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는 유명인이 많다. 우리나라의 유명인 광고 모델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이다.
최진실은 가장 유명한 연예인 광고모델이었다.
그녀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로
강한 인상을 남긴 삼성 VTR 톱스타 광고.
광고 속의 유명인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이 광고되는 상품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유명인의 활용을 촉진한다.
소비자가 알고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보증하는 상품이라면 구매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와 같은 유명인들은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하기 때문에 광고에 많이 등장한다.
유명인이 긍정적인 광고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유명인이 강한 주목 요인이다 보니 소비자가 유명인만 보고 구체적인 광고 내용은 잘 기억하지 못하기도 한다.
게다가 유명인은 상품을 가리지 않고 중복해서 나오니까 누가 무슨 광고에 나왔는지도 아리송하다. 유명인은 자신의 이미지에 적합한 상품의 광고에 나와야 효과가 커지는데, 유명인의 광고 효과를 맹신하다보니 중복 출연이 잦아진다.
장점에 견주어 단점이 적지 않은데도 유명인 광고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는 방송 프로그램의 중간에 방영되는 중간광고가 없다.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는 1시간에 15초 광고가 24개씩이나 들어가는 실정이다 보니 그 많은 광고들 속에서 자사의 광고를 잠깐이라도 보게 만들려면 유명인이 나와야 한다. 옆집 아저씨보다 원빈이 훨씬 끌리지 않는가?
또한 무엇보다도 큰 거, 유명한 거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대기업도 이 덕분에 유지된다)도 한 몫 한다. 소비자만 그런 건 아니다. 광고주들도 유명인이 나오는 광고는 적극 지원한다.
유명인이 나오는 광고는 광고 제작비가 많이 들어 광고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커지니까, 광고 제작을 담당하는 광고 대행사도 유명인 광고 모델을 마다할 리가 없다.
유명인 광고가 많아지면 대체로 광고 메시지의 수준은 낮아진다. 유명인을 중심으로 광고를 만들게 되면 상품정보를 제대로 전달할 여지가 줄어든다. 유명인만 쳐다보고 있는데 다른 메시지가 눈에 들어오겠는가? 이 때문에 광고제작자들은 유명인 모델에 맞춤형 메시지를 만들 뿐 상품에 맞는 메시지를 만들기 어렵게 된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광고 메시지를 미리 만들어 두고 거기에 맞는 유명인을 찾아 넣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명인을 중심에 두고 광고 메시지를 대충 만들어 넣는 일이 많아서 그 광고를 기억나게 하려면 무지 많이 보여줘야 한다. 광고 반복 횟수가 유명인 광고의 효과를 좌우하게 되는 원인이다.
광고 반복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광고 낭비와 광고 공해가 커진다. 적당히 봐야 오래 좋아할텐데 지겹게 보고 잠깐 좋아하게 된다.
광고 산업의 정상적인 발전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유명인 광고 모델은 자신의 이미지에 적합한 상품에 적절히 사용되는 게 낫다. 또한, 유명인 모델을 쓰지 않고도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이러한 선택이 더욱 합리적이다.
최근의 박카스 광고에서 “우리 아들 누구 꺼?”라고 묻는 광고 모델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래도 광고 메시지는 정확하게 들어온다. 만약 유명 연예인이 그 역을 맡았다면 이 모델만큼 메시지를 기억시키지는 못 했을 것이다. 박카스가 일상생활에 밀접한 상품인 것도 비 유명 광고 모델의 효과를 높인 이유이다.
퇴근 후 반갑게 아들을 끌어 안은 엄마가 묻는다.
"우리 아들 누구 꺼?",
아들의 대답은 "아영이꺼" .
허탈한 엄마의 표정이 생생하다.
'진짜 피로회복제는 박카스'라는 박카스 광고.
유명인 광고 모델이 안 나와도 상품에 적합한 메시지와 모델로 구성된 광고라면 광고 효과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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