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기형도, ‘빈집’)
이 계절이 되면 한 번씩 스치는 시와 노래가 있다. 기형도의 시 ‘빈집’과 ‘노벰버 레인’은 왠지 닮아 있다. 건스 앤 로지스가 1991년 발표한 앨범에 수록된 이 노래는 최근까지 유튜브 조회 수 12억뷰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11월이면 어김없이 듣게 되는 노래다.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고/ 마음이 변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촛불을 지킨다는 것은 힘들어요/ 차가운 11월의 빗속에서/ …/ 그러니 만약 나를 사랑하려면/ 그대여 포기하지 말아요”
록발라드에 가까운 이 노래는 보컬인 액슬 로즈가 만들었다. 건스 앤 로지스의 전신인 밴드 할리우드 로즈를 결성한 1983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고. 광범위하게 오케스트라를 배치한 8분이 넘는 대곡이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드라마 전개 방식의 뮤직비디오도 화제였다.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3위에 올랐고, 전 세계적으로 100만장 이상 판매됐다.
특히 그룹의 기타리스트인 슬래시의 일렉트릭 기타 솔로는 록 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곡 중간쯤 등장하는 그의 기타 리프는 느린 박자로 진행되면서 묵직한 감동을 안겨준다. 특히 기승전결의 진행으로 킹 크림슨의 ‘에피타프’나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에 비견되기도 한다. ‘돈 크라이’나 ‘웰컴 투 더 정글’과 함께 건스 앤 로지스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곡으로 평가받는다.
2009년 12월 역사적인 내한공연이 있었지만 공연시간을 지키지 않고, 한국 팬들이 바라는 노래들을 들려주지 않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오광수 부국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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