로 독립한 이후 스팅은 재즈, 블루스, 보사노바, 가스펠은 물론 클래식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항상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여왔다. 우수에 가득 찬 목소리와 지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노랫말, 무엇보다도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이 스팅을 빛나게 하는 요소들이다. 거기에 여심을 흔드는 외모 또한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스팅은 또한 적극적인 사회운동가이기도 하다. 레인 포레스트 재단을 설립한 이후 많은 자선콘서트를 통해 아프리카 등 빈민들을 돕고, 난개발로 파괴되는 열대우림 살리기에도 적극적이다. 세상일에 초연한 채 음악에만 빠져 사는 아티스트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는 늘 타임지 등 영향력 있는 매체들로부터 주목받아 왔다. 또 고향을 등지고 떠나왔지만 자신의 음악적 원천은 조선소의 굴뚝이었다고 말하는 스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오광수 출판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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