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예스터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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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비틀스 ‘예스터데이’

 

해마다 연말이면 유독 자주 들리는 노래가 있다.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다. ‘모든 괴로움은 멀리 있는 듯 했죠(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로 시작하는 노래는 전 세계적으로 1600회 이상 리메이크됐으며 저작권 수익 또한 천문학적이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지만 일부 예술가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폴 매카트니는 어느 날 여자 친구 집에서 자고 일어난 뒤 피아노 앞에 앉아 10분 만에 이 곡을 완성했다. 꿈속에서 멜로디가 떠오른 것이다. 그는 너무도 쉽게 떠오른 멜로디가 온전한 내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스크램블 에그’라고 이름 붙여놓고 만나는 사람마다 들려줬다. 표절이 아닌 것이 확인되자 곧바로 가사작업에 돌입했다.

 

비틀스 멤버들은 당시 영화 <헬프>에 출연 중이었다. 폴 매카트니가 세트장에 있던 피아노를 쿵쾅거리면서 가사에 매달리자 멤버들이 화를 냈다. 그가 베토벤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보다 못한 존 레넌이 한 단어로 제목을 지으라고 조언했다. 결국 매카트니의 23번째 생일을 나흘 앞두고 노래가 완성됐다. 1965년 6월14일 드디어 현악4중주가 가미된 ‘예스터데이’가 탄생한 것이다.

 

발표와 함께 이 노래는 예상을 뒤엎고 큰 인기를 누렸다. 너무 조용해서 히트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지만 무려 4주간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에 올랐다. 표절 의혹도 없지 않았다. 레이 찰스의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Georgia On My Mind)’, 냇 킹 콜의 ‘앤서 미 마이 러브(Answer Me My Love)’ 등과 유사하다는 시비가 있었다. 밥 딜런도 “미국 국회도서관에 가보면 그보다 훌륭한 악보가 수백만곡이 있다. 그저 싸구려 대중작곡가가 만든 곡 같다”고 혹평했다.

 

어쨌거나 폴 매카트니는 그의 공연에서 이 노래를 빼놓지 않는다. 서울 공연 때도 모든 관객들이 떼창을 한 몇 안되는 곡 중 하나였다. 2002년 매카트니는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에게 “이 노래만큼은 매카트니/레넌으로 표기 순서를 바꾸면 안될까”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하기도 했다.

 

<오광수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