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에서 미친존재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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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에서 미친존재감까지

대중의 관심과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겐 항상 기발한 꾸밈말이 따르지요.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던 예전에는 언론에서 수식어나 별명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권한은 전적으로 네티즌에게 있습니다. 창의력 넘치고 재기발랄한 수식어와 신조어들은 개인의 특성과 상황을 더 이상 다른 표현은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압축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지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네티즌들의 창의성에는 경외감을 표합니다...후덜덜...

박경은 블로그 [잼있게 살기] http://capplus.khan.kr/




일전에 만났던 성균관스캔들의 송중기씨 역시 그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나라 네티즌들 보면 천재같다고. 참고로 성균관스캔들에서 자신이 맡았던 여림 구용하역에 많은 별명이 붙었는데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꽃선비’랍니다.


*미친 존재감

최근들어 부쩍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식어죠. 보도자료나 광고문구에도 이같은 표현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미친 존재감이란 화면 장악력이 압도적인 등장인물을 말하는 것일텐데 ‘씬 스틸러’가 확대대고 강화된 의미겠죠. 
미친존재감 1위 배우 고현정, 미친존재감의 조연 성동일 등등의 뉴스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아마도 2009년 방송됐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김승우씨에게서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북한 고위장교 박철영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인듯. 미친존재감과 함께 폭풍간지라는 말도 자주 사용됐지요.




*꿀벅지

여성 상품화, 성적인 비하 의미를 담은 용어라며 부정적인 비판을 많이 받았던 단어지요. 꿀과 허벅지를 합성한 이 말은 탄탄하고 건강미 넘치는 허벅지를 뜻하는 말인데 처음 나왔을 땐 산뜻하고 새로운 느낌을 준다며 엄청나게 사용됐습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유이를 수식하는 것으로부터 비롯됐죠.

*짐승돌

아이돌이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던 최근 몇년새 아이돌을 응용한 신조어는 무수합니다. 성인돌, 이모돌, 국민돌, 복근돌... 
이중 짐승돌만한 단어는 또 없을 듯 하네요. 2009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아이돌그룹 2PM을 통해 이말이 확산됐습니다. 몸은 근육질 남자이면서 얼굴은 아이 같이 해사함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은 무대에선 폭발적인 남성적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만 무대 아래선 모성애를 자극하는 애교와 친근감으로 많은 이모, 누나들의 애간장을 태웠죠.




*깨방정

올해 방송됐던 드라마 <동이>에서 숙종을 맡았던 지진희에게 많이 따랐던 수식어죠. 
지난해 방송됐던 <히어로> 이준기에게도 이같은 수식어가 사용됐고.... 2008년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에게 깨방정이라는 별명이 처음 붙었던 듯 싶습니다. 방정이라는 게 촐싹대고 정신없다는 의미인데 깨처럼, 즉 프라이팬에 깨를 볶을 때 튀듯이 촐싹거리며 정신없이 방정떠는 모습을 다소 귀여운 느낌으로 표현한거죠.





*꽃미남, 꽃남

꽃보다 남자, 성균관 스캔들을 비롯해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등 꽃미남이 대거 등장한 드라마들이 많습니다. 
언제부턴가 꽃미남이라는 말은 자연스러운 표준말처럼 사용되고 있는데 이 말이 사용된 기간은 10년 남짓한 것 같네요. 90년대 후반, 그러니까 98, 99년 즈음인가봅니다. 만화에서 캐릭터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는가 싶더니 패션계를 중심으로 이 말이 대거 사용되기 시작했었죠. 
당시만해도 남자들이 외모를 가꾸고 화장을 한다는 것은 그리 일반적이진 않았습니다. 90년대 초반만해도 남자 화장품 모델은 외국의 모델이거나 국내 무명의 모델이 나와서 얼굴에 시원하게 스킨을 두드려 바른 뒤 ‘쾌남 어쩌구’ 하는 화장품 이름이 나오는게 고작이었죠. 
그래서 남자화장품 하면 쏘는 듯한 아빠용 스킨냄새, 포마드 이정도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남자화장품과 모델에 대중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트윈X라는 화장품에 이병헌, 김원준이 모델로 등장하면서지요. 
90년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문화 전반에는 성의 경계도 무너지고 여자못지 않은 날씬한 체형과 고운 피부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남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패션계를 중심으로 이런 남자들이 각광받으면서 자연히 연예계에서도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미남들이 각광받으면서 꽃미남은 일반명사로 자리잡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