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위 윌 록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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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퀸, 위 윌 록 유

록그룹 퀸을 향한 당대의 열광을 단순한 복고적 문화현상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들의 전성기로부터 40년이 지나서 인기가 ‘역주행’하는 현상을 보고 프레디는 뭐라고 할까. 영화 제목의 영향으로 ‘보헤미안 랩소디’가 회자되고 있지만 ‘위 윌 록 유’ 역시 퀸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이다. 1977년 ‘위 아더 챔피언’과 함께 발표된 이 노래는 공연장과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현장에서 줄곧 사랑받아 왔다. ‘위 윌 록 유’는 브라이언 메이가 만들었고, ‘위 아 더 챔피언’은 프레디 머큐리가 만들었다. 두 노래가 늘 쌍둥이처럼 붙어다녀서 일부 팬들은 한 곡으로 여기기도 했다. 영화에서 재현된 1985년 7월 라이브에이드 공연에서도 두 곡을 연속해서 선보였다.

 

 

‘쿵쿵짝, 쿵쿵짝’의 단순 명료한 리듬으로 시작하여 기타 솔로가 시작되는 부분까지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응원 현장의 구호처럼 들린다. 실제로 브라이언은 이 노래를 영국 투어공연 때 팬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앙코르 요청 때 축구클럽 리버풀의 응원가인 ‘유 윌 네버 워크 얼론’을 불렀다. 여기에 감명받은 브라이언은 꿈속에서 악상이 떠올라 공연 때마다 팬들과 혼연일체가 될 수 있는 ‘발구르기 효과’로 시작되는 노래를 만든 것이다. 멤버들은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는 사운드를 오버 더빙한 뒤 딜레이 이펙트를 활용하여 마치 수천명이 참가한 듯한 효과를 냈다. 녹음 때 물리학 지식이 풍부했던 브라이언이 맹활약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로저 워터스의 저택 뒷마당에서 촬영했다. 눈발이 휘날리는 날씨에 멤버들은 가죽 재킷을 입고 다이내믹한 장면을 연출했다. 뮤직비디오 속 프레디가 착용한 별모양의 선글라스는 엘튼 존이 선물한 것이었다.

 

이 노래는 2002년 런던에서 초연된 뒤 지금도 공연 중인 퀸 뮤지컬의 제목으로 쓰이기도 했다. 여담이지만 이 시기에 프레디는 전설적인 무용수 니진스키를 존경한 나머지 타이츠 의상으로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 쌍둥이 격인 노래 ‘위 아 더 챔피언’을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가 캠페인 곡으로 사용하자 퀸은 사용금지를 요청했다.

 

<오광수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